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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종한 한나라당 강원 원주 지구당 위원장 지지자 200여명은 10일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밀실 낙하산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한 지지자가 피켓을 들고 당사를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최경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10일 이상득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을 비롯해 권경석(경남 창원갑), 김명주(경남 통영·고성)씨 등 세명을 우세후보로 결정했다.

이상득 의원은 현 사무총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권경석(57)씨는 전 당 대표 특보출신이며, 김명주(36) 지구당 부위원장은 이 지역 공천 신청자 중 유일한 30대다. 창원갑은 김종하 의원이, 통영·고성은 김동욱 의원이 각각 불출마 선언을 한 지역이기도 하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갑(김도현-안홍-한신), 경기 김포(구본태-유정복-이경직-조건호), 충북 청주 상당(김진호-윤의권) 등 세지역에 대한 후보신청자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천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공천작업을 둘러싼 당 안팎의 반발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된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여진이 일고 있다. 우세후보에서 밀린 현역의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대구 수성을 지역의 박세환 의원은 ARS 여론조사 결과 우세후보에서 제외되자 이날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박 의원은 재심청구서에서 "공천심사위원회가 가상대결에서 1위인 본인을 유력후보로 발표하지 않고 차라리 정밀여론조사 혹은 경선에 붙이기로 결정했다면 아무런 불평없이 응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ARS 여론조사결과로 우세후보가 결정된 것은 국방안보전문가인 본인을 배제한다는 명분하에 심사위원회에서 특정후보를 적극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런 의혹을 해소하고 공천심사위원회의 '밀실에서 광장으로'라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도 ARS 여론조사를 재심사하여 정밀여론조사, 혹은 경선으로 후보를 최종 결정해주기를 청원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대구 동을 지역의 박창달 의원 후원회는 박 의원과 서훈 전 의원간 경선을 거치도록 한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대해 회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서 전 의원은 통일민주당, 국민당, 민국당, 국민통합21을 옮겨다녔고, 지난 대선에서 반(反) 이회창 노선을 견지하는 등 당의 공천기준에는 탈락대상인데도 경선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당의 정체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부산 영도의 김형오 의원도 지난 15대 총선 때 한나라당을 탈당, 자신과 겨뤘던 이영 부산시의회 의장과 경선토록 한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경선을 해야할 곳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곳은 하는 등 경선 원칙을 거꾸로 적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부산 진갑 공천 신청자인 신현기 국책자문위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여론조사 대상자를 기호 1·2·3번으로 나눴는데 PK지역에서는 기호 1번이 한나라당이라는 인식이 뿌리깊어 1번만 이득 볼 개연성이 크다"며 "따라서 이번 부산진갑 우세후보 결정은 철회돼야 하며, 이를 묵살할 경우 법원에 공천심사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방송인 공천 신청 지역에서는 '낙하산 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인 이계진씨의 공천이 유력시되는 강원도 원주의 경우 함종한 지구당위원장 지지자 200여명이 10일 당사 앞으로 몰려와 "낙하산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 경선을 하겠다고 호언한 한나라당이 살생부식 밀실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국민과 당원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개혁이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신들의 코드에 맞는 사람만 밀실 낙하산 공천을 하면 이번 총선 패배는 불 보듯 뻔한 결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낙하산 밀실 공천을 즉각 철회하고, 당 지도부의 납득할만한 답변이 없을 때는 전 당원 집단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방송인 한선교씨가 경기 용인을에서 단수공천 유력자로 선정되자 이 지역에 공천 신청을 한 조정현 전 대표실 보좌역은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이 여론조사만으로 지역여론을 무시한 채 용인과 전혀 연고가 없고 정치활동도 생소한 방송인을 공천 우세자로 발표함으로써 정치코미디에 앞장서고 있다"며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조 보좌역은 이어 "지역 실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아마추어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후보자들을 공개토론이나 경선 등 공정한 방법으로 정당하게 심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 등 수도권의 반발도 거세다. 서초 갑 지역의 박원홍 의원은 '여성후보 무경선 공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재선의원이 텃밭을 잘 닦아 지난 대선 때 서울지역 한나라당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더니 공천심사위는 터무니없이 '여성후보 낙하선 공천'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경우 다른 당과 당내 여타후보에 비해 2∼4배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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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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