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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를 위시해 문화·예술계, 학계 등 다양한 계층의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 최초로 <스포츠조선> 노조가 민주노동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 스포츠조선 목동 사옥.
ⓒ 권우성
그동안 언론계에서는 지면을 통한 특정 정당 및 특정후보 지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적은 있으나 노조 차원에서 정치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조선일보>가 9일 사설을 통해 민주노동당 강령·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직후 제1계열사 내부에서 나온 움직임이라는 측면에서 언론계 안팎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포츠조선지부(위원장 이영식)는 같은 날 밤 성명을 통해 "진정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에 뜨거운 애정을 보냄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조선지부는 특히 "조선일보가 탄핵정국과 맞물린 17대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개혁에 대한 저항은 보기 민망하다"고 비판한 뒤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정부와 일부 보수언론으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전교조 선생님들과 공무원노조 공무원 여러분에게 무한한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지지선언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은 힘있는 언론에 기대지 않고 보다 강력한 언론개혁에 나서겠다, 더불어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분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민중-반개혁 역정의 <조선>은 '홍보방송' 운운 말라"

스포츠조선 지부는 또 모회사인 <조선일보>의 조선일보 노조에도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즉 반개혁적인 신문 만들기를 비롯, 계열사 노조탄압, 낙하산 인사 등을 조선일보의 비민주적인 행태로 적시한 스포츠조선 지부는 "80여년간 힘센 자의 편에만 서오며 길러진 비뚤어진 역사의식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또 조선일보가 사회적 조롱거리로 전락한데는 내부자정을 소홀히 했던 조선일보 노조의 책임도 있다는 게 스포츠조선 지부의 입장이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따라서 "노동조합이 깨어있는 눈으로 공정보도 여부를 제대로 감시했다면 조선일보가 지금처럼 비웃음과 지탄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특히 모회사인 조선일보가 제1계열사인 스포츠조선에 가하는 비상식적인 간섭과 노조탄압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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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지부는 그같은 사례로 ▲여성조합원에 대한 조선일보 출신 간부의 성희롱에 노조가 항의하자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해고한 것 ▲노조 집행부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 ▲비열한 노조탄압 방식으로 지탄받고 있는 거액의 손배-가압류를 무기로 사용한 것 ▲사적으로 돈을 받고 홍보기사를 썼던 비리기자를 노사합의를 어기며 재임용한 것 ▲올곧은 기자정신으로 도박산업을 비판한 정의로운 기자를 해고한 것 등을 제시했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특히 최근 모회사의 낙하산 인사를 통해 조선일보의 부도덕함과 이를 방치하고 있는 조선 노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최근 스포츠조선이 20여명의 사원을 우대퇴직이란 미명 아래 가혹하게 방출한 뒤 그 자리에 조선일보 출신 3명을 발령냈다"며 "조선 노조가 ‘불쌍한 식구’에 대해 서운하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사측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명했다"고 전했다.

스포츠조선지부는 이와 관련, "결국 20여명의 스포츠조선 직원들은 모회사인 조선일보의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졌음을 입증한 셈"이라며 "주인집 도련님 사탕을 사주기 위해 행랑채 자식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유했다.

한편, 스포츠조선 지부는 지난해 일부 간부의 여성조합원 성회롱에 항의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촉발된 사측과의 전면 대립으로 현재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2명의 기자 해고 ▲노조 주요 간부에 대한 급여 가압류 ▲노조와 언론노조 등을 상대로 한 14여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 등을 당한 상태이다.

@ADTOP@
다음은 언론노조 스포츠조선지부의 9일 성명 전문이다.

기득권 유지에만 몰두하는 조선일보의 부도덕을 꾸짖는다
-민주노동당에 뜨거운 애정을 보내며


조선일보가 한국 현대사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조선일보의 반민중적 행태는 80여 년 동안 이어져와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최근 탄핵정국과 맞물린 17대 총선을 앞두고 벌이고 있는 개혁에 대한 저항은 유난히 보기 민망하다. 민중의 자각과 열망으로 수구 기득권 세력이 일패도지의 위기에 처하자 조선일보가 민의에 충실한 몇몇 방송을 향해 “정권의 홍보본부”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것은 저들이 살아온 방식을 볼 때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조선일보의 반민중, 반개혁 외길 역정은 그 예를 따로 찾을 것 없이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언론재벌’ 조선일보가 제1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과정을 보라. 여성조합원에 대한 조선일보 출신 간부의 성희롱에 노조가 항의하자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해고한 것, 노조 집행부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 비열한 노조탄압 방식으로 지탄받고 있는 거액의 손배-가압류를 무기로 사용한 것 등은 항상 가진 자, 힘센 자의 편에만 서오며 길러진 비뚤어진 역사의식의 결과물이다.

또 사적으로 돈을 받고 기사를 썼던 비리기자를 노사합의를 어기며 재임용하고, 올곧은 기자정신으로 도박산업을 비판한 정의로운 기자를 해고한 것은 조선일보의 부도덕성을 함축한 사건이다.

특히 최근 조선일보가 스포츠조선 사원 20여명이 우대퇴직이란 미명하에 가혹하게 방출된 뒤 생겨난 빈자리에 자사 출신 3명을 발령 낸 것은 도저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어려운 처사다. 조선일보 노조가 ‘불쌍한 식구’에 대해 서운하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조선일보 사측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니 결국 스포츠조선의 생떼 같은 20여명의 직원들은 조선일보의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졌음을 입증한 셈이다. 주인집 도련님 사탕을 사주기 위해 행랑채 자식 다리를 부러뜨린 것이다.

조선일보 노조의 논리나 태도도 문제가 많다. 원칙과 정의를 외치는 노동조합 본연의 모습을 조선일보 내에서 기대하는 것이 물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왜곡보도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이던 조선 노조가 이번 인사로 스포츠조선에 발령 난 임직원들에 대해 “당사자들이 느꼈을 서운함과 자존심의 손상, 이를 지켜보는 후배들의 허탈함을 회사에서 한번쯤 더 생각했어야 했다”고 주장한 것은 그들 3명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20여명이 ‘정리’된 스포츠조선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망발이다.

물론 노조 입장에서 뜬 금 없이 어느 날 계열사로 발령 난 직원들을 감싸는 것은 의로운 일이지만 조선 노조가 그 같은 의기를 조선일보의 반민주, 반개혁적 신문 만들기 행태를 지적하는데 발휘한 것을 본 적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조선일보가 최근 사회적 조롱거리로 전락한 이유 중 하나는 내부 자정 기능의 부재이다. 노동조합이 깨어있는 눈으로 공정보도 여부를 제대로 감시했다면 조선일보가 지금처럼 비웃음과 지탄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 노조와 달리 원칙과 정의를 최상위 가치에 둔 민주노조라는 점 때문에 우리 스포츠조선 노동조합은 지도부 2명의 부당 해고 등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운 탄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스포츠조선이 제2의 조선일보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역량과 뜻을 발휘해 싸워나갈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조선지부는 이 시점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을 대표하는 진정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에 뜨거운 애정을 보냄으로써 수구 기득권 세력들이 저토록 꺼리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함께 하고자 한다. 더불어 최근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정부와 일부 보수언론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선생님들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 여러분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2004. 4. 9.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조선지부 투쟁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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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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