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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팀] 김지은 권박효원 정민규(부산) 남소연 송정근 기자

▲ 14일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가진 추모행렬이 광화문 사거리를 가득 메운 채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大韓尾國?' 윤도현밴드 촛불콘서트


[글을 맺으면서: "14일은 주권회복의 날" =14일 밤 10시 40분]

서울 시청앞-광화문 네거리 그리고 지방 곳곳에서 벌어진 촛불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났다. 서울에서는 '분노의 촛불'을 든 10만 인파가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들은 외쳤다. "살인미군 처벌하라" "SOFA 전면 개정하라" "부시는 공개사과하라".

14일은 주권회복의 날이었다. '10만 범국민 평화대행진'을 주최한 범대위(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심미선, 신효순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2월 14일은 대한민국 주권회복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촛불을 든 이들은 외쳤다. "우리가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고 있다."

14일은 전쟁반대의 날이었다. 한 전경버스의 앞유리창에는 "난 전쟁이 싫어요"라고 적힌 노란 8절지가 붙여졌다. 그 전경버스의 앞범퍼 등에는 20여개의 촛불이 놓여졌다.

14일은 또 남북대결을 부추기는 보수언론을 규탄하는 날이었다. 시위대는 조선일보 앞을 지나면서 촛불 든 손을 높이 치켜들고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고, 일부는 조선일보사 건물을 향해 계란세례를 퍼부었다.

그리고 14일은 '비폭력 평화시위'로 '성숙한 시위문화'를 만들어낸 날이었다. 경찰과 시민간의 몸싸움이 격해지려 하면 촛불을 든 시민들은 "비폭력" "비폭력"을 외쳤다. 집회는 10만 인파가 몰렸음에도 큰 불상사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무엇보다 14일은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게 한 날이었다.
'386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새벽5시 현재 뉴욕에서 동영상으로 시청앞 광장 촛불시위를 지켜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이 기사의 독자의견(196번)에 적었다. 그가 느낀 감동을 <오마이뉴스> 전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

[생중계를 보며 감동의 눈물이 흐릅니다]

추천수 : 63 뉴욕에서, 2002/12/14 오후 7:32:57


미선이와 효순이를 죽인 나라에서 빌붙어 살고있는 한 소시민입니다. 이른바 386세대입니다.

시청앞 저자리에 저는 87년에 섰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국민장 때 였습니다. 그때 100만 명이 모였었고 운구행렬이 이동한 후 시청앞을 떠나 미 대사관 방향으로 향했었습니다.

지금 <민중의 소리> 생중계를 보고 있는데 한창 경찰과 대치 중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당시에도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습니다. 지금 세대는 잘 모르시겠지만 작은 트럭 만한 다연발 최루탄을 쏘는 차들이 수 십대가 늘어서거 지랄탄이라는 것을 마구 쏘아대서 수 십 만의 대열이 흩어졌었습니다.

사람만 흩어진 것이 아니라 그 뜨거운 6월을 달궜던 열정도 차츰차츰 흩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 속에 희미한 잔영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주, 반미, 정의, 자존... 이런 낱말들이 갖고 있는 의미를 잃어갔습니다.

그리고 30대의 일상을 채우는 것은 삶에의 허덕거림과 자조와 냉소 뿐이었습니다. 386세대라는 자존심의 끝자락은 남아있었는지 위로는 40대 이상의 닳고 닳음을 조롱하고 아래로는 20대 이하의 세상에 대한 무지와 사회의식의 부재를 비웃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지난 6월 이후 이런 민족적인 역동성을 보게 되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솓구쳐 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80년, 90년대를 통틀어 세종로의 4거리와 미국대사관은 철옹성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철옹성이 이렇게 거대한 촛불의 바다에 밀려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군요.

이곳은 새벽 5시 반인데 제 눈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릅니다. '아침이슬'과 '광야에서'가 울려퍼지는 저 거리 한 가운데 저도 서고 싶습니다. 이땅의 아들로 태어나 이 한많은 땅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너무 감상적이 되는 것을 이해해 주십시오. 유색인종으로 남의 나라에서 하루하루 비굴하게 살아가다가 우리 민족의 이런 당당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메어지는군요.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다치지 마시고 더욱 당당하게 우리의 자존을 온 세계에 선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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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신=현장상황 최종:14일 밤 10시20분>

"31일 광화문을 다시 환한 촛불로 밝힙시다"


▲ 미 대사관으로 향하던 촛불 행렬이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전경벽에 막히자 "평화시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밤 9시 20분경 범대위 측이 "공식 집회는 이것으로 끝났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해산하지 않고 광화문 네거리에 세워진 무대차 주변을 지켰다. 또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500여명의 촛불시위대가 무사히 본대로 합류할 때까지 시민들은 이를 기다렸다.

시민들이 "경찰을 믿을 수가 없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돌아가지 않자 범대위 측은 직접 현장으로 가 상황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빠져 나온 시민이 무대차 위에 올라 서서 "내가 맨 마지막으로 나왔다. 다들 무사히 나왔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그제서야 환호하며 헤어졌다.

밤 10시경, 행사 주최측이 "31일 우리 다시 만납시다"라고 무대차 마이크로 방송을 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치켜들고 "예-"라는 환호로 화답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던 시민들은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아래에 촛불을 줄지어 세워놓기도 했다.

촛불시위 때마다 시민들의 심금을 울린다
마이크로 시민들 마음 사로잡은 우위영 범대위 문예위원장

▲ 우위영씨.
ⓒ김지은 기자
14일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의 마음을 모아 여중생 범대위 측에 전달했다.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에도 여중생 범대위 관계자들의 손을 부여잡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시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격려를 받은 사람은 집회의 사회를 본 우위영(39) 범대위 문예위원장. 우씨는 지난 7일 촛불시위 때 처음을 사회를 본 이후 이날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여린 듯 큰 목소리와 시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멘트로 시위 때마다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우씨는 이날 집회 후에도 한참동안 무대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을 잡고 "애썼다""고맙다"를 연신 말하는 중년의 시민들, "언니 멋져요"를 외치는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그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날 우씨는 집회가 끝나기 전 "시민들이 장미꽃이며 장갑을 선물해주셨다"며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회 마무리 후 달리는 무대차 위에서 우씨를 만났다. 시민들에게서 받은 음료수, 사탕, 보온병에 담긴 커피, 범대위에 전하는 성금 등을 쥐고 있었다.

"마이크를 잡는 솜씨가 범상치않다"는 말에 우씨는 "그동안 집회 사회를 본 경험이 꽤 돼 그런가보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지난 7일에 이어 이날도 광화문 네거리를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시민들이 말하듯 적재적소에 심금을 울리는 표현을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시민들의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라며 "사회를 볼 때마다 시민들의 마음과 기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위 때 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보통 4시간씩 큰 소리를 내야한다. 지난 7일에도 우씨는 4시간 동안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도 영하의 추위 속에서 5시간동안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의 목 상태는 괜찮을까.

그는 다행히 "노래패를 해서 그런지 목은 괜찮다"며 "단련돼 그런 것 같다"고 답한다. 알고 보니 노래패 '노래마을'의 가수로 5년 동안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

"첫날엔 시민들을 보고선 감격해 참 많이 울었다"는 우씨. 그는 "온 국민이 이 문제의 주인 돼 나섰으니 범대위도 그 믿음을 지켜나가기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있을 대규모 촛불국민대행진에서도 시민들은 마이크를 잡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짤막한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피곤한 기색없이 "사회 보는 것보다 인터뷰하는 게 더 어렵다"고 웃는 그는 "일주일 째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범대위 사무실로 다시 향했다. / 김지은 기자


<9신:14일 밤 9시10분>

촛불시위대 500명, 미 대사관 앞서 구호외쳐


▲ 시청 앞에 운집했던 추모 인파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미 대사관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마침내 촛불 시위대 500여명이 미 대사관 건물 앞까지 진입했다. 경찰은 미대사관 정문쪽에서 2차 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밤 9시10분경, 겹겹이 둘러친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미 대사관 앞에서 "소파 개정"을 외치면서 '아침이슬'을 합창하고 있다.

이중 20여명은 미대사관 건물 30미터 앞까지 나거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사관 앞에 집결한 시위대는 현재 5000여 명의 경찰에 둘러싸여 있다. 촛불시위대 본대는 여전히 전경버스에 막혀 대사관 앞쪽으로 합류하지 못한채 광화문 네거리에 멈춰서 있다.

시위대에 의해 1차 저지선이 뚫리는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에게 상당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각 현재 세종로 미 대사관 9층 건물은 절반 정도가 불이 켜진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미 대사관측은 지난번 촛불시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미국의 오만한 태도를 보는 듯 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광화문에 모인 10만명의 촛불 시위대는 '비폭력 시위'라는 또다른 역사를 썼다. 이날 시민들은 끝까지 '비폭력'을 고수해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어갔다.

집회 주최 측인 범대위도 "4700만명의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평화시위를 호소했다. 물론 일부 학생들이 좀더 미 대사관 가까이 가서 한국민들의 '분노'를 전하기 위해 경찰과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는 했다. 그러나 돌과 화염병이 날지도 않았고 경찰의 페퍼포크 차량도 등장하지 않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일 때에도 시민들은 "비폭력" "비폭력"을 거듭 외치며 평화 시위를 요구했다.

<8신 대체:14일 오후 8시20분>

50여겹으로 둘러친 전경 벽 뚫고 "비폭력" "평화시위" 외쳐
광화문 네거리 무대차에서 즉석 자유발언 "DOWN, DOWN, USA."


촛불시위대는 50여겹으로 둘러친 '전경벽'을 뚫었다.

오후 7시50분경, 촛불 시위대는 미 대사관으로 가기 위해 이순신 동상 옆쪽으로 겹겹이 쳐졌던 경찰 저지선을 뚫었다. 하지만 경찰 뒤에는 전경버스가 도로를 막고 빽빽이 들어차 있고 버스 사이 80cm 가량의 틈새에는 전경들이 늘어서 있어 시민들은 15m 정도밖에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시민들은 경찰차 앞에 대열을 맞춘 채 "차 빼라" "비폭력" "평화시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시위 도중 50여명의 학생들이 전경 차 위로 올라갔고, 뒤따라 경찰 30여명이 급히 차 위에 올라가 시위대가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고공 몸싸움'을 지켜보던 도로 위의 시위대는 경찰이 시위대를 막을 때마다 "그러다가 사람 떨어져요" "(버스에 오르려는 시위대 손을) 밟지 말아요"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다행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촛불시위대는 밤 7시30분부터 광화문 네거리에 무대차를 세워놓고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시민은 정광훈(농민)씨. 그는 첫마디로 "여러분 정말 멋집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씨는 이어 "오늘은 미군반대 연속극 연출의 날이다. 부시의 사과도 이젠 필요없다. 한반도에서 미군이 짐을 싸야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라고 말한 뒤 "DOWN, DOWN, USA"를 외치자 시민들이 이를 따라서 외쳤다.

정씨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해방군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자격을 내가 드리겠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 다함께 외치자, DOWN, DOWN, USA."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지난 5월23일부터 파업중인 가톨릭대 강남 성모병원 의료노동자 우선영씨가 올라왔다.

삭발한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은 우씨는 다음과 같이 절규했다.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악덕 사용주와 우리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미국은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 노동자와 국민이 깨어있기 때문이다. 우리 분괴하자, 인권은 항의에서 나온다. 우리 모두가 지금 촛불을 들고 있듯 한사람 한사람이 깨어나 일어서자. 그래서 우리의 자존심과 주권을 찾자."

촛불시위대는 현재 "대사관" "대사관"을 외치고 있다.

재미 유학생들, 곳곳서 자발적 추모집회.토론행사

(위스콘신주=매디슨)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국내외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유학중인 한국 유학생들의 자생적인 추모 모임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12월13일 오후 4시30분(한국 시각 14일 오전 7시 30분)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소재한 위스콘신주립대에서는 유학생 250여명이 모여 효순.미선 두 여학생의 넋을 기리는 촛불 추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추모 집회에서 유학생과 그 가족, 현지 한국인 등이 학교 중앙도서관 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미국 부시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촉구하였다.

오후 4시30분부터 ‘매디슨 추모 위원회’ 주최로 열린 추모 집회는 약 2시간 동안 촛불 점화식, 관련 자료 상영, 희생자에 대한 묵념, 결의문 선언 등으로 이어졌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학교 도서관 광장에서 주정부 청사에 이르는 시내 중심가를 왕복하면서 정의와 평화를 요구하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시가행진을 벌였다.

집회 준비측이 준비한 170여 개의 초는 집회 시작 전에 이미 동이 났다. 이날 추모 집회에는 유학생들과 가족들, 그리고 한국인 교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유학생들과 미국 학생들까지 참석하여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었다. 추모 집회에 참석한 미국인 교수 토드 프라이스(교육학과)는 “미국 밖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역할과 행위에 대해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은 미국 국민들에게도 매우 가치있는 노력이다”라고 이번 행사를 평가했다.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이번 일이 좀더 많은 미국 국민에게 알려지고 이를 계기로 주한미군주둔협정의 개정 등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는 길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 전인 12월1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채플힐 소재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도 현지 유학생과 미국인 50여 명이 학교 중앙 광장에 모여 촛불 추모 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중심가인 프랭클린 거리까지 행진을 벌이며 불공정한 재판과 불평등한 지위협정을 규탄했다.

여중생 사건과 관련하여 재미 유학생들의 자발적인 집회로서는 최초로 벌어진 이들 두 집회는 앞으로 미국 유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재미 유학생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각 학교의 한인학생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으며, 현지 언론에 이번 사건에 대해 기고하는 등 이번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허광준 나승안

▲ 10만 여명의 시민들이 일제히 촛불을 켜자 시청앞은 촛불바다를 이뤘다
ⓒ 민중의 소리

<7신대체: 14일 오후 7시20분>

"분노의 촛불을 <조선일보>를 향해 높이 듭시다"
시위대가 투척한 계란으로 떡칠된 코리아나호텔


촛불 시위대들은 <조선일보>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들은 "왜곡보도 중단하라" "조선일보 각성하라"라고 외치면서 수많은 계란을 조선일보 건물로 던졌다.

선도차량 마이크에서는 <조선일보> 각성을 촉구하는 다음과 같은 멘트가 흘러나왔다.

"우리가 가는 왼쪽에 조선일보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악평을 퍼부었습니까. 군부독재를 찬양해왔고, 지금도 밤의 황제를 자청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선일보를 싫어합니다. 분노의 촛불을 조선일보를 향해 높이 듭시다."

한 시민의 말이 끝나자, 촛불시위대는 일제히 '와-'하는 함성과 함께 촛불을 머리위로 치켜들었다.

이어 조선일보 소유의 코리아나호텔에 시민들의 '계란세례'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창간 82년'- 믿을 수 있는 뉴스 / 책임지는 신문 조선일보>라는 문귀의 현수막이 붙은, 호텔건물 오른쪽 벽면을 향해 7백여개(45개들이 계란판 16판 정도)를 던져 건물 벽면이 누렇게 흉칙한 모습으로 변했다.

▲ 코리아나호텔 북측 모서리에 붙은 <조선일보> 선전 문귀. 이날 시위대는 바로 이곳에 700여 개의 계란을 투척하며 왜곡보도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사진은 시위대가 계란을 투척하기 이전의 성한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시위대들은 계란을 투척하는 시민들을 향해 '잘한다! 잘한다!'를 연신 외쳐대고 있다. 현재 코리아나호텔 우측문은 굳게 잠겨진 상태이며, 관리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계란투척'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도 시위 내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방송차량에 탄 한 시민은 또 "이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만들어 냈습니다. 여러분의 촛불이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경찰과 몸싸움을 하던 한 여학생은 길가에 주차된 민주노동당 선거차량 위에 올라가 있던 사진기자들에게 "사진만 찍으면 뭐해. 기사를 제대로 내보내야지"라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KBS 카메라맨을 향해 "왜곡보도 KBS" "KBS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네가 살아갈 나라는 진정한 주권국가란다"
[네티즌 현장중계]시청광장 근방 사무실에서 본 촛불시위

▲ 시청 앞 집회에서는 성조기를 찢고 태극기를 펼치는 상징의식이 있었다.
ⓒ권박효원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추모 집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현장상황을 <오마이뉴스> 기사 의견에 올려주는 네티즌도 눈에 띈다.

기사의견란에 ID '정성우'씨는 오후 4시55분, '아리랑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현장상황을 알려왔다. 그는 시청 앞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5시26분 '현재 상황 날이 어두워 지면서...'라는 제목으로 쓴 기사 의견에서 "사람들이 촛불을 밝히기 시작했다"면서 "안치환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전해왔다.

다음은 정씨를 포함한 네티즌들이 보내온 현장 상황이다.

정성우, 2002/12/14 오후 5:26:23

날이 어두워지면서 사람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6시가 다가오면서 미처 오지 못한 사람들이 속속 시청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지금 안치환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듯 합니다. 시청 광장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곳의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미 대사관으로 달려갈 듯 합니다. 주변으로 1만5천명의 전경들이 미 대사관을 완전히 에워싸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소파전면 개정

현장중계 계속
시청뒤 사무실, 2002/12/14 오후 5:55:22


좀 전에 촛불 파도타기했는데 지금은 소리가 잘 안들리네요. 무교동 길에 경찰이 쫘악 깔리고 무전기 소리가 계속 들리는 군요. 어두워지니 프라자 호텔앞으로 촛불이 장관입니다.

시청앞, 2002/12/14 오후 6:02:46
미대사관으로 행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미 프레스센터 앞길을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어마 어마한 경찰병력입니다.

유사이래 이 정도의 경찰력을 구경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덕수궁 뒷담길은 경찰의 헬멧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번쩍 번쩍합니다. 길을 막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이대로라면 안전사고도 걱정이 됩니다.

현장속보, 2002/12/14 오후 6:07:09
정말 감격스러운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엄청난 경찰력도 평화적인 촛불 행진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입니다. 대치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오늘 하루, 주권회복의 날 만큼은 평화적인 행진을 허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농악소리도 들립니다. 모두가 외치는 함성소리 "비켜라, 비켜라..."

제가 왠만해서는 감동에 무딘데 이 장면 앞에서는 정말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대한민국 만세
소파 개정 부시 사과!!

현장속보 제4신
시청앞, 2002/12/14 오후 6:46:45


현재, 덕수궁 앞 도로(태평로)는 일부 선두그룹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나갔습니다만, 추가 경찰력이 다시 에워싸고 말았습니다. 일부는 고립되어 있습니다.

태평로 양쪽 보도에서는 손에 손에 촛불을 든 시민들이 이 장면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광야에서"가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일부 행렬은 무교동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많은 경찰력이긴 하지만 이 함성과 이 기세라면 저지선 돌파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촛불 파도 타기와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참으로 미안하게도 저는 사무실에서 이 글을 올리고 있을 수 밖에 없어서 더없이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다시 함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켜라! 비켜라! 비켜라!" 오늘 만큼은 평화행진을 허용해주었으면 합니다.

이제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시청앞, 2002/12/14 오후 7:23:03


제가 있는 곳에서 행렬의 선두가 보이지 않습니다.

광화문 네거리까지 촛불이 온 거리를 빼곡히 채우면서 지나갔습니다. 인파는 줄잡아 10만은 족히 되어 보입니다. 지금도 덕수궁 앞, 프레스센터 앞에는 삼삼오오 촛불을 손에 쥐고 행진을 하는 시민들이 보입니다.

젊은 부부와 아기도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기만 촛불을 가지고 있네요.

아빠가 아기더러 뭐라고 이야기를 건네는데, 아마도 "네가 살아갈 나라는 진정한 주권국가, 대한민국이란다". 뭐 이런 내용이 아닐까하고 지레 짐작해봅니다.

아무튼 끝까지 아무런 안전사고 없이 평화적인 행진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면서 저의 현장속보는 이제 여기서 막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6신: 14일 오후 6시40분>

미 대사관쪽으로 향하는 3갈래 촛불 물결
광화문 네거리까지 전진, 10만인파 운집


광화문 일대는 온통 거대한 촛불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경찰은 시청 앞쪽에서부터 시위대를 가로막았지만, 평화 시위 보장을 외치는 촛불시위대에 밀려 오후 7시 현재 이순신 동상 앞 광화문 네거리를 시민들이 완전히 점거했다.

촛불시위대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프라자 호텔까지 꽉차있고, 종로 방향으로는 종각까지 운집해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미 대사관쪽으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순신 동상 앞쪽 차선을 24대의 전경차로 가로막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차량의 위에 올라가 "살인미군 법정에 세워라"라는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있고, 시위 현장에서 뿌려지는 A4용지 반쪽짜리 전단에는 "조지 부시 공식 사과하라. 우리는 끝까지 싸운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경찰차 유리창에 '소파 개정' '부시사과' 등의 문구를 적어놓고 와이퍼에 여중생들의 영정을 끼워놓는 시민도 있었다. 이들은 경찰차 번호판 위에도 촛불을 올려놓는 등 철망으로 뒤덮힌 경찰차를 '여중생 추모차'로 장식했다.

한편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은 계속 불어나 현재 1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5만여명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4만여명은 을지로쪽으로 행진해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 종로쪽으로 향했다. 나머지 1만여명은 프레스센터 뒷길(무교동길)로 이동해 미 대사관쪽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평화적 행진을 요구하면서, "비켜라"를 연신 외치고 있다.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당신들이 좋아하는 '소파' 들고 이땅 떠나라"-정민규 기자(부산)
부산 촛불집회, 3000여명 하야리야 부대 앞까지 행진


한편 14일 오후 3시부터 부산 서면 태화백화점 앞에서 3천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교조 소속 황기철 교사의 사회로 순국선열과 미군범죄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단상에 올라온 김용환 목사는 9·11테러 추모행사와 미국의 이번 사태를 견주어 "미국은 천사의 나라로 보이려하지만 가장 많은 전쟁과 갖은 고문과 탄압을 하고, 28차례의 핵공격위협을 하였으며 이중 5차례가 한반도를 대상으로 했다"며 "미국은 그들이 좋아하는 소파를 가지고 이 땅에서 떠나라"고 역설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 가운데 가정주부 양순임씨는 "반미를 잘 모르지만 엄마들 아빠들이 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하고 있다.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효순이 미선이를 내자식이라 생각한면 잠이 오지 않을거다"라고 말했다. 양씨는 또 "부시는 CNN같은 정확한 공식채널을 통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대회는 오후 4시 30분 박영미(부산여성단체연합)씨가 △미군의 소파개정괴 사과 정부의 적극적 자세 △여야의 국회 임시 소집과 정치적 노력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하는 선언서를 낭독한 뒤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농악대를 앞세운 집회 참가자들은 4차선 차로를 가득메운 채 연지동 소재 하야리야부대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5시40분 부대앞에 집결한 시위대는 경찰측에 철문까지 진입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에 불응하자 산발적으로 양측간에 이를 놓고 충돌이 일어났다. 성난 시위대는 경찰과 미군부대를 향해 계란 등을 던졌다.

시위대의 일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철문까지 진입, 철문을 흔들며 부수려 했지만 곧바로 경찰에 진압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시위대 일부가 실신하거나 다치기도 했다. 오후 6시30분경 시위대는 미군부대 앞에서 '아침이슬' 'Fucking USA' 등을 부르면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각자 자진해산했다.

▲ 서울시청앞 광장에 모인 추모 시위대들. 오른쪽으로 시 청사와 왼쪽에는 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탑이 보인다. 날이 어둡자 시위대는 하나둘씩 촛불을 켜 들었다.
ⓒ 송정근

<5신 대체:14일 오후 6시 20분>

촛불시위대, 시청 앞에서 미 대사관쪽으로 이동 시도


시청 앞에 운집했던 추모 인파가 촛불을 들고 대사관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아침이슬'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프레스센터 앞에서 추모행렬을 막고 있고,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 "비켜라" "평화행진 보장하라"라고 외치면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부산 서면 태화백화점 앞에서 집회를 가진 시민 3000여명은 오후 5시40분경 연지동 미군부대(일명 하야리아 부대)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 가운에 일부가 진압경찰의 틈을 타고 부대 앞까지 진입, 부대 앞에 태극기와 두 여중생의 영정을 두려다 경찰들에 포위당했다가 6시 30분경 다시 경찰과 대치중이다. 그러나 양측간에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 민노당 권영길 후보와 함께 촛불을 치켜든 백기완 선생. 오른쪽끝은 문정현 신부.
ⓒ 오마이뉴스 황방열

집회에 참석한 권 후보, "부시의 '사과 전화'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이날 시청 앞 광장 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권 후보는 "부시가 어제(13일) 밤에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하는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권 후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사과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 공식 사과를 한 것인지 분명해져야 합니다. 만약 개인자격으로 한 것이라면 우리 국민을 우롱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이 범국민 대회는 그것을 요구하는 집회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권 후보는 이날 시청 앞에서 지난 87년과 92년 대통령 선거에 '민중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백기완 선생을 만나 평화대행진과 촛불시위에 함께 참여했다. 집회 중앙 무대 앞으로 이동한 권 후보와 백 선생은 이미 자리해 있던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과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 대구 시내를 물들인 '촛불시위'. 대구에 사는 조민제씨가 <오마이뉴스>에 관련 사진을 보내왔다.
ⓒ 조민제

▲ 시청앞 광장에 모인 촛불시위대들이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찢으며 미국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찢겨진 성조기 대신 대형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민족자주'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통일뉴스 송정미

ⓒ 통일뉴스 송정미

<4신:14일 오후 5시30분>

촛불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서울시청 광장은 이미 촛불바다를 이뤘다.

이어 대형 성조기가 시민들의 머리 위로 펼쳐졌다. 시민들은 "와-"하는 함성을 지르며 대형 성조기를 찢었다.

성조기가 사라진 뒤 그 자리에 대형 태극기가 펼쳐졌다. 시민들은 '아리랑'을 합창하며 다시한번 월드컵 응원때의 태극기 물결을 재연했다. 시민들은 이후 촛불을 들고 "소파전면 개정", "부시대통령 사과"를 외쳤다.

▲ 시청 앞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한 효순·미선양의 부모. 이날 두 아버지는 시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를 읽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이어 연단에 오른 효순, 미선양의 부모들이 연단에 올랐다. 시민들은 "아버님 힘내세요, 어머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깁니다"를 외쳤다.

두 부모들은 시민들의 격려가 쏟아지자 벅차오르는 감정을 누르지 못한듯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어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씨는 직접 쓴 편지를 품속에서 꺼내 읽어내려갔다.

심씨는 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범대위를 비롯해 여러 국민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신다면, 오만방자 파렴치한 조지 부시가 무릅을 꿇고 사죄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힘으로 소파개선이 아닌 개정이 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 미선이와 효순이가 몸은 떠나갔지만, 영혼만은 국민 여러분과 영원히 같이 살아 숨쉴 것입니다. 유가족으로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 어찌다 표현하겠습니까. 자존심을 지켜준 여러분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대학생 2명 대구 미군부대 기습시위

14일 낮 12시 10분께 대구시 남구 이천동 미군기지인 캠프헨리에서 경북대 총학생회 부회장 이모(23)씨 등 대학생 2명이 높이 50m 가량의 물탱크 탑에 올라가 2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씨 등은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 미국 부시 대통령의 공개적인 직접 사과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했으며, 경찰의 설득에 따라 시위를 중단했다.

경찰은 이 학생들이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수배 중임을 확인,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연합뉴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씨도 '시민들에게 드리는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유족으로서 모든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시 대통령에게 간접 사과를 받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열매가 아닙니다. 그 열매를 얻을때까지 계속 함께해 주십시오.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한편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들이 계속 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행사가 시작된 뒤 3시간여가 지났지만, 시청앞 광장에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불어나고 있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프라자 호텔 앞까지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어림잡아 4만명 이상이 모여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의 연령대는 주로 20대부터 40대이며,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눈에 띈다. 약 10미터 간격으로 무등을 태운 아이들도 보이고 있다.

▲ 지난 7일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메운 5만여 명의 촛불시위대. 이날 시위대는 세종로 미 대사관 앞까지 진입, 항의시위를 펼쳤다. 사진은 일민미술관 옥상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신:14일 오후 4시>

시청앞 광장에 울려퍼지는 "민족자주" 함성
"부시 대통령 전화 사과는 국민 기만이다"


시청앞 광장에는 "민족자주" 함성이 울려퍼지고 있다. 지난 여름 월드컵때 '오∼필승코리아'의 붉은 물결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던 바로 그 광장이다.

이날 '오만한 미국 규탄과 주권회복을 위한 10만 범국민평화대행진' 1부 행사인 규탄대회는 오후 3시30분경부터 시작됐다.

이날 대회사를 시작한 문정현 신부(범대위 상임공동대표)는 "어제 부시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가 아닌 기만이다"라고 못박았다. 문 신부는 이어 "부시대통령은 '한미소파를 없애고, 살인자 2명을 한국 재판정에 세우겠다. 또 미8군 사령관 등 책임자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해야 옳았다"면서 "이것 없이는 기만에 불과하다. 오늘 우리 대행진을 하자. 이 순간부터 전국민적 의식으로 주권 회복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연단에 오른 한상렬 목사(범대위 공동상임대표 및 방미투쟁단장)는 최근 방미투쟁 경과보고를 통해 "우리 투쟁단은 가는 곳곳마다 효순, 미선이의 죽음을 알리며 국제 여론을 환기시켰다. 또한 세계적 인권 평화단체와 연대의 기틀을 마련했고, 교포사회에 대동단결을 호소하고, 대책위를 결성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 목사는 "그러나 백악관은 추웠다. 냉담했다. 단식철야 농성을 하며 바라본 백악관은 검을'흑', 악할'악', '흑악관'이었다. 부시대통령은 무슨 전화질인가. 부시는 직접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목사는 이어 '민족 자주'라고 혈서를 쓴 부채를 펼쳐보이며, "민족자주를 되찾자"고 외쳤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민족자주"를 외치며 화답했다.


한 목사의 발언에 이어 시청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광야에서'를 합창했다.

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오늘 행사일정이 적혀있는 종이를 연신 흔들고 있고, 이곳저곳에서 여중생 범대위의 모금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미대사관 앞 도로 1차선을 전경버스 100여대로 빼곡히 채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2차선으로 나가 버스를 잡고 있다.

▲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청소년들.
ⓒ 송정근


아시아 민중 한 목소리 "미국반대"
"한국인들, 새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 구와에 데루코 총장, 월든 벨로 교수(왼쪽부터)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아시아평화연대(Asian Peace Alliance, APA) 회원들도 참가해 연대의 의지를 다진다. 월든 벨로 필리핀대 사회학과 교수, 구와에 데루코 '군사가지와 군대를 용서치 않고 행동하는 여성모임' 사무총장은 대회 참석 전 참여연대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APA 측은 "남한 전역에서 퍼지고 있는 미군의 존재에 대한 강한 미판의 물결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며 연대사를 전했다. APA는 이어 "(최근의 시위와 기도모임 등은) 평화와 인간존엄성에 대한 한국인들의 근본적인 바램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표징들"이며 "한국인들은 이제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을 창조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특히 APA 일본지부는 별도의 연대사를 준비했다. APA 일본지부는 "아시아 지역에 미군기지와 관련시설이 있는 한 여성과 아이, 외국인 노동자는 미군 폭력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며 "한국, 오키나와, 필리핀 그리고 모든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서 월든 벨로 교수는 연설을 통해 "지금의 분노를 미군부대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지속시키고 전쟁과 제국주의 확장을 반대하는 전세계적 투쟁으로 승화시키자"고 호소할 예정이다.

구와에 데루코 총장 역시 "군대와 전쟁, 군사산업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안전, 평화, 자유를 위하여 투쟁하자"는 내용의 연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연대사가 끝난 뒤 기자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군의 역할이 여전히 주효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월든 벨로 교수는 "미군이 아시아 국가들 사이를 중재하는 것은 불안정만을 초래한다"고 답했다. 벨로 교수는 "미군이 국가들을 중재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군사력 사용"이라고 지적하며 "아시아 국가 사이에 성숙한 다자간 외교안보 관행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권박효원

<2신:14일 낮 3시10분>

시청 앞 광장을 꽉메운 2만여명 추모인파


ⓒ 송정근
서울 시청앞 광장이 추모 열기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오만한 미국 규탄과 주권회복을 위한 10만 범국민평화대행진' 추모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6월 월드컵때 '붉은 악마'로 인산인해를 이룬 시청 앞 광장에는 벌써 2만여명의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조그만 태극기를 들고 있는 여학생, 아이와 함께 온 시민, 시청 건물 앞에 조용히 서서 광장에 마련된 대형 무대를 쳐다보는 할아버지, 깃발을 든 청년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시청앞 광장을 메우고 있다.

또 추모인파들이 지하철 시청역 출구로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고, 광장 곳곳에서 초를 판매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중구 황학동 철거민 대책위'는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양초판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또 시청과 미 대사관 사이 도로에는 전경차가 대부분 1차선을 점거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오늘 행사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 규탄대회(3시-4시, 반미투쟁 보고대회)

2부 우리 모두 빈디불이 되어 효순이 미선이의 '아리랑'(4시-5시30분)
-유가족, 네티즌 참여
-가수 신해철, 이선희, 민중노래패 우리나라, 윤민석, 안치환, 김미화 출연
-대한민국 주권선언
-상징의식
-10만 촛불점화식

3부-주권회복 촛불평화 대행진(5시30분-9시)

"19일은 우리민족 자존심 세울 투표일"
2030유권자네트워크, '투표참여 버튼' 나눠줘

2030유권자네트워크는 여중생 사망사건을 추모하고, 12월 19일 투표하자는 취지로 예쁜 버튼을 제작해 추모집회 현장에서 나눠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중생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긴 삼베 무늬와 대통령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약속하자는 '1219 버튼' 배지. 즉, 여중생 사건의 해결과 대통령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되찾자는 의미라는 게 유권자네트워크측의 설명이다.

추모와 참여의 의미가 담긴 버튼달기에 동참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 그 첫 주자로는 국민가수 윤도현밴드(윤밴). 윤밴은 13일(금)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갖고 여중생추모와 투표참여 의사를 밝혔다.

윤도현씨는 지난 13일 광화문에서 '촛불콘서트'를 개최한 뒤 2030유권자네트워크에서 버튼 5천 개를 구매했다. 윤도현 밴드는 현재 전국투어 콘서트중인데 내일(14일) 광주공연에서 또 한번의 평화시위를 할 예정이다. 물론 버튼도 함께 나눠준다.

버튼주문은 2030유권자네트워크 사무실(02-364-2039)이나 이메일(kyc@kyc.co.kr)로 하면 된다. 유권자네트워크는 이 버튼을 개당 100원씩 계산해서 보내주고 있다. / 유뉴스 백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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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의 죽음
-두 여중생 미선, 효순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 시인 이산하
1.

2002년 6월 13일, 초여름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온 세계를 뒤덮고 있을 때
대한민국의 한 작은 도시 의정부에서는
들꽃 같은 두 소녀의 잔인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날,
14살 어린 두 여중생은 시골의 좁은 아스팔트 갓길을
즐겁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친구 생일잔치에 가던 중이었다
이때 뒤쪽에서 달려오던 미군탱크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소녀들을 마치 토끼몰이 하듯 추격하여 쓰러뜨린 뒤
배와 가슴과 머리 위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지나갔다
그리고,
탱크는 다시 S자로 천천히 미선이의 가슴과 머리를 지나
효순이의 배와 가슴과 머리를 차례대로 짓이기며 지나갔다
탱크 궤도자국이 선명히 찍힌 효순이와 미선이의 시신 주위로
허연 골수와 창자가 터져나오고 붉은 피가 아스팔트를 적셨다
나뭇가지처럼 바스러져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신 아래쪽엔
2개의 신발이 떨어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5m아래에 떨어져 있는 한 짝은 궤도에 깔린 자국이 선명했고
또 한 짝은 7m아래쪽 갓길 풀섶 위에 무심히 떨어져 있었다
미선이의 하얀 운동화였다.

세계적인 화가와 무용가가 꿈이었던 우리의 두 여중생은
그렇게 갔다, 그렇게 백주대낮에 형체도 비명도 없이 갔다
바로 그 날,
우리들은 어디에 있었던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가
월드컵의 화려한 잔치 속에 불꽃놀이를 하고 있을 때,
'오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열광하고 있을 때,
'꿈은 이루어진다' 는 대형 현수막을 활짝 펼치고 있을 때,
두 소녀의 꿈은 미군탱크 아래 참혹하게 짓밟히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 대형 현수막을 다시 펼쳐들어야 한다
미선이 효순이의 붉은 피로 쓴 현수막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
두 눈 부릅뜨고 가슴이 터지도록 외쳐야 한다
"살인미군을 즉각 처벌하라!
"부시는 무릎 꿇고 사과하라!"
"SOFA를 전면 철폐하라!"
"주한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2.

우리 모두 잊지 말자!
너희 미국놈들이 살인마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므로써
너희들의 양심에 사형을 선고했음을 우리 모두 잊지 말자!
해방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한다는 미명 아래
통일 이후에는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또 그 다음에는 '세계의 평화'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너희 미군들은
영원히 이 땅을 떠나지 않으리란 것을 우리 결코 잊지 말자

우리 결코 잊지 말고, 그리고 믿지도 말자
이 어린 두 소녀를 학살한 살인마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아쉬움은 남지만 미군 당국의 사법권을 존중한다'는
이 피눈물나도록 가증스러운 친미 허수아비 정부를 믿지 말자
대통령이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이 영광스런 '인권국가'도
더 이상 믿지 말자
총독부 중의원으로 전락한 이 썩은 대한민국 국회도 믿지 말자
그리하여 오로지,
추운 거리로 나와 양심과 정의의 촛불을 켠 우리 자신만을 믿자
그 누가 있어 그 어린 소녀들의 영혼을 달래줄 것이며
그 누가 있어 그 어린 영혼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줄 것인가!

미선아, 효순아, 고이 잠들거라
이제 너희들의 고통은 우리 산 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미군이 없는 저 하늘 나라로 가 편히 잠들거라
너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촛불로 타오르마
수천수만의 촛불이 되어 이 땅의 자존심을 밝히고
비록 나라는 약해도 우리 국민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마!
그리하여 우리 조국은 우리의 이름으로 다시 세우도록 하마!

[저자 메모]
이미 고인이 된 어린 두 영혼을 위로하고 또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살인미군을 한국법정에 세워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자존심을 짓밟은 부시 미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불평등한 SOFA 협정을 전면 개정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비록 뒤늦게나마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기에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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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산하는...]
이산하 시인은 1960년 경상북도 영일에서 출생해 부산에서 성장했다. 1970년대 후반 혜광고 재학시절에는 대구 대건고의 안도현과 고교생 대상 백일장을 휩쓸며 소년문사로 이름을 날렸고, 경희대 국문과에 재학 중이던 1982년 문학동인지 <시운동>에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의 놀이' 등을 발표하며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모더니즘에 경도됐던 그의 문학적 경향이 바뀐 것은 1984년 경희대 지하신문 <자유전선>의 편집장이 되면서부터다. 신문의 편집책임을 맡은 그해 '불온유인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수배된 이산하는 이후 4년 동안 검거를 피해 숨어 다녀야 했다.

1987년 3월엔 금기의 역사였던 '제주 4.3항쟁'을 1300행에 이르는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묶었고, 이로 인해 체포와 구금을 겪는다. 그 충격으로 아버지는 쓰러졌고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이후 10년 이상을 절필했던 그는 1999년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작단에 복귀했다.

2002년 봄에는 전국의 유명사찰을 돌아보고 쓴 기행문 <적멸보궁 가는 길>을 상재했고, 최근에는 체 게바라 시집 <먼 저편>을 엮었다. 현재 인권 월간지 <사람이 사람에게> 편집위원. / 홍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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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윤도현밴드 촛불콘서트에서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신:13일 밤 10시>

주말, 여중생 사망사건 최대 항의시위 열릴 듯
전국 55개 도시 및 해외 15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해결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열기가 주말을 후끈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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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4일 오후 3시 서울을 시작으로 각 지역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하는 '10만 범국민대회(이하 범국민대회)'가 전국 55개 지역을 비롯 미국, 뉴질랜드 등 해외 15개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미 백악관, "대통령 아닌 개인적인 유감 표명"
범대위·유가족,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13일 밤 10시 부시 미국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을 전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국내 언론은 "미국의 첫 사과"라며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를 부시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로 보는 데는 이견이 있다. 특히 여중생 범대위와 유가족 측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부시 대통령과 김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진 다음날 미 백악관 측은 "부시 대통령의 전화는 대통령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유감 표명"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한 이튿날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전화는 대통령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유감 표명"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번 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이 직접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이나 현행 SOFA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중생 범대위와 여중생 유가족 측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 대단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채희병 범대위 사무국장은 "사과 의지가 있다면 최소한 국민들 앞에 또는 언론 앞에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부시 대통령의 직접사과·SOFA 전면 개정·한국법정에서의 다시 재판하는 것'인데 이 세 가지중 한 가지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여중생 범대위 측과 유가족은 14일 오후 3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10만 범국민대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김지은 기자
범대위 측은 "서울만 최대 인파 10만을 목표로 범국민대회를 열 것"이라며 "전국적으로는 30여만명의 인파가 시위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경찰청은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이날 행사가 평화적으로 치러지도록 행사 참여인원 규모에 따라 지난 6월 월드컵 응원전 때 처럼 일부 차도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로점거나 미 대사관으로의 행진 등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혀 시위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지난 7일 광화문 촛불시위 때 5만 시위인파가 세종로를 따라 미 대사관 앞까지 촛불행진을 벌인 바 있다.

문화·예술인들도 여중생 사건 규탄에 나선다. '고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규탄 범문화예술인'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서울 종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강당에서 시국토론회 및 철야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철야농성에는 황석영·고은·현기영·조정래씨 등 작가를 비롯 영화인 이장호·유지나씨 등 미술·음악·영화·만화·사진인 100여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낮에는 주둔 미군이 있는 아시아의 나라들에서 대표단이 내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각 나라의 미군기지 및 미군범죄관련 운동상황을 알릴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14일 낮 1시 30분부터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여중생 사건 연대를 위한 아시아·평화 운동 지도자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포커스 온더 글로벌 사우스(Focus on the Global South)의 대표 월든 벨로(Walden Belo), 일본 오키나와현의 평화운동 지도자이자 '군사주의 폭력에 반대하는 군사주의 폭력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여성행동(Okinawa Women Act against Military Violence)의 사무총장 쿠웨에 테르코(Kuwae Teruko)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아시아에서 미군기지가 있는 국가인 필리핀과 일본의 미군기지 및 미군범죄관련 운동 상황을 알리는 한편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군기지 운동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기자 간담회 후 이들 대표단은 오후 3시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 국제연대 메시지를 연설한다.

덧붙이는 글 | 전국 60개 지역, 해외 15개 나라 "주권회복의 날" 범국민평화대행진 

[서울]
1. 오만한 미국 규탄과 주권회복을 위한 10만 범국민평화대행진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 

1부 규탄 대회 / 2부 추모 문화제 '우리 모두 반딧불 되어, 효순이 미선이의
아리랑' / 3부 주권회복 촛불평화대행진

[경기지역]
2. <과천>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중앙공원 분수대)
☞ 문의 : 민주노동당 과천지부

[청주 충북지역]
3. <청주>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철당간)
☞ 문의 : 충북지역대책위 016-463-4717
4. <충주> - 추모 문화제 및 촛불 행진 (오후 6시, 성서도 차없는 거리)
☞ 문의 : 충주대책위 (043) 855-2800, 016-363-5894
5. <제천>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제천 시민회관 광장)
☞ 문의 : 제천대책위 043-646-3474, 011-468-5595
6. <음성> - 추모 규탄 집회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음성 버스터미널 앞)
☞ 문의 : 019-421-2263
7. <진천> -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중부상호신용금고 옆)
☞ 문의 : 018-424-7947
8. <괴산> - 추모 공연 및 촛불 행진 (오후 4시, 괴산 군민회관)
☞ 문의 : 016-460-3916
9. <영동>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30분, 3.1 운동기념탑 앞)
☞ 문의 : 019-612-0709
10. <옥천>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옥천국 농협 앞 광장)
☞ 문의 : 011-9021-4188
11. <보은> -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30분, 중앙사거리)
☞ 문의 : 011-402-4669
12. <단양>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단양 조흥은행 앞)
☞ 문의 :

[대전 충남 지역]
14. <대전> - 대전 시민 분노의 날 (오후 4시, 대전역 광장)
☞ 문의 : 대전충남대책위 016-447-2050
15. <공주> - 공주시민 평화대행진 (오후 5시, 공산성 앞)
☞ 문의 : 공주시민대책위원회(준) 041-856-3863
16. <논산>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6시, 오거리 공원)
☞ 문의 : 논산대책위 041-735-2603
17. <당진>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터미널)
☞ 문의 : 당진 농민회 018-451-2820
18. <보령>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대천역 광장)
☞ 문의 : 민주노총 대전충남연맹 서부지구협의회
19. <서산>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중앙통 삼풍빌딩 앞 4거리)
☞ 문의 : 민주노총 대전충남연맹 서부지구협의회
20. <아산> - 아산시민 추모대회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온양역)
☞ 아산 대책위 016-446-4339
21. <연기>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조치원 역 광장)
☞ 연기사랑청년회 016-453-7083
22. <천안> - 천안, 아산 주권회복의 날 범국민대회 및 촛불 행진 (오후 4시,
천안역 광장)
☞ 천안아산통일연대 011-9808-7053
23. <홍성>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30분, 한독프라자 앞 하상주차장)
☞ 문의 : 홍성군 농민회 011-457-6048
24. <서천>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군민회관 앞)
☞ 문의 : 
25. <태안> - 규탄대회 (오후 2시, 구터미널)
☞ 문의 : 태안청년회의소 041-675-2784, 016-873-6506

[전북지역]
26. <전주> - 전북 도민 행동의 날 및 촛불 행진 (오후 4시, 코아 백화점 앞)
☞ 문의 : 전북대책위 063-253-3569, 017-602-5821
27. <고창> -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고창군청 앞)
☞ 고창시민대책위 017-343-7642
28. <남원> -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남원제일교회-남원시청 앞)
☞ 문의 : 남원군 농민회 016-605-6829
29. <장수>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장수성당 앞)
☞ 문의 : 장수군 농민회 011-670-5433
30. <순창> -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30분, 농협 순창군지부 앞)
☞ 문의 : 순창민주연대 011-761-5850
31. <익산>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익산역 앞 제일은행 앞 4거리)
☞ 문의 : 익산시민대책위 019-640-1064

[광주·전남지역]
32. <광주> - 주권회복을 위한 광주전남시도민 결의대회 및 촛불 평화대행진 (오후 4시, 전남도청 앞)
☞ 문의 : 광주지역대책위 019-609-0900
33. <목포> - 목포 시민 대회 (오후 5시 30분, 목포역 광장)
☞ 문의 : 목포 민주시민운동협의회 011-9615-5061
34. <여수> - 여수시민 2차 규탄대회 및 촛불 행진 (오후 3시, 진남관 앞)
☞ 문의 : 여수통일연대 061-682-3902, 019-628-1756
35. <순천>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6시, 도립병원 로타리)
☞ 문의 : 순천지역민주단체연합 018-605-8278
36. <영광> - 촛불 추모제 및 인간띠 잇기 행사 (오후 4시, 영광읍 터미널 앞)
☞ 문의 : 영광군 농민회 011-608-4584

[강원지역]
37. <춘천> - 강원도민 2차 행동의 날 및 촛불 행진 (오후 4시, 강원대 후문)
☞ 문의 : 민주노총 강원본부 017-370-5874
38. <원주> - 원주지역 시민, 청소년 행동의 날 (오후 6시, 농협 앞)
☞ 문의 : 원주지역대책위 033-731-2042, 019-240-8796
39. <강릉> - 주권회복의 날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대학로)
☞ 문의 : 강릉 청년회
40. <동해>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천곡동 롯데리아 앞)
☞ 문의 : 전재영 016-348-4549
41. <횡성>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3.1 광장 앞)
☞ 문의 : 참여자치횡성국민연대 033-342-2177, 017-371-4112

[대구 경북 지역]
42. <대구> - 1만 대구경북시도민 평화대행진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
☞ 문의 : 대구경북지역연석회의 011-822-8484
43. <안동> - 경북북부지역 주권회복의 날 및 촛불 추모제 (오후 3시, 조흥은행 앞 문화의 거리)
☞ 문의 : 예천 대책위 054-655-7965, 011-9388-7965
44. <성주>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성주농협 참외공판장 앞/오후 3시부터 사전행사)
☞ 문의 : 성주군 대책위 054-932-0324. 016-809-1040
45. <왜관> - 주권회복의 날 (오후 2시, 왜관 미군부대 정문 <복지회관 입구>)
☞ 문의 : 전교조 칠곡지회
46. <구미> - 주권회복의 날 (오후 4시, 구미역 광장)
☞ 문의 :
47. <포항> - 촛불 추모제 및 청소년 행동의 날 (오후 5시, 포항 우체국 앞)
☞ 문의 : 포항 KYC 054-251-5025, 011-9384-1289
48. <김천>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김천역 광장)
☞ 문의 : 김천 YMCA

[부산 경남지역]
49. <부산> - 부산 시민 시국대회 및 촛불 평화대행진 (오후 3시, 태화백화점 앞)
☞ 문의 : 부산 시국회의 019-599-1423
50. <울산> - 울산 시민 대회 및 촛불 평화대행진 (오후 4시, 롯데백화점 앞)
☞ 문의 : 울산 대책위 052-294-7278, 052-204-7278, 011-9907-4225
51. <거제>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고현 중곡동 덕산 공원)
☞ 문의 : 
52. <진주> - 진주 시민 대회 및 촛불 추모제 (오후 2시 30분, 차없는 거리)
☞ 문의 : 서부경남연합 055-759-6064, 011-9322-6064
53. <김해> - 촛불 추모제 및 촛불 행진 (오후 5시, 왕릉공원 앞)
☞ 문의 : 김해통일연대 055-329-0051, 011-9519-4795
54. <사천> - 사천 시민 행동의 날 (오후 2시, 삼천포 축협 옆)
☞ 문의 : 사천지역민주단체협의회 016-579-3674
55. <마산> - 경남도민 2차 결의대회 (오후 3시, 마산 창동)
☞ 문의 : 경남운동본부 016-586-0057
56. <창원> - 추모 문화제 (오후 5시, 정우상가)
☞ 문의 : 경남운동본부 016-586-0057
57. <거창> - 규탄 대회 및 촛불 행진 (오후 4시, 읍사무소 로터리 앞)
☞ 문의 : 거창민중연대 016-558-6288
58. <밀양> - 촛불 추모제 (오후 6시, 영남루 밑 밀양시립도서관 앞 뜰)
☞ 문의 : 밀양대책위 박성대 016-226-9630
59. <통영> - 촛불 추모제 (오후 5시 30분,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
☞ 문의 : 통영사람들의 모임 055- 646- 8082
60. <함안> - 규탄 집회 및 촛불 추모제 (오후 4시, 가야읍 문화의 거리)
☞ 문의 : 함안민중연대 011-588-0855


해외 촛불평화대행진

1. 독일 베를린 촛불시위 및 항의시위
  - 일시: 12월 1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3시3분)
  - 장소: 미 문화원 

2. 독일 뮌헨 촛불시위
  - 일시 : 12월 14일, 오후 6시
  - 장소 : 오데온스프츠
  - 문의 : 뮌헨감리교회(49-89-357-567-13)

3. 프랑스 촛불시위
  - 일시 : 12월 7일, 14일, 오전10시

4. 스웨덴 촛불시위
  - 일시 : 12월 14일

5. 일본 여중생대책위
  - 서명운동 지속
  - 주말시위

6. 미국
  - 여중생범대위 백악관 투쟁과 결합해서 시위 진행
  - 때: 2002년 12월 14일(토) 오후 7시
  - 곳: 맨하튼 32가 & 브로드웨이
       (코리아 타운내 우리은행, 옛 상업은행 자리)
  - 주최: 노둣돌,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자주연합)뉴욕지부
  - 연락처: (917)584-4458/ (917)796-0870/ (201)658-2610

7. 러시아 촛불시위
  - 일시 : 12월 14일, 오후 2시(한국시간 8시)
  - 장소 : 미대사관 앞 
  - 모스크바 총유학생회 등 50여명 참가예상

8. 호주 캔버라
  - 일시 : 12월 7일, 14일, 오후 1시(한국시간 3시)
  - 장소 : 미대사관 앞
  - 제호주 한국 총유학생회 등 참여, 서명운동 함께 진행(7일에 150명 서명)

9. 호주시드니 촛불시위
  - 일시 : 12월 14일, 오후5시 (한국시간 3시)
  - 장소 : 시티 타운 홀 앞
  - 내용 : 성명문 낭독 및 미 총영사관까지 행진, 미디어에 멧세지 전달 등.
  - 준비물: 양초, 종이컵, 검은 옷 착용, 꽹과리, 북, 태극기등등. 
  - 주관 : 재호조국통일협의회, 한인 건설노조, 타민족 연대, 재호유학생협회 등.

10. 영국 3차 촛불추모행진
  - 일시 : 2002년 12월 14일, 오후4시
  - 장소 : 버밍엄 시티 센타
  - 문의 : 버밍엄 한인 (조원태 목사) (0121-441-3906) 

11. 영국 런던
  -일시 : 2002년 12월 14일 오후 4시-6시
  -장소 : Leister Sq. 옆 맥도날드 앞 
  -준비물 : 양초 바람막이용 컵 따땃한 옷...

12. 아일랜드 촛불시위
  - 일시 : 12월 13일, 오후 3시 30분
  - 장소 : 트리니티 컬리지 앞

13. 캐나다
  - 일시 : 12월 14일, 6시
  - 장소 : 미국 영사관 (360 유니버시티 에비뉴)
  - 문의 : 416-487-3933/http://www.TorontoKorean.ce.ro 

14. 일리노이주립대 촛불행진 예정
  - 일시 : 12월 13일, 5시 
  - 장소 : 유니온 

15. 뉴질랜드 오클랜드 촛불추모식
  - 일시 : 12월 15일(일), 저녁 8시
  - 장소 : 시내 한복판인 아오테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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