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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관광부가 최근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앞으로 보낸 공문의 일부.
ⓒ 오마이뉴스 윤성효

친일 혐의를 받고 있는 유치환(1908~1967)을 기리는 '청마 추념 편지쓰기대회'에 국고 400만원을 지원했던 문화관광부가 지원금 환수를 하지 않는 대신에 행사 명칭을 바꾸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부는 지난 달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준)로부터 '청마 추념 편지 쓰기 대회 국고 400만원 환수 요청' 공문을 받고,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광부는 답변서에서 "사업 주관 단체인 통영문인협회가 사업명을 당초와 달리 '청마 추념 편지 쓰기 대회'로 변경해 청마를 추념하는 대회로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 통영시와 통영문협에 특정인을 추념하는 행사가 아니고 지역 주민의 문학적 감수성을 제고하는 행사로 하도록 시정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문광부는 "순수 지역 문학 행사로 치를 경우 지역 문화 활성화 효과가 있으므로 국고 환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광부는 당초 통영시와 통영문협이 '청마 문학 강연과 편지쓰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준비 과정에서 '청마 추념 편지쓰기대회'로 변경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관계자는 "문광부가 어쨌든 신경을 써서 재빨리 회신을 보냈다는 것과 특정 인물을 기리는 행사는 문제가 있다고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문광부로부터 시정 요구가 있어 통영문협에 통보를 했고, 행사 명칭도 바꾸도록 했다"면서 "당초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내는 '편지쓰기' 행사였는데 통영문협에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명칭을 '청마 추념 편지쓰기대회'로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문광부의 시정요구에 대해 통영시청 관계자는 "친일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을 기리는 행사를 반대하는 단체가 있는 만큼, 청마 선생을 추념하는 행사를 해서 오해를 살 이유가 없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문협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일 오후 통영 청마문학관에서 예정되었던 '편지 쓰기와 인하대 홍정선 교수 초청 특강'을 강행하기로 했다.

통영문협은 "한국 시문학사에 큰 획을 그으신 대 시인 청마 유치환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현대 문명 속에 차츰 잊혀져 가는 편지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우기 위해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와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미 '청마 추념 편지쓰기대회'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전교조 경남지부는 최근 학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비교육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학생들의 대회 참가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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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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