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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12·12 쿠데타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장태완 예비역 육군소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화제의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12·12 쿠데타 당시의 수도경비사령관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태완 예비역 소장이 드라마를 정면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 전 사령관은 16일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문제가 많다"며 "전두환을 무슨 유비나 관우처럼 취급하고 있다, 나머지는 다 샌님이야,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5·16이나 12·12에서 보듯 쿠데타는 불과 200∼300명의 군인이 저지른다"며 "이런 것이 미화되면 누가 아들을 군대에 보내겠으며, 목숨으로 나라를 지킨 호국 영령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5공화국>은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소장 역을 맡은 이덕화씨의 열연으로 인해 방영 초기부터 드라마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 "카리스마와 인간미가 넘치는 전두환", "당시의 '싸나이'는 전두환 뿐이었다"는 등 엉뚱한 찬양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들의 이같은 반응은 12·12에서 5·18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보며 시청자들이 쿠데타 세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려주길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와도 배치된다.

그러나 극중의 전두환 소장이 가족들을 불러모아 놓고 "남자란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돼"라고 말하는 대목 등 일부 장면들은 당시 상황을 단편적으로 알고있는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전씨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쿠데타 막는 법' 책 내려고 일과의 60%를 독서에 투자

장 전 사령관은 <제5공화국>이 ▲쿠데타의 배경과 대통령 유고 상황에서 국가적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은 부분을 누락했고 ▲국가운영에 필요한 정보가 한 곳으로 모아지면 안 된다는 부분을 간과했고 ▲군사반란이란 어떤 것이며, 발생했을 경우 방어와 진압의 수순 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우 김기현씨가 분한 <제5공화국>의 장태완 사령관은 당시 경복궁에 모여 있는 신군부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예하 병력을 출동시키는 등 군 수뇌부 중 거의 유일하게 단호한 대응을 했던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장 전 사령관은 "마지막으로 수경사 소속 전차를 출동시키려고 부대 정문을 나서는데 이희성 당시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를 걸어와 '출동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하는 등 일거수 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당했다"며 "무슨 명령만 내리면 저 놈들이 죄다 알고 있었다"고 한탄했다.

<서울신문>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1980년 2월 4일 보안사 서빙고분실에서 장 장군을 만나 "장 선배가 한강다리를 막는 바람에 3만원 하던 금값이 7만원으로 뛰었다", "장 선배가 그러지만 않았다면 중장으로 진급시켜 군단장으로 내보내려 했다"고 말한 사실도 소개했다.

신군부에 의해 강제 예편된 뒤 2년간 가택연금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던 장 전 사령관은 한국증권전산 사장(1982), 재향군인회장(1994), 16대 국회의원(민주당, 2000∼2004)을 거치면서 뒤늦게 명예회복의 길을 걸었다.

올해 75세의 장 전 사령관은 쿠데타를 막는 방법에 대한 책을 내기 위해 요즘 일과의 60%를 독서에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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