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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현장취재 : 박형숙 권박효원 김지은 이승훈 강이종행 기자
- 사진취재 : 권우성 남소연 기자
- 동영상 : 기종연 김도균 김호중 김윤상 기자
- 정리 : 김병기 김태경 조호진 신미희 유창재 기자
- 편집 : 이병한 기자
- 총괄 : 정운현(편집국) 오연호(현장) 기자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민주개혁 완성'을 위한 3ㆍ20 100만인대회 온라인 참여하기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민주개혁 완성'을 위한 서명 참여하기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민주개혁 완성'을 위한 후원 참여하기


서울은 지금 촛불의 바다 서울시청앞 플라자호텔에서 내려다본 촛불문화제 전경. 광화문-서울시의회-서울시청-덕수궁 대한문앞까지 촛불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종 16신 : 21일 새벽 0시10분]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오늘 우리가 새로 썼다"
100만인 대회는 주권 회복 선언하는 축제


"오늘 우리는 국회가 통과시킨 대통령탄핵안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3.12 의회쿠데타를 국민의 힘으로 진압했음을 선언한다."

전국 30만명...온라인 45만여명 참가
국민행동, 총 75만여명 '1백만인 대회' 참가 추정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 행동'(탄핵무효 국민행동)이 20일 오후6시부터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마산, 창원 등 전국 60여 곳에서 개최한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에는 대략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가장 규모가 컸던 서울 대회의 경우 20여만 명, 부산 1만명, 광주 3000명, 대구 4000명, 대전 6000명 등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탄핵무효 국민행동'측은 "지역별 인원파악이 아직 안돼 정확한 집계는 내일이야 가능할 것"이라며 "온라인 참여의 경우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범국민행동측은 온라인상에서 '촛불대회'에 참여한 인원은 "오마이뉴스 35만명, 라이브이즈 10여만명 등 총 45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터넷 한겨레의 경우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2004년 3월20일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www.anti312.net, 이하 범국민행동)이 주최한 '3.20 탄핵무효를 위한 100만인 대회'(이하 100만인대회)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한판의 축제였다.

참석한 시민들은 탄핵안을 가결시키며 의회쿠데타를 일으킨 193명의 국회의원을 향해 "우리의 모습을 눈, 귀로 보고 들었느냐, 너흰 아니다, 국민은 오늘 탄핵무효를 선언했다"라고 외쳐댔다. 시민들이 모인 자리는 국민 대다수가 "탄핵무효"를 외치는데도 양비론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조선> <동아> 두 보수 신문사가 위치한 곳이었다. 그들은 두 신문사를 향해 또 외쳐댔다. "너흰 아니야!"

▲ 어둠이 내리는 시간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손에 밝게 빛나는 촛불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00만인대회는 온라인·오프라인, 국내·외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서울 광화문에서만 22만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3만명)이 참여했으며 광주, 대구, 부산, 대전 등 40여개 도시에서도 "탄핵무효, 민주수호"의 함성이 울러펴졌다.

온라인에서도 동참의 열기는 뜨거웠다. 100만인대회 특별판을 마련한 <오마이뉴스>에는 20일 자정까지 하루동안 151만명이 방문했으며 그중 <오마이뉴스> 인터넷방송인 오마이TV를 통해 현장 생중계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약 35만명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오마이뉴스>에 만들어진 100만인대회 특별게시판에는 하루동안 약 8만5천건의 독자의견이 올라와 <오마이뉴스> 사상 단일기사 최대 독자의견수를 기록했다.

광화문 현장의 시민들은 "탄핵무효"를 외치면서 그것이 곧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 모인 사람들을 봐라. 국민은 오늘 탄핵안 무효를 선언했다. 헌법에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했으니 탄핵안 무효는 이미 이뤄진 것이다. "(김용석, 39, 서울 수유동)

"80년 서울역 회군의 울분을 오늘 다 녹였다. 민주주의의 봄은 왔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우리가 오늘 새로 썼다."(양성공, 57, 강서구)

"193명 의원들은 민심을 제대로 읽어라. 정치권과 보수언론은 여론조작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탄핵안 무효는 당연한 것이다."(문진오, 39, 성산동)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라. 탄핵안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라. 그리고 야당 총재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박향희, 37, 신림동)

100만인대회는 오후 5시경부터 자정까지 7시간동안 별다른 불상사 한 건 없이 치러진 평화축제였다. 밤 11시를 넘어가면서 어린이와 노인을 동반한 시민들은 속속 귀가길에 올랐다. 또 오랜만에 만난 친구, 선후배들은 뒤풀이를 위해 주변 술집으로 향했다. 20, 30대 시민들은 자정이 되어 폐회선언을 할 때까지 자리에 남아 무대 위에 오른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아스팔트 춤판'을 벌였다.

하지만 떠나는 사람이든, 남아있는 사람이든 밝은 표정으로 내뱉는 말은 대동소이했다.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더이상 하지 마라. 우리는 어리석은 국민이 아니다. 탄핵안을 즉각 철회하라. 우리는 4월 15일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다."(권춘오, 32, 마포구)

▲ 월드컵 응원전,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 등을 거치면서 시민들은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을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 빼곡하게 들어찬 인파 사이로 이동을 위한 통로가 확보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성금 '비료 푸대로 8자루', 시민들 정성 모였다

"사무총장님, 우리 오늘도 돈 세러 가야해요?"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 소속 시민단체의 한 간사의 말이다. 결국 이 간사는 밤새 돈을 세게 됐다.

약 20여만명의 인파가 몰린 이날 거리 모금은 최고액에 달했다. 홍석인 참여연대 시민감시국 간사의 표현대로라면 '비료 푸대 8자루 분량'의 돈이 모였다. 이에 따라 범국민행동 소속 단체의 활동가들은 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돈 세기'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범국민행동은 상임공동대표단과 공동집행위원단 등 20여명의 인원이 직접 모금함을 든 채 시민들 사이로 뛰어 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직접 모금에 참여한 정현백 범국민행동 상임공동대표(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돈 걷는 일은 무척 힘들었지만 감동적이었다"며 "많은 시민들이 아이에게 직접 모금을 하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데는 약 1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시민들이 내주신 돈은 이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 쓰임새를 상세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숙 범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도 이날 처음으로 거리모금에 참여했다. 조 실장은 "10만원짜리 수표를 쾌척하는 시민도 있었다"며 "적극적으로 모금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이미 시민들이 이 촛불행사를 '자신의 행사'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 자정이 다되가는 시각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탄핵무효' 함성을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신해철 "역사 수레바퀴 돌렸다고 손자들에게 말할 수 있도록..."
정태춘 "이것이 혁명이 아니면 무엇이 혁명인가...국가는 시민의 것"


"우리는 지금 잘못된 역사의 수레바퀴를 올바로 바꿔 놓기 위해 모두 힘을 합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 이 장소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로 돌려 놓았노라고 우리의 손자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함께 합시다." - 가수 신해철

"이것이 혁명이 아니면 무엇이 혁명이겠나. 국가사회에서 시민사회로 가자. 국가는 더 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닌 시민의 것이다. 뜨겁고 냉철한 마음으로 우리는 간다." - 가수 정태춘


100만인대회의 마지막 무대인 3부에 오른 가수들은 즉석 발언을 통해, 때로는 직접 적어온 글을 통해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가수 신해철씨는 평소의 입담대로 "우리는 지금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로 옮기고 있다"며 '영차 영차'를 연호했다.

"엄마, 아빠는 민주주의 현장에 왔단다"
촛불행사에서 참석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전한 말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았다. 참가자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나름의 방식으로 이번 탄핵 정국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민주주의의 현장에 함께 하기 위해 왔단다.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나온 거란다."
- 이강영(34), 김경아(32)

"힘있는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거슬러서 힘없는 사람들이 바로 잡는 자리에 함께 했단다."
- 김윤정(31, 주부)

"대통령 아저씨가 국회의원들에 의해 쫓겨날 뻔했지만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아 많은 엄마, 아빠들이 나와서 촛불을 들고 있단다."
- 박상용(41, 직장인)

"정치적으로 '권선징악'을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자."
- 김조훈(40, 치과의사)
'역사의 거리를 지킨 가수' 정태춘·박은옥씨도 무대에 올라 <92년 장마>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등의 노래를 부른 뒤 메시지를 낭독했다. 정씨는 직접 준비해온 A4 3쪽짜리 시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정씨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100만인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자정을 앞둔 밤 11시 45분께 모두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을 합창하며 대회 종료를 선언했다.

대회 종료에 앞서 정수근(40)·문정아(38)씨는 자녀 지환(12)·태환(7)군과 함께 무대에 올라 '대국민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들은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2004년 3월12일 오전 11시56분 대한민국의 주권은 무참히 유린당했다, 이날의 유린은 '의회 쿠데타'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쿠데타 세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오늘은 전국 방방곡곡의 100만개의 촛불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가장 강력한 선언을 했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 무효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무대에서 내려온 정씨와 문씨는 "이곳에 참석한 시민들의 마음은 모두 하나"라며 "그 마음을 대신해 메시지를 선언하게 돼 영광이자 보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이들은 "국회의원들은 벌집을 건드렸다, 국민을 무시한 정치권력이 어떻게 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어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20일 밤 촛불을 든 시민들이 광화문일대를 꽉 메우고 있는 모습. '탄핵무효' 카드를 들어 파도치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5신 : 20일 밤 11시30분]

광화문은 지금 거대한 가두 콘서트장...시민들 자리서 일어나 흥겹게 노래 합창


광화문과 시청 앞은 거대한 '가두 콘서트장'이다.

조용한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던 시민들은 가수 안치환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자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노래에 맞춰 일어나 음악에 맞춰 계속해서 몸을 흥겹게 흔들고 있다. 구두에 치마차림의 입은 여성들도 추위를 잊은 채 흥겹게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은 아버지의 경우 무등을 태우고 공연을 보여줬으며, 어머니들은 춥지 않게 따뜻하게 안아주며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시민들은 무대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에 흥겨워하면서 진행자가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탄핵 무효', '민주주의 수호'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런 와중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은 대열 사이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모아 치우고 있다.

가수 신해철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자 시민들은 다시 무대 앞쪽으로 발길을 돌리며 모여들었다. 시민들의 대열은 프레스센터 앞까지 줄었고,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멀티비전 앞에는 200∼300명씩 모여 공연 즐기고 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이 막차시간과 추위로 인해 귀가하고 있다.

▲ 자정이 가까워오자 일부 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하는 모습도 보인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호주에서 우리 두가족도 '촛불' 들었습니다"


20일 한인 거주지역인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역 앞 광장에서도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3월 20일 오후 3시 버우드 공원에서 호주의 교민들과 유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이후 인터넷을 통해 뜻을 함께한 교민과 유학생들은 15일에 다음카페(http://cafe.daum.net/antitanhaekhoju)를 개설해서 활동을 시작했고, 17일에는 한인사회의 언론사에 '탄핵무효 민주수호를 위한 호주 교민 유학생 시국선언'을 싣는 등 한국내의 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교민과 유학생들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자리는, 사회자 올드보이(인터넷 ID, 47세)의 주도로 경과보고, 탄핵무효 민주수호 시국선언, 자유발언 및 토론, 결의문 채택과 낭독, 애국가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부패할대로 부패하고, 지역감정을 볼모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또한, "지금의 상황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느냐 마느냐의 차원도 아니고, 진보냐 보수냐의 차이도 아니라며, 다수의 상식적인 국민들과 소수의 몰상식한 기득권 세력의 싸움이다"라고 진단했다.

지성수(목사, 57세)씨는 "민주화 압살의 현장을 보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지금 정국의 본질은 소수 기득권세력의 권력야욕이다. 호주 교민사회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라고 말했다.

김미소(고등학생, 19세)씨는 "내가 배운 민주주의는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인데, 지금의 한국정치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의 국민들과 해외 교포들이 힘을 모아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리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버우드공원에서의 모임을 정리하고,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스트라스필드역 앞 광장으로 장소를 옮겨서 1시간 30분동안 '탄핵무효, 민주수호'를 외치며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호주동아', '한국신문', 'TOP신문' 등에서 촛불집회의 끝까지 취재를 하는 등의 열띤 관심을 보였으며, 퀸즐랜드 주의 골드코스트 지역에서도 교민들이 모여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한편 호주 퀸즐랜드의 골드코스트에서도 두 식구가 탄핵무효 '촛불'을 들었다. 다음은 이들이 보내온 글과 사진이다.

오늘 3월20일 토요일 호주 퀸즐랜드의 골드 코스트에 단비네와 시우네가 모였습니다.

3월12일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서의 친일파의 손자와 군사독재자의 아들과 야합정치의 당사자들…. 정말 한줌의 무리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7천만 한민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던 그날. 이역만리에서도 맘 편히 있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아니 전세계에서 한민족이 100만 촛불시위를 통해 빼앗긴 우리의 주권, 우리의 권리, 우리의 역사를 찾고자 하는 날입니다. 100만명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두 가족이 모였습니다.

김구의 나라를 박살낸 이승만과 친일 매국노들, 그리고 4.19의 정신을 박살낸 만주 일본군 장교 박정희와 김종필 또 부산 마산 항쟁과 광주 서울의 피를 짓밟은 전두환과 노태우, 그리고 6월 항쟁을 팔아버린 김영삼의 3당야합. 국민이 주인되는 참 민주주의를 다시 짖밟는 정치인과 수구언론이 있습니다.

오늘 정말 다행인 것은 우리들의 참 선열들과 지사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그 수구 반국가 집단과 언론들의 실상을 알고 있고, 그들의 의회 쿠데타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싸웁시다. 정말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국민을 배반하면 그 권력을 회수하고 징벌할 수 있는 능력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알려줍시다.

함께합니다.

0415 국민승리 건승의 그날까지!

호주 골드 코스트, 시우아빠 장경찬
/ 장경찬 기자

"차떼기들이 무슨 낯짝으로..."
미국 LA에서도 '촛불' 밝혀

탄핵반대해외동포서명운동(http://cafe.daum.net/antitanheakabroad) 미국 LA 모임에서는 18일 저녁 6시30분 윌셔와 웨스턴이 만나는 지하철역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이날 어린에서부터 75세 할아버지까지 30여명이 참가한 이날 모임은 ‘탄핵무효’라는 글씨에 불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

탄핵에 반대하는 행인들은 지나가면서 '국회'와 '탄핵소추안에 서명한 193인의 국회의원' 영정 사진 옆에 준비된 초에 불을 밝혀 주었고, 모임에 참석한 네티즌들은 ‘탄핵무효’라는 글씨를 초로 만들어서 불을 밝혔다. 교포들은 바람이 많이 불어 촛불이 자주 꺼지자 누군가가 “탄핵을 무효시키기가 이렇게 어렵나”라고 말해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탄핵무효’라는 글씨에 불을 밝힌 네티즌들은 영정 옆에서 ‘탄핵무효’, ‘민주수호’라고 구호를 외친 뒤 무능하고 부패한 16대 국회의 장례식을 거행했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중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미리 준비한 흰국화를 바쳤다.

참석자 중 가장 고령이었던 김태영(75)씨는 버스를 타고 모임에 참석해 "차떼기로 해먹은 당이 무슨 낯짝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가"라고 호통을 치면서 "미국 생활이 30년이 넘었지만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연락책을 맡고있는 이혜성씨는 ‘탄핵반대해외동포서명운동’카페가 온라인에 개설이 된지 불과 4일 만에 서명이 500장을 넘어섰으며 미국, 독일, 캐나다, 중국, 호주, 프랑스까지 세계 곳곳에서 촛불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핵반대해외동포서명운동 사이트에는 두 가정이라도 모여서 불을 밝히겠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촛불시위를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글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혜성씨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다른 네티즌과 함께 LA 지역 서명자 200명을 포함한 서명명단과 성명서를 영사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 이일수 기자

▲ 20일 밤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무효' 함성을 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4신 : 20일 밤 11시]

신해철 "대-한민국∼, 탄-핵무효∼"...가수들의 특설무대 3부 진행중


"대-한민국∼, 탄-핵무효∼"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광화문 네거리에 울려퍼졌던 응원 구호가 '탄핵무효'로 바뀌었다. 무대에 오른 가수 신해철씨의 제안으로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 제자리를 뛰며 "대-한민국∼, 탄-핵무효∼"를 연호했다.

100만인 대회 3부가 시작되면서 가수들의 본격적인 촛불공연이 시작됐다.

가수 조PD, 권진원 등에 이어 록가수 서문탁, 록그룹 불랙홀의 멋진 헤드뱅과 함께 무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대에 오르기 전 권진원씨는 "오늘의 행사가 예전의 이한열 추모행사를 떠오르게 한다"며 "음악하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조명과 음향이 갖춰진 무대에서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할 수 이지만 지금의 행사나 집회에는 참여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음악인들도 세상일에 외면하지 말고 잘못된 일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왔다"면서 "남편도 시민들과 함께 백만인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오늘은 무척 의미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권씨는 시민들에게 "이땅에서 진정한 자유와 정의가 살아 숨쉬도록 노래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범국민행동측은 음향과 밴드가 마련된 3부 특설무대로 가수들의 공연이 미뤄져 자칫 행사의 성격이 흐려질까 고민하는 기색이다. 또 경찰의 비협조로 행사 시작 시간이 약 2시간여 늦어져 애초 9시30분에 행사를 끝낼 예정이었으나 밤 11시를 넘어서까지 행사가 계속돼 시민들이 추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 밤이 깊어가면서 날씨가 추워지자, 연단에서는 흥겨운 공연으로 추위를 달래보고자 했다. 일부 시민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후원금 10만원 냈으니 다음에는 화장실 마련해줘"
정치토론 뒤풀이… 아내와 사랑을 나눌 예정

1백만인 대회 3부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족동반으로 참여한 참가자들은 밤 추위가 몰려오면서 귀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노점에서 오뎅 국물에 소주를 마시며 이른 뒤풀이를 즐겼다.

집회장에서 새로 만난 김광배(4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를 비롯한 30∼40대 시민 4명은 오뎅 국물에 소주를 마시면 "배가 고프고 추운데도 화장실도 못 가면서 저기서 아직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시민들은 깡다구로 하고 있는거야, 우리는 부끄럽고 미안해"라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있던 양상승(32·서울시 송파구)씨는 "내가 오늘 후원금 10만원 냈으니까 다음에는 이동 화장실이라도 확보좀 해줘"라고 주최측에 부탁했다. 이들은 "인근 호텔이나 식당들이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아 생리현상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참석한 시민들 가운데는 학교 동문과 고향 선후배, 동네 이웃들이 오랜만에 함께 거리집회에 참여해 우의를 다지며 민주화운동의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80년대 대학을 다니며 사무직 노동운동을 한 모임 '하제' 소속 회원과 가족들 2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이 모임 총무인 신금석(43·경기도 구리시)씨는 "10년만에 이렇게 함께 거리에서 만나게 되었다"며 "오늘 집회가 끝나고 회장 집으로 몰려가 진한 뒤풀이를 할 예정"이라고 환하게 말했다.

조홍섭(31·벤처기업대표)씨는 "서울대 정치토론 동아리 '광장'의 89학번부터 98학번까지의 동문 15명이 동아리 홈페이지를 통해 촛불번개로 만났다"며 "집회가 끝나면 인근에서 술을 먹으면서 오랜만에 화끈한 정치토론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천연동 주민 20여 명은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석했다. 이병식(45)씨는 "동네 형님, 아우하는 이웃들이 모였다"며 "동네로 돌아가 대표한잔 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며 아내와 함께 참석한 사근동에서 온 김형준(45)씨는 "집에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보쌈에 약주를 한잔하며 아내와 시청 앞 광장에서 느꼈던 바를 이야기하며 사랑을 나눌 계획"이라고 웃었다

내년 결혼 예정인 서수열(30·경기도 시흥시), 이윤지(27·서울시 노량진) 커플은 "집이 멀어 뒤풀이는 할 수 없고 오뎅 국물로 뒤풀이를 대신하며 각자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앞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뒷편으로 서울시청과 플라자 호텔이 보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3신 : 20일 밤 10시]

"우리나라 헌법 1조에는 시민이 주인이라고…"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 '친구' 등 상봉 장면 연출


"민주밖엔 난 몰라∼"

배우 오지혜씨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직접 불러 큰 인기를 얻었던 '사랑밖에 난 몰라'를 개사한 '민주밖에 난 몰라'라는 노래를 불러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시지푸스' 열창한 뒤 눈시울 붉혀
록가수 서문탁씨 즉석 공연

이날 1백만인 대회에서는 '깜짝놀랄만한 섭외'는 무산됐지만 의외의 즉석 깜짝 공연이 펼쳐졌다. 유명 록가수 서문탁씨의 무대가 마련된 것. 서문씨의 출연은 예정에 없던 것이다.

서문씨는 이날 행사장에 직접 찾아와 "무대에 서겠다"며 자진 출연 요청했다. 이날 무대에서 자신의 인기곡 '시지푸스'를 열창하고 내려온 서문씨는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모여있는 것을 처음본다"며 "마음이 찡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문씨가 이날 100만인 대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그의 팬들 때문이다. 서문씨는 "2년째 일본 유학을 하며 앨범을 내고 활동인데 최근 팬들이 '국내 상황에 대해 아느냐' '우리 국민의 마음을 아느냐'고 물어왔다"며 "그 때부터 국내 상황에 대해서 찾아서 공부했고, 이 자리에 오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일시 귀국해 21일 출국할 예정이라는 서문씨는 "오늘 4.15 총선 때도 꼭 귀국해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국회의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너흰 아니야'의 작사·작곡가인 윤민석씨도 무대에 올랐다. 윤씨는 "정말 자랑스러운 국민 앞에 고문으로 죽어간 종철이와 최루탄에 죽어간 한열이를 생각하며 인사드린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어 윤씨는 "국민 여러분은 한마음 한뜻이시니 한 마디만 하고 내려가겠다"며 "민중가요가 이렇게 국민과 가깝게 만날 수 있었던 게 참 오랜만이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을 믿고 내 삶과 열정을 민중가요 만들기에 올인 하겠다"며 성원을 부탁했다.

이에 앞서 시민 20여 만 명은 '탄핵무효' '민주수호'라고 적힌 대형깃발을 대열 앞에서 대열 후미까지 직접 손으로 옮기는 장관을 연출했다. 밤 9시40분 현재 촛불문화행사 3부가 소형 무대에서 대형 특설무대로 옮겨져 열릴 예정이다. 3부는 최광기씨와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밤이 깊어지면서 기온이 많이 내려가자 일부 참가자들은 먼저 귀가하거나 인근 패스트푸드점, 포장 마차 등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특히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이 추위에 떨면서 집에 가자고 보채는 장면이 군데군데 목격됐고, 이에 부모들은 "조금만 더 있자"며 아이들을 달래고 있다. 현장에 온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 노래 알지,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어있지, 우리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이야, 엄마가 젊었을 때 나라가 좋지 않아서 사람들이 여기서 많이 싸웠어"라고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에 아이들은 "누구랑 싸웠냐" "누가 이겼냐"며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 시민들은 인도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이나 옛친구들을 보면서 "오랜만이다" "요즘 뭐하고 사냐"는 등 상봉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12신 : 20일 밤 9시30분]

"민주주의 유린에 한풀러 온 사람들이다"
50대 시민들 즉석 정치토론...광화문은 민주주의 학습의 장


▲ 세종로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 중간중간에 멀티비젼과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서 멀리 떨어져 앉은 참가자들도 생생하게 무대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남경필을 소장파로 볼 수 있느냐. 탄핵에 찬성해놓고 이제와 당 개혁하자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냐."
"이 분위기를 밀어 부쳐야 한다. 탄핵이 아니었으면 총선은 지역주의로 흘러갔을 것이다."
"야간집회가 무조건 금지가 아니라고 하더라. 집시법이 개악돼 걱정이다."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며 이라크 파병문제를 다루면 안 된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탄핵정국과 정국 현안과 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시민들은 간간이 떡볶이, 김밥, 음료수를 먹으며 저녁 허기를 달래고 있다.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장갑, 돗자리는 기본이고 담요까지 준비해 꼼꼼함을 보였다. 자리를 뜨거나 옮기는 시민들은 주변의 쓰레기를 신문지에 싸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50대 시민들의 현장 즉석 정치토론

집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이 즉석에서 정치 토론을 벌이면서 탄핵정국과 총선전망에 대해 나름대로 해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시민들은 정치에 냉담했던 젊은층과 여성층이 탄핵정국에 의해 각성되면서 총선 판도를 뒤집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호(56·경기도 구리시)씨를 비롯한 3명의 50대 시민은 "우리 한 세대야"라고 동질감을 강조하면서 "여기 온 사람들은(50∼60대) 이승만 정권 때부터 지속된 민주주의의 유린에 한이 맺혀 한풀러온 사람들이다"라고 세대를 규정했다.

이들은 "우리 50대는 박정희 때부터 철권통치에 의한 억압을 몸으로 겪어왔다"며 "민주화를 외치다 무고하게 죽어간 인사들의 희생의 대가로 우리가 마음대로 토론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오늘 집회풍경을 보니 나라의 희망과 가능성이 엿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 토론하던 강대훈(50·서울시 대치동), 송재봉(50·서울시 양천동)씨를 비롯한 4명의 50대 시민들은 4.15총선에 대한 판세를 각각 예측했다. 이들은 "정치에 배타적이었던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이번 총선에 참여해 판세를 바꿀 것이다"고 분석했다.

강씨는 특히 "내 지역구가 강남 을인데 탄핵안 가결에 반대할 줄 알았던 오세훈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서 실망이 컸다"며 "전라도, 경상도 유권자들이 간판만 보고 무조건 찍어주다 보니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다"며 4.15총선에서 지역주의 탈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시민의 시대… 광화문은 민주주의 학습의 장
현장서 만난 조한혜정 교수

▲ 서울시청앞에서 국회를 풍자하는 그림을 들고 서 있는 시민.
ⓒ오마이뉴스 권우성

촛불을 켜들고 문화행사에 참여한 여성 사회학자인 조한혜정 교수는(연세대) '촛불행사'의 사회적인 의미를 두고 분석했다. 다음은 조한 교수의 촛불문화행사에 대한 의미 분석.

"예전의 시민들은 정치문제를 지도자 중심으로 사고했는데 이제는 구조적으로 보고 있다. 촛불행사 참가자들의 대다수 시민들은 노무현 지지자만이 아닌 것 같다. 이들은 탄핵의 절차와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월드컵 이후 시민들의 자기 표현방식은 대립이 아니라 축제와 유쾌한 반란이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를 즐기고 있다. 특히 예전의 집회는 남성적이고 군사적인 문화였는데 이제는 여성이 주체로 나서고 있다. 춤과 노래로 행사를 즐기는 것이 여성주의적인 주체의 모습이다. 지금도 여성이 사회를 함께 보고 있지 않느냐. DJ때가 국민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시민의 시대다.

이 행사가 갖는 학습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예전의 민주화운동을 학습하고 경험했던 세대들이 자녀들에게 계속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역사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등 광화문은 민주주의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11신 : 20일 밤 8시30분]

광화문에서 시청으로 이어지는 '촛불난장'
번데기에 소주 한잔 걸치는 40대, 오뎅집에서 요기하는 한가족


▲ 프레스센터에서 내려다 본 촛불문화제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광화문 '촛불'은 음악에 따라 파도를 이뤘다. 20여만명의 시민들은 이미 한몸이 되어갔다. 이들은 '탄핵 무효'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지만, 분노보다는 환희와 열광에 가득차 있다.

8시10분 현재 행사가 시작되고 시청 앞 광장에도 음향시설이 급히 설치되면서 행렬 뒤쪽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참가자들은 흥겨운 풍으로 편곡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며 하나된 물결을 이루고 있다.

밤 시간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다소 공간의 여유가 있는 대열 후미의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번데기에 소주 한잔을 걸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한 가족단위로 참여한 시민들은 인근의 오뎅집에 들어가 요기를 하고 젊은 참가자들은 커피 한잔을 몸을 녹이고 있다.

주변 참가자들은 행사 틈틈이 인근 건물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사가 있는 코리아나 호텔은 "커피숍에서 어떤 사람이 '탄핵무효'를 외쳤다.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을 사용하라"며 건물 출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 패스트푸드점 화장실 앞에는 15m 가까이 참가자들이 늘어서 있다.

경찰은 밤 8시20분 현재 광화문 인파를 1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허봉명(개포동·64)씨는 "내가 4.19, 유신, 전두환 12.12를 다 겪은 사람이다, 대학 1학년때 국회의사당 앞(현재 조선일보 자리)에서 4.19 시위를 했던 때가 떠올랐다"면서 "87년 6월 항쟁 때 시청앞 광장에 나왔었는데 당시 시청에서 중앙청까지 다 차면 30만 명이다, 오늘 참가자 숫자에 대해 20만 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고 추산했다.

한편 정현백 범국민행동 상임공동대표와 서주원, 김기식 공동집행위원장 등 20여 명의 대표단이 모금함을 직접 들고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행사비용을 충당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자 시민들은 너나 없이 모금함에 정성을 보탰다.

이날 무대에 오를 문화예술인들도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노래를 부를 예정인 영화배우 오지혜씨는 "오늘 무대에서 대중가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민주밖에 난 몰라'로 개사해 부를 것"이라며 "'딴따라'가 가진 장점을 조금이라도 보태 좋은 세상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가슴에 붙인 '탄핵무효'라는 붉은색 리본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에 앞서 정현백 상임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여러분이 바로 민주주의의 토대이자 대들보"라고 시민들을 격려했다. 정대표는 또한 "김밥. 물 등이 있는 시민은 서로 나누어 먹도록 하자"라며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동시에 행복한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 기득권세력 미움 산 듯"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외국인들

▲ 뉴질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왔다는 외국인들.
20일 촛불문화제 현장에는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대부분 행사 취지나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대통령 탄핵사실은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회사 일로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독일인 '훌레'(57)씨는 "독일에서 언론을 통해 노 대통령의 탄핵사실을 전해들었다"며 "독일에서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심지어 사회주의자나 군대에 의해 다시 혼란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훌레씨는 이어 현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같이 모여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서 지지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개월 전 영어강사로 한국에 온 아일랜드인 '마이크'(25)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에 놀랐다, 나도 이 자리에 동참해 기쁘다"며 "학생 때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데모를 한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원하는 탄핵무효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러시아 기자라고 밝힌 '에브게니 스테판'씨는 "러시아에서는 이번 한국의 대통령 탄핵이 왜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것은 아마 한국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이번 탄핵은 한나라당에서 부정한 돈을 받아 감옥에 갈 것이라고 생각해 저지른 일이 아닌가"라며 "한나라당이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번 일에 동참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탄핵가결이 한국인 모두에게 창피한 게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한국의 현대정치사에 대해 "한국에서는 경상도가 지금까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거치면서 확고해졌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에 와서 처음으로 전라도가 권력을 잡았고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는 경상도가 상징하는 힘과 돈이 아닌 젊은이들과 노동자들을 대변해 기득권 세력의 미움을 산 거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탄핵정국이 오래 갈 것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지만 국민들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10신 : 20일 밤 8시10분]

"일시적 충격과 분노가 아니다...이 거대한 촛불 보고 깨달을 것"
시청 앞 광장은 흥분의 도가니...앰프 켜지자 일제히 '와-' 함성


▲ 서울시의회앞에서 국회와 로보트태권브이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이메일로 보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와∼"

밤 8시5분경 시청 앞에 앰프가 켜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촛불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시청앞 광장은 순간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시민들은 대형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너흰 아니야' 등을 따라부르며 펄쩍펄쩍 뛰면서 열광하고 있다.

또 참가 인파도 광화문에서 덕수궁에 이어 남대문 방향까지 계속 불어나고 있다. 광화문 본 무대에서의 행사 상황이 전달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던 시청 앞 시민들은 앰프가 켜지자 몸을 흔들거나 촛불을 높이 치켜세우고 있다.

참여연대 안진걸 회원참여팀장은 현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은 깨달을 것이다.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 분노가 일시적인 충격과 분노가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의 분노는 깊고, 높고, 긴 자발적인 저항이라는 것을 이 거대한 촛불을 보고 깨달을 것이다. 이것은 두 여중생 촛불시위보다 또다르다. 그 때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시민들도 많이 참석하고 있다."

한편 7시 30분부터 프라자호텔에 쳐 있는 경찰의 '저지선'은 계속 광화문 뒤로 밀려나고 있다. 경찰은 참여 인파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20분 간격으로 '삼보 뒤로'라는 구령과 함께 경찰 통제선을 뒤로 물리고 있다.

촛불행사 현장서 만난 시민들의 '촛불의 추억'

▲ 20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무효' '민주수호' 카드를 치켜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20일 저녁 광화문 촛불행사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촛불'에 대한 각기 다른 기억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시민들은 초등학교 학예회를 떠올리기도 했고, 또다른 시민은 대학교 MT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효순·미선 촛불시위를 연상하기도 했다.

두 명의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형남석(44, 직장인)씨는 "지난번 효순·미선 추모집회 때는 TV를 통해 촛불집회를 보기만 했다"며 "촛불은 대학교 MT 때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80년대에는 이 자리에서 돌을 들고 시위를 직접 했지만 지금은 촛불을 들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며 "촛불은 우리들에게 따뜻함을 주기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손에 든 촛불이 모여 뜨거운 불로 돼서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것이 무효화 됐으면 좋겠다"고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박영호(50, 직장인)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학예회에서 여학교 학생들을 배웅할 때 든 이후에 촛불을 처음 들어봤다"며 "국민으로서 평화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촛불인 것 같다"고 말했다.

[9신 : 3월20일 밤 7시30분]

광화문-시청대로에 이어 남대문까지 번지는 '촛불'
범국민행동측 "지금은 전투중...대형 특설무대 설치"


▲ 오후 5시30분 광화문 촛불 문화제 상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일부차선에서 차량 통행이 일부차선에서 가능하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오후 6시10분 광화문 촛불문화제 상황. 밀려드는 인파에 차량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저녁 7시경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광화문. 이미 15만을 육박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광화문에서 시청으로 이어지는 대로는 이제 촛불바다로 변했다. 지금같은 추세로라면 조만간 남대문까지 촛불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만인 대회 참가 인원은 대략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대회는 당초 예정시각보다 1시간여나 늦은 밤 7시16분경 시작됐다.

"탄핵 무효 민주수호를 위한 백만인 대회를 시작합니다. 들어라, 국민의 소리를!"

전문사회자 최광기, 배우 권해효씨는 이같은 외침으로 백만인 대회 1부의 시작을 알렸다.

이에 시민들은 "탄핵무효" "민주수호"라고 적힌 붉은 색 보라색 카드를 흔들며 함성으로 화답했다. 시민들은 '너흰 아니야'를 합창했다. 이어 가수 BMK가 무대에 올라 인기곡 '떠나버려 1, 2, 3, 4' 등을 열창하자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한편 범국민행동측은 현재 소형 무대차 뒷편에서 대형 특설무대 설치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밴드, 음향시설 등 특설무대 설치에 최소한 두세시간은 걸린다"면서 "특별무대가 설치되는 대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행팀의 또다른 관계자도 "지금은 거의 전투상황"이라며 "견인된 시설차량이 추가로 와야한다, 20-30명이 달라붙어 무대 설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하는 사람들 바보야!"
연인·부자 등 '둘둘이' 참가자들

지난 1일 결혼한 신혼부부인 전명구(35·경기도 산본) 황선화(31·〃)씨는 "근처 예식장에 왔다가 촛불행사에 참여했다"며 "87년 6월 항쟁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나 시청 앞 광장에 나와보고 싶었다"고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이진구(44·서울 이천동) 이병준(14·〃)부자는 집회장에 나란히 자리잡고 앉아 "스트레스가 다 풀릴 것 같다"며 연신 환호소리를 냈다. 아버지 이씨는 "아이에게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 함께 왔다"고 말했으며 아들 병준군은 "탄핵하는 사람들 바보야"라고 큰 소리 야유했다.

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시청 앞 광장에 나왔던 커플들보 눈에 띈다. 만난지 102일째라는 우진형(26) 상종원(24) 커플은 "월드컵 때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며 "아무리 국민이 만만하다지만 국회의원들의 행동이 너무하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온 모 컨설팅 회사의 사내 커플이라고 밝힌 30대 연인은 "회사가 쉬는 날이지만 나중에 자식들 보기 미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애인과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청 잔디광장 공사장 인근의 '프라자호텔'까지 참여 인파가 가득찼다. 또 시청 전철역에서 인파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대규모 참여인파에 스스로 놀라는 표정이다. 일부 시민들은 촛불을 켜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집회참가를 즐기고 있다.

시청 앞 광장에는 무대차가 설치되지 않아 진행상황을 알 수 없자 참가자들은 자체적으로 촛불을 켜들고 '탄핵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42)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참여했다. 김씨는 "행사 진행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며 "자체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87년 6월 항쟁의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친구인 정원배(42)씨는 "대학생들이 386세대들 보다 적게 참여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며 "젊은 세대가 열정을 갖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며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열 맨 뒷쪽에서 휠체어를 탄 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 회사원 조재범(29)씨는 "조선일보 앞에서부터 시청앞 광장까지 계속 밀려났다"면서 "TV에서만 보다가 오늘은 꼭 나와야겠다고 생각해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나왔다, 노 대통령이 못하는 점도 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그를 탄핵할 자격이 있나, 그런 모습 보면서 분통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에 위치한 장애인 단체 후랜드캐어 소속이다.

조씨의 휠체어를 도와주는 친구 임현지(31)씨도 "진작부터 오고 싶었는데 회사일 때문에 참가하지 못하다가 오늘 마음먹고 나왔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올지 몰랐다, 계속 불어나고 있다"며 놀라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겨주셔야 합니다"
문재인 전 수석에게 시민들 '격려'...이색 피켓 등장

▲ 촛불문화제에 '깜짝 참가'한 문재인 전 수석 부부가 촛불을 들고 서있다.
ⓒ박상규

이날 행사장에는 오후 6시40분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 변론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나타났다. 문 전 수석은 "오늘 처음 왔는데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87년 민주주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문 전 수석은 계속 올 것이냐는 질문에 "궁금하기도 하고, 나도 참가자들과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 "이같은 분위기가 변론에 참고가 될 수 있다"며 촛불문화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문 전 수석은 "80년대에는 돌로 의사표현을 했고 성에 차지 않으면 화염병까지 던지면서 의사를 관철시키려 했다"며 "그러나 촛불은 정반대로 부드러운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쩌면 촛불은 세상에 이치일 수도 있다"며 "강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함을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들은 문 전 수석의 등장에 "화이팅", "힘내세요", "이번은 꼭 이겨주세야 합니다"라는 말을 계속 걸었고,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도 이어졌다.

행사장에는 오후 7시 10분 현재, 행사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피켓이나 독특한 모형을 갖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참가자 일부는 흰 플라스틱 통에 노란색 셀로판지를 붙이거나 흰 막대기에 빨간색 종이를 붙여 만든 대형 탄핵무효 촛불 모형을 들고 나왔다.

한 참가자는 국회 지붕 돔 대신에 똥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파리가 붙어있는 피켓을 들고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다른 참가자는 최근 한나라당, 주당의 방송사 항의방문을 규탄하는 "국회의원도 물은 셀프"라는 피켓을 갖고 나오기도 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 멀티비전이 설치돼 있지만, 무대나 멀티비전에서 떨어져 앉은 시민들에게는 무대 발언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무대 위를 주목하는 한편, 각종 노래나 구호를 열심히 따라 하고 있다. 카메라 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일행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풍경도 눈에 많이 띈다.

[8신 : 20일 오후 6시40분]

주최측 무대설치 마련 안간힘
1백만인 대회 인파 급증...10만여명으로 불어나


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 시청 앞 광장까지 참여 인파가 가득 채워진 오후 6시 30분 현재 참가 인원은 10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같은 시각 현재 7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가득 찼을 경우 15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혀 실제 참가 인원은 10만 명으로 넘은 것으로 보인다.

대학로에서 '3.20 세계반전 공동행동' 행사를 마친 단체들이 가세하면서 인파는 급속도로 불어났다.

참가 시민들은 '탄핵무효' '민주수호'라고 적힌 붉은색과 보라색 카드를 흔들면서 구호를 외치거나 '너흰 아니야', '헌법 제1조' 등의 노래를 부르면서 대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로에서 반전집회를 마치고 대열에 합류한 단체들도 '반전' 깃발을 내리고 "행사 주최측의 통제에 따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범국민행동은 소형 무대차로 진행이 어려워지자 대형 무대설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국민행동은 "오후 1시부터 설치했어야 할 무대작업이 경찰의 비협조로 늦어졌다"며 "현재의 소형 무대차로는 행사진행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대형무대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 주최측은 "광화문 역에 도착하면 행사장으로 전혀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오시는 분들에게 시청역을 이용하라고 전해달라"고 방송하고 있다.


[제7신 : 20일 오후 6시 10분]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8만여 인파 도로 꽉메워


▲ 20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한 대학생이 '탄핵안을 가결시킨 국회를 탄핵시키자'는 뜻으로 '탄핵반사'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청 앞까지 12개 차선이 시민들로 가득찼다. 시청 앞 로터리도 시민들로 메워지고 있다. 길 양쪽 인도 역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어림잡아 8만명(경찰 추산 5만)은 되어 보인다. 현재도 시청 역 지하철 출구에서 시민들이 물밀 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광화문과 시청 방향 도로 뿐만 아니라 시청 앞 로터리도 교통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다. 광화문쪽에 이어 시청 앞에서도 이동식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또 이날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국제반전행동 행사에 참가했던 5000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행사장에 도착하면서 사람들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시민들은 자리를 잡아가면서 무대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고, 학생들과 예술인들이 준비해 온 각종 퍼포먼스와 풍물놀이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광화문 지하철역에서 동화면세점 앞으로 나가는 출구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노래가사집, 양초, 탄핵무효 카드와 스티커 등을 나누어주고 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서명운동' 탁자 앞에서는 참가자들이 줄지어 참여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조선일보>의 문제점을 다룬 '한 시간 후면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제목의 책을 판매하고 있는데, 마침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도 판매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오뎅, 뻔데기 등 먹을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눈에 띈다. 지하철역 입구에 있던 호도과자 상인은 기계에 '탄핵무효' 스티커를 붙이고 사람들에게 "이거 먹고 힘내세요"라며 재치있는 판매전략을 구사했다.

6시 10분 현재 참가자들은 줄지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탄핵무효 카드와 빨간색, 노란색의 '탄핵무효' 수건을 들고 있다.

"여긴 아프리카 토고국...교민 100명도 함께합니다"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 교민들 온라인 참여

'탄핵정국'에 대한 해외교포들의 관심도 뜨겁다.

<오마이뉴스>가 개설한 '3.20 100만인 대회 온라인참여게시판'에는 미국, 캐나다, 일본을 비롯해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 머물고 있는 교민들의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하와이 교민 이덕우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우리의 자식들에겐 깨끗하고 떳떳한 세상을 물려주자"고 다짐했으며, 시애틀 교민 김혜정씨는 "마음으로나마 행사에 함께 하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 꼭 만듭시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최대석씨는 "외국에 있어 광화문에 가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벌써 광화문에 자리하고 있다"고 광화문 집회에 격려를 보냈으며, 박철성씨는 "미국이라 광화문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내일 LA모임에 나가려고 합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라고 외쳤다.

캘리포니아에서 최일해씨는 "비록 몸은 조국을 벗어나 있으나 맘은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바로 서는 그날을 위해 저도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으며, 미국 테네시주의 최근영씨는 "조국의 소중한 민주 발전을 하루아침에 짓밟아 버린 그날의 폭거를 우리 모두 응징하자"며 총선에서의 심판을 당부했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김병선씨는 "멀리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바라며 백만인 대회를 응원하겠다"면서 "드디어 시위집회가 유럽처럼 축제가 되는군요. 폭력으로 점철된 시위가 아니라 모두가 모이는 축제가 기대됩니다"고 당부했다.

런던에서 글을 올린 교민은 "희망을 노래하는 촛불이 삼천리 강산에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으며, 일본에서 유학 중인 조순아씨는 "백만인 대회를 응원하겠다. 필승 총선!"을 외쳤다.

중국 베이징의 이정길씨는 "탄핵안 국회 가결이아른 최악의 뉴스를 접하고 슬픈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지만 100만인 대회를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기분 좋은 뉴스를 접하고 싶다"고 했으며 미국 산호에서 글을 올린 교민은 "고국의 친지들에게 (참가)독려 메일을 쓰고 있다"고 적었다.

아프리카의 교민은 "이곳은 서부 아프리카 토고국입니다. 100여명의 교민이 이곳에서도 한인교회에 모여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탄핵무효 100만인 대회, 적극 지원한다"고 다짐했다. 캐나나 밴쿠버에서 박용락씨는 "그곳에 내가 가 있다는 심정으로 탄핵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합니다. 고국에 계신 동포여러분 힘을 내시기 바란다"며 부정축재 정치인들의 청산을 촉구했다.

▲ 20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젊은미술가들의모임' 소속 회원들이 종이상자를 활용해 만든 소품으로 '탄핵무효 국회해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젊은미술가들의모임' 소속 회원들이 '탄핵무효 국회해산' 퍼포먼스를 벌이다 뒤로 넘어지자 일어나질 못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6신 : 20일 오후 5시40분]

3만명으로 불어나...교보 앞선 신부, 수녀 300여명 기도회


광화문 네거리와 시청앞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광화문 '1백만인 대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을 계속 불어남에 따라 경찰은 이곳 대로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다. 오후 6시 현재 3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지금도 지하철 역과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들은 질서정연하게 무대 앞에 마련된 도로 한복판에 앉아 구호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편 범국민행동은 평일 촛불문화제에 사용됐던 소형 무대차를 행사 예정시간 1시간 앞두고 가까스로 설치했다. 경찰의 불허방침에 부딪쳐 무대설치가 크게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경찰이 밀착 배치돼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범국민행동은 시민 193명이 무대에 가로로 올라가 대국민 메시지를 낭독할 수 있는 규모의 고정 무대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협조약속과 달리 고정식 무대설치를 계속 불허해 무대규모는 애초 예상보다 1/4 규모로 축소됐다.

참여 시민의 수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오후 5시30분 현재 참가자는 1만 여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동화면세점에서 시청방면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까지 6개 차선에 질서정연하게 차지하는 등 인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자원봉사단은 통행로를 만들고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대회장소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99개 중대 9천 여명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참가자가 20만 명 이상으로 불어나면 인원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0년대엔 짱돌...이번 문화제엔 초를 높이 들자"
교보문고 앞 시국기도회...3백여명 신부, 수녀 참석

20일 오후5시 교보문고 앞 열린광장에서 천주교 신부와 수녀를 비롯해 시민 등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탄핵무효와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23개 천주교 단체로 이뤄진 '천주교시국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시국기도회는 박창일 신부의 주례로 진행됐다.

박 신부는 시국강론에서 "우리는 4.19 혁명과 광주항쟁, 6월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87년 6월 항쟁이 형식적 민주화를 만들었다면 이번 4.15총선에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자"며 "80년대에는 짱돌을 들고 투쟁했지만 이번 문화제는 초를 흔들며 우리의 뜻을 이루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시국대책회의는 '민주주의 말살음모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자 하는 의회 쿠데타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부패정치를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 ▲16대 국회는 즉각 해산해야 한다 ▲헌재는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등을 요구했다.

시국대책회의는 매주 토요일 오후5시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 20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 9살 초등학생이 촛불과 카드를 한손에 움켜쥐기엔 버거워보인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5신 : 20일 오후 5시]

시민 1만여명, 광화문과 시청 앞 대로를 메우기 시작


광화문 인파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경찰청도 '100만인 대회' 등 생중계

언론사에 이어 경찰도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를 통해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는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와 대학로에서 열리고 있는 반전집회 상황을 폐쇄회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생중계를 시작했다.

경찰은 ‘현장속보’라는 게시판을 통해 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숫자와 경찰의 통제상황을 함께 전하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속보에 따르면, ‘전세계 반전행동 한국조직위 회원 등 4,500여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15:00~16:00 간 종로구 동숭동 소재 대학로에서 ‘전세계 반전행동’ 사전행사 마치고 본행사가 시작되었다.

경찰은 이날 집회장 주변 24개중대 배치하여 불법행위 및 돌발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100만인 대회 개최시간 1시간여를 앞두고 300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동화면세점과 동아일보사 사이 대로에 설치된 이동식 무대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아이를 등에 업고 나온 시민과 교복을 입은 학생, 젊은 연인, 지팡이를 든 노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와 시청 앞 대로를 메우기 시작했다.

한편 시민들이 이날 대로로 나오는 과정에서 경찰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이 오후 4시50분경 광화문 동화면세점과 동아일보사 사이의 차도에 무대차량 설치를 불허하자, 인도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던 시민 500여명이 갑자기 차도로 쏟아져 나왔다. 이 곳은 당초 고정식 무대가 설치될 지점이었다. 경찰도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1개 중대 120여명을 투입해 시민들을 가로막았다.

범국민행동측에 따르면 "경찰은 19일까지 행사당일인 20일 오후 1시부터 이곳에 고정식 무대 설치를 보장해주기로 했다"면서 "오늘 돌연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경비에 나선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어나서 인도만으로는 대회를 치를 수 없는 상태가 되어야만 교통통제가 가능하지 않겠냐"며 "고정식 무대가 아닌 이동식 무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찰의 태도 변화로 애초 계획대로라면 고정식 무대가 설치되고 리허설이 진행되어야할 시각에 시민들은 도로 위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대통령 탄핵반대-민주수호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몰려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 가족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무대앞으로 나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 20일 오후 4시30분]

경찰 무대설치 '불허' 소식 듣고, 시민들 광화문으로 집결


광화문에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경찰이 동화면세점 앞 '100만인 대회' 무대설치를 불허하고 있다는 <오마이뉴스>의 속보를 접한 시민들이 행사장으로 속속 모여들면서 오후 4시 20분 현재 동화면세점 앞에는 1000여 명의 시민으로 불어났다. 또한 광화문 지하철 등에서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인파의 물결로 넘치기 시작했다.

이모(32)씨는 "행사시간인 6시에 맞춰 나오려고 했는데 <오마이뉴스>를 보고 걱정이 돼 일찍 나왔다"며 "오늘 집회가 평화적으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경찰이 약속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고 경찰의 평화집회 보장을 요구했다.

집회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민주수호' '탄핵무효' 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한 '너흰 아니야', '바위처럼' 등 민중가요를 부르며 준비 행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버스를 동원해 행사장과 도로 사이를 차단하고 있으며 아직 무대설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조선일보의 친일행각 등을 알리는 간이전시가 지하도 출구쪽에서 진행됐으며, 또 일명 '명짱'으로 불리는 명계남씨가 '1인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명씨는 '내 유전자에 새겨두리라/193명 잊지말자/3.12 상기하자/4.15 심판하자'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며, 연신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편 지난 13일에 이어 오늘도 <오마이뉴스>는 4쪽짜리 대판 호외를 발행해 참가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는 <오마이뉴스> 이외에도 주간패러디신문 <봤데이>와 <뉴스포럼> 등도 선보였다.

▲ 20일 대학로에서 열린 '3.20 전세계 반전행동' 문화제에서 청소년 반전모임 학생들이 반전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20일 '3.20 전세계 반전행동'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부시를 비난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신 : 20일 오후 3시30분]

경찰 '이동식 무대' 강요...국민행동 "시민 안전 위해 고정식 불가피"
'100만인 대회' 행사 차질...3백여명 자원봉사단 '양초' 준비 분주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동화면세점 앞에 설치되는 무대를 '이동식'으로 해야한다고 강요하고 있어 행사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범국민행동측은 당초 경찰의 행사협조 약속과 다르다고 반발하고 있다.

5천여명 "파병반대, 탄핵반대"
대학로서 '3.20 전세계 반전행동' 문화제 진행

20일 오후3시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는 대학생, 이주노동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 5천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20 전세계 반전행동'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혜화동 로타리까지 3차선을 차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일부 외국인들은 '이라크는 갈 때가 아니다'라는 글씨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국민의 뜻 무시하는 파병반대 탄핵반대', '한나라당 국정파탄 총선파탄 음모 저지하자'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들 참가자들은 '파병철회 전쟁중단', '누구를 위한 파병인가'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규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해 온 이들은 야당의 대통령 탄핵과 의회 쿠데타를 규탄하며 보수세력의 총선파탄 음모를 경계했다.

이날 집회에는 홍근수, 한상열 목사 등을 비롯해 여성연합,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3시부터 4시까지 '파병반대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민중가수 젠, 천지인, 바람 등이 노래를 부르며 참가자들의 흥을 돋구었다.
경찰은 이동식 무대가 아니면 집회허가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행사진행과 시민안전을 위해 고정식 무대가 불가피하다며 경찰과 협의 중이다. 경찰은 또한 고정식 무대를 허가할 수 없다며 행사에 쓰일 발전차량의 행사장 진입을 막고 있다.

박석운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찰이 이동식 무대를 요구하면서 무대설치에 따른 시간이 지연돼 행사가 늦어질 우려가 있다"며 "집회가 늦어질 경우 집회 종료 시간 또한 12시가 넘어 끝날 수 있다"며 경찰의 행사진행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3시 30분 현재 동화면세점 앞에는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촛불행사에 쓰일 양초를 준비하고 탄핵무효 1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행사준비에 분주하다. 또한 MBC 등 방송 3사는 방송중계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자원봉사자는 대학생을 비롯해 고등학생과 할머니까지 포함돼 있다.

지난 14일부터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윤수정(여·64) 할머니는 "국회의원들이 역적모의를 한 뒤 대통령을 끌어내린 게 너무 마음이 아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며 "오늘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병원에서의 청소작업 일을 하루 쉬었다"고 참여동기를 설명했다.

▲ 100만인 대회 무대설치 장소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투입된 경찰병력.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경찰의 협조약속 위반에 반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2신 : 20일 오후 2시30분]

경찰, 약속과 달리 무대설치 방해... "광화문에 속히 집결해달라"


오늘(20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열리는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당초 행사 협조 약속을 했던 것과는 달리 동화면세점 앞 무대설치를 막고 있어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20일 "낮 1시부터 경찰 측이 교통 부분통제 무대 및 장비설치 협조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입장이 돌변해 무대장비를 실은 차량 20여대를 다른 장소로 견인해 간 뒤 차량 키까지 압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2시 현재 동화면세점 앞의 앰프 등 무대설치 장비를 에워싸고 있다. 30여 명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경찰의 느닷없는 병력투입에 별 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자원봉사자와 네티즌의 집결을 호소하고 있다.

박석운(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20일 "경찰이 11시 50분께 무대설치를 위해 세워 둔 20여 대의 차량을 빼달라고 해 협조를 했다"면서 "그런데 차량의 키마저 뽑아갔다"고 말했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또한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고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무대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동아일보와 동화면세점 앞에 무대를 설치키로 했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 경찰이 갑자기 이동식 무대를 설치해달라고 통보해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경찰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를 비판했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특히 "오늘 행사의 컨셉은 탄핵가결 국회의원 193명의 권력을 대체할 시민 193명이 무대에 올라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경찰의 병력투입으로 무대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자원봉사자와 네티즌의 신속한 집결이 요청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종로서 단위가 아니라 윗 선의 지시가 떨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경찰청 관계자는 "무대차량과 자재차량을 차단했다는 상황이 들어왔지만 그 이상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울릉도서 홀로 촛불 밝히겠다"
'100만인 대회 온라인 게시판' 후끈...교포들, 참가못해 "미안"

온라인상의 '촛불'은 오프라인상의 '촛불'보다 먼저 타오르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개설한 '3.20 100만인 대회 온라인참여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특히 해외 교포들이 광화문 대회에 참석하지 못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또 급한 일이 있어서 100만인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함께 촛불을 들고 있다"는 글도 게시되고 있다.

최누리씨는 "고 3이어서 그 곳에 갈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이 곳에서라도 함께 하고 싶다"고 적었고, '나무그늘' 네티즌과 김윤수씨는 "돌잔치에 참석하느라 오지 못한다"며 "이렇게 땜빵하지만 맘은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이나 해외에 있는 교포들로 보이는 네티즌도 '온라인 촛불'을 밝혔다.

'이 곳 울릉도' 네티즌은 "울릉도에서 홀로 촛불을 밝히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한적한 시골에 산다"며 "닭똥 소똥 냄새가 나니 샤워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겠다"며 온라인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경호씨는 일본에서, 'JOANNE'은 캐나다에서, '조국사랑'은 브라질에서 온라인 참여의사를 보였고, 윤학순씨는 "오늘 유학생 모임에서 광화문 집회에 대한 의의를 함께 나누었다"고 전했다.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필명의 한 네티즌은 "여기는 캐나다 밴쿠버"라며 "몸은 참가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참석한다"고 남겼다.

이아무개씨도 "뉴욕이다, 밤새 함께 하겠다"며 '사이버 100만인대회' 동참의 뜻을 밝혔다

한편, 공중파 방송에서 촛불행사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다.

'천둥번개' 아이디 네티즌은 "한나라당에게 할애한 시간만큼을 시민들에게도 보장하라. 20%가 지지하는 목소리 100분간 방영할 거면, 80% 시민 목소리는 400분간 생방송 중계하라"며 MBC, KBS, SBS의 생방송 중계를 요구했다.

▲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은 8만여개의 촛불이 돼 지난 13일 광화문 네거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3일 광화문 촛불행사에 모인 인파.
ⓒ 오마이뉴스 남소연

[1신 : 20일 낮 2시]

"오늘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청까지 30만개의 촛불을 태우자"


"오늘 병원 치료도 미루고 100만인 대회에 갑니다. 회사에서도 요즘 온통 '탄핵' 얘기 뿐이예요."

회사원 조아무개(27)씨의 말이다. 조씨는 "회사가 강남이어서 퇴근 후 평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오늘(20일) 100만인대회에는 남자친구와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주변의 동료들도 회사 내 모임에서 단체로 100만인 대회에 오겠다고 하고 있다"며 "특히 평일에 참여가 어려웠던 회사원들이 많이 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또다른 직장인 황아무개(35)씨는 아예 동창회를 100만인대회 현장에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대회에도 참가할 겸 동창회 장소를 광화문 대회 현장으로 정했다"며 "아이와 아내와 함께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범국민행동, "하루 100통씩 문의전화 왔다, 30만명 참여 문제없다"

대회에 대한 시민의 문의전화도 쇄도하고 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 측은 "사무실로 하루 평균 약 100통의 전화가 걸려온다"며 "서울 광화문 대회 참석 예상 인원인 30만명을 채울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위한 100만인대회'의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대회 시작 약 5시간 전인 오후 1시께부터 범국민행동은 무대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본대회 무대는 광화문 네거리 동아일보사와 동화면세점 사이 16차선 도로 중앙에 세워진다. 행사장은 무대에서 서울시청 방향으로 약 1.1km. 본무대 외에도 범국민행동측은 코리아나호텔과 한국 프레스센터 사이에 보조무대를 설치하고 대형 멀티비전도 6대 마련했다. 멀티비전은 동아일보사에서 청계천 옛 고가도로 방향과, 태평로 중간중간에 세워진다.

이날 약 1시간 전인 오후 5시께부터는 행사장 도로가 전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대문↔종로에 이르는 8차선 도로는 소통이 가능하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100만인대회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는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주제로 전문 사회자 최광기씨와 배우 권해효씨의 진행으로 이뤄진다. 1부에서는 노래패 '우리나라'와 가수 BMK, 블랙홀, 권진원씨가 출연 축하공연을 펼친다.

여성운동가이자 방송인인 오한숙희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2부에서는 민중 가수 손병휘씨, '전대협 세대' 여성 노래패인 '아줌마'와 영화배우 오지혜씨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신해철·안치환과 자유 무대에... 시민 193명은 '대국민 메시지' 선언

3부에서는 대회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수 신해철, 안치환과 자유, 조PD 등이 무대에 올라 열창을 하며, <너흰 아니야>의 작사·작곡가인 윤민석씨도 마이크를 잡는다.

또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날치기 가결'에 동참한 국회의원 193명을 규탄하는 뜻으로 시민 193명이 무대에 올라 '대국민 메시지'를 낭송하며, '탄핵무효 민주수호'의 메시지가 담긴 대형 천을 참여 시민들이 머리 위로 이동시키는 '퍼포먼스'도 준비돼있다.

한편, 범국민행동 측이 끝까지 '보안'을 지키며 입을 닫았던 '깜짝 놀랄만한 유명인'의 출연은 끝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김혜애 범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어젯밤까지 섭외를 하기 위해 설득했으나 고민을 하다가 끝내 '노'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출연이 무산돼 무척 안타깝다, 여러 가지 사정이 부담돼 출연을 거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범국민행동 측은 그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네티즌들이 100만인대회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 1위"라고만 설명했을 뿐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인터넷 카페인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cafe.daum.net/antitanhaek)에서 같은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윤도현 밴드'가 1위, 개그맨 김제동이 2위였다.

탄핵무효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늘(20일) 열리는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위한 100만인대회' 이후에도 촛불문화제는 계속될까.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의 답은 '그렇다'이다.

범국민행동은 100만인대회를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 가진 브리핑을 통해 "20일 이후에도 탄핵무효를 위한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평일엔 범국민행동 소속 단체들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문화제를 주최하고 주말 대규모 행사는 범국민행동 중앙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100만인대회 외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규탄하는 행사를 갖는다. 한국청년연합회(KYC)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새봄 새정치의 희망을 꽃씨로' 캠페인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이날 오후 5시30분 광화문 일대에서 16대 국회에 대한 장례 퍼포먼스인 '국회 장례상여 시위'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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