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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지은 권박효원 한미희 기자

▲ 2월 4일 오전 11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열린 총선환경연대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활동가가 가면을 쓰고 공천 부적격자의 이름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권박효원

[기사대체: 4일 오후 5시30분]

'2004 총선 시민연대'의 낙천대상 명단 1차 공개를 하루 앞둔 2월 4일, 환경·여성·평화 등 각 부문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앞다투어 17대 총선에 대해 독자적인 낙천 및 낙선운동을 시작했다.

단체들은 "총선연대의 명단 기준은 종합적인 수준이고, 각 부문단체들은 다양한 관심사와 기준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폭넓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단 발표 취지를 강조했다.

'2004 총선환경연대'(이하 총선환경연대)와 '17대 총선을 위한 여성연대'(이하 총선여성연대)'는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오전 11시와 11시40분,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부적격 후보 명단(낙천 리스트)을 발표했다. 또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파병찬성 의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태식·김영진 반발 "오히려 영광"

총선환경연대에 의해 '반환경후보'로 선정된 김태식 의원은 4일 "새만금사업 때문이라면 오히려 영광이다"라며 "정치적 생명을 걸고 계속해서 본 사업의 추진에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고 반박했다.

김영진 의원은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하고 참된 역사성과 누구보다 객관적 자세를 견지해야 할 시민단체가 오히려 정책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법부에서도 재개 판결한 사업을 놓고 환경 파괴 정치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라며 "총선환경운동연합에서는 우리 농촌을 살리고 민족사적인 새만금사업의 올바른 현실인식하에 금번 발표를 당장 철회할 것을 준엄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반환경후보'로는 강봉균(열린우리당. 전북 군산), 김영진(민주당. 전 농림부 장관. 광주시 서구 출마 신청), 김태식(민주당. 전북 완주 임실), 맹형규(한나라당. 서울 송파갑), 박병윤(민주당. 경기 시흥), 이상희(전 한나라당 의원. 비례대표) 후보 등 총 6명이 꼽혔다.

'반여성후보'로 꼽힌 후보들은 총 10명. 김무성(한나라당. 부산남), 김용균(한나라당. 경남 산청·합청), 김옥두(민주당. 전남 장흥·영암), 김종필(자민련. 비례대표), 김학원(자민련. 충남 부여), 심규철(한나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 이경재(한나라당. 인천 서구 강화을), 조희욱(자민련. 비례대표), 주진우(한나라당. 경북 보령·성주), 최병국(한나라당. 울산남) 후보 등이다.

환경단체와 여성단체는 모두 "단순 찬성이나 소극적 발언 등은 빼고, 적극적으로 반환경 입법, 반여성 정책 등을 주도한 인사들을 추려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낙천명단을 각 정당에 보내 해당 후보의 낙천을 촉구할 예정이다. 여성단체는 여성후보 당선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이날 발표를 끝으로 더 이상의 명단을 발표하지는 않는다는 계획이지만, 환경단체는 각당 공천이 마무리되는 2월 중순께 2차 낙천대상자를 심사 발표한다.

▲ 총선여성연대 대표자들이 공천이 부적격한 반여성 후보 명단을 설명하고 있다.
ⓒ 권박효원

반환경후보 6명, 반여성후보 10명 선정

총선환경연대는 적용 기준에 대해 "△전국적 환경사안인 새만금과 핵폐기장에 대한 거짓선동과 일방적 강행 주장 △환경파괴행위에 앞장선 일방적 태도와 행위 △반환경법 입법 및 친환경법안 반대행위" 등이라고 밝혔다.

총 6명 중 이중 새만금 사업 강행 입장 때문에 선정된 후보가 3명으로 전체 명단의 절반이다.

총선환경연대에 따르면, 강봉균 의원은 "환경단체는 국가 정책에 관여하지 말라"며 국민 참정권을 제한하는 발언을 해서 선정됐으며, 김영진 후보는 왜곡된 식량안보론을 내세워 농지 목적을 상실한 새만금 간척사업을 강행한 것이 이유가 됐다. 김태식 후보 역시 "법원 (새만금 간척사업 집행정지) 결정에 서명운동으로 맞서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외에 맹형규 후보는 96년부터 2001년까지 원자력발전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핵발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 박병윤 후보는 시화호 개발사업 재추진, 이상희 후보는 생명윤리법 제정 거부로 각각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올랐다.

총선환경연대는 명단 작성을 위해 16대 국회속기록과 법안발의 현황 자료, 상임위별 보고서, 국무회의 자료 등을 조사했다. 선정과정과 관련해 총선환경연대 측은 "더 많은 의원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발언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제외했다, 명단을 뽑아 놓고 지역이나 정당 등의 안배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환경연대는 새만금, 여성연대는 호주제 폐지에 중점 둬

총선여성연대는 명단 작성을 위해 양성평등 관련 법·정책이 다루어진 16대 국회(본회의, 상임위원회 전체 및 소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분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분석했다. 또한 양성평등 관련 법안 및 찬반 여부, 여성비하적 발언 여부, 가부장적 여성상 강화 발언 여부를 기준으로 '반여성후보'를 선정했다.

총선여성연대가 제시한 양성평등 관련법은 민법중개정법률안(호주제 폐지나 친양자법 개정), 모성보호관련법 등이다.

이중 특히 여성단체가 중점에 둔 것은 호주제 폐지 문제다. 김용균, 김옥두, 김종필, 김학원, 심규철, 주진우, 최병국 등 7명이 적극적으로 호주제 폐지에 반대해 명단에 올랐다. 조희욱 후보는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에 반대해 반여성후보로 꼽혔다.

반여성 발언으로 공천부적격자에 선정된 사람은 김무성 후보와 이경재 후보. 김무성 후보는 2001년 4월 장상 총리서리 임명과 관련 "대통령 유고시 어떻게 여성총리에게 국방 등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경재 후보는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김희선 의원에 대해 "다른 여자가 우리 안방에 누워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라는 말이냐, 주물러달라는 거냐"고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 선정 이유다.

▲ 4일 오전 파병반대국민행동 회원들이 여의도 국회앞에서 파병찬성 국회의원 낙선운동 선포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이 4당 대표의 얼굴사진에 달걀을 던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파병반대국민행동 "이라크 파병에 찬성 의원 낙선운동 펴겠다"

한편 민주노동조합총연맹·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5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행동도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당대표의 파병안 처리합의를 규탄하며 파병 찬성 국회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향후 지난해 이라크 1차 파병과 이번 추가파병에 찬성한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낙선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사실상 이라크 파병안 심의에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 국방위원들을 예의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4당 대표의 파병합의는 국회의 존재근거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민주적 담합"이라며 "정부의 파병동의안은 이라크 재건과는 연관 없는 굴욕적인 침략동의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정부는 파병동의안에 파병부대의 구성이나 성격, 임무, 예산에 대해 명시하지 않은 채 국회에 사실상 백지위임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회를 무시하는 이러한 정부의 파병안을 국회는 당연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상훈 참여연대 간사는 "오는 5일 파병안 심의가 있는 국회 국방위를 방청하고 9일 있을 본회의에서의 처리과정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며 "특히 국방위원들의 처리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켜본 뒤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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