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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게임 워크래프트의 한 장면
"미안하다. 와우 안 한다."

지난 18일 유료화를 시작한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WOW))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보다 더 높게 책정된 사용료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약관의 불공정 시비로 번지고 있다.

와우는 국내 최대 게임 흥행작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등을 제작한 블리자드의 첫 다중접속 온라인 게임이다. 지난 11월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명에 이르는 등 또 하나의 흥행 성공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블리자드 측이 11일 유료화 정책을 밝히면서 사용자들과 PC방 업주들의 반발은 시작됐다. 블리자드가 밝힌 이용요금은 월 2만5000원으로 미국 현지 가격인 월 1만5000원보다 비싸게 책정됐던 것이다.

미국보다 비싼 요금 "한국 사용자들이 '봉'이냐"

사용자들은 "블리자드의 유료화 가격 정책은 한국 사용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인터넷에 와우 불매운동 카페(cafe.naver.com/wowp)를 개설하는 한편 불매를 위한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21일 현재 서명운동에 참여한 게이머 수는 2만1774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한국에서는 게임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지만 미국은 5만2000원 상당의 패키지와 추가 확장팩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을 따지면 한국의 이용 요금이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여러 부분들을 모두 고려해본다 하더라도 월 2만5000원이라는 가격은 미국과의 소득수준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또 가격정책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약관의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가고 있다.

사용자들은 와우 약관이 블리자드 측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있는가 하면 비상식적이며 고압적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으로 15조 J항을 지목하고 있다.

"게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블리자드의 우선순위지만, 블리자드는 여하한 이유로건 여하한 게임 데이터가 손실되는 것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약관에 대해 한 사용자는 불매운동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블리자드측의 서버 고장 등으로 인해 게임을 하면서 축적한 데이터에 손실이 생겨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은행의 경우 과실로 통장기록을 다 날리지 않기 위해 더 정성들여 관리를 하는데 왜 게임은 그것이 안된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와우'의 가격정책과 약관의 불공성을 비판하는 패러디.
ⓒ 와우불매운동카페
"약관 블리자드 측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비상식적"

또 "블리자드는 최악의 서버 고장으로 상실된 경험치를 변상하기로 결정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이 경험치의 변상을 정당화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완전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규정한 6조에 대해서도 고압적인 자세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환불과 관련된 약관은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다. 지금의 약관대로라면 요금 결제를 하고 단 한번이라도 게임을 하기 위해 접속을 하면 환불은 불가능하다. 지난 19일 와우 게임을 하기위해 1개월 요금을 정액 결제한 이아무개씨는 "타사의 온라인 게임의 경우 장기 결제를 해도 사용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꼭 해당기간에 대해 환불을 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블리자드 측은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 때문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단 1회라도 접속을 했으니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약관도 반발을 사고 있다. 한 사용자는 "약관에 '미국 상법 2-312(3) 및 기타 이에 상당하는 주법에 제공될 수 있는 침해행위에 반하는 보증은 명시적으로 부인된다'고 나와 있다"며 "이 약관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한국을 미국의 일개 주로 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 코리아는 공식적인 입장은 말하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게임 유저들의 편의를 고려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과금체계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약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블리자드 비난 패러디 봇물... 반발 거세져

현재 사용자들은 와우 불매운동 카페에 게임의 이용료 및 이용약관, 불안정한 서비스 등을 비난하는 패러디물을 올리는 온라인 항의 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소비자보호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심사청구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도 17일 "대한민국의 2만5000여 인터넷PC방 사업주들을 대표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대한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불매 캠페인 전개를 선언한다"고 밝혀 와우 불매운동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항의 운동을 벌이는 사용자들 중에는 와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와우의 국내 성공 가능성이 의심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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