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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시민저널 <하이웨이> 다닐렌코 편집장
ⓒ 오마이뉴스 김귀현
우크라이나를 아나? 인구 4600만명으로 사는 사람 숫자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인터넷 인구는 고작 500만명으로 우리나라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나라. 그 나라에서도 시민저널리즘은 꿈틀대다 못해 피어나고 있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해 표현의 자유가 폭발했지만 이제 문제는 정치적 자유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시민참여저널인 <하이웨이(HighWay)>(www.hw.net.ua) 세르히 다닐렌코(Serhiy Danulrnko) 편집장을 29일 2007세계시민기자포럼이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세르히 다닐렌코 편집장은 "우크라이나가 소련 지배를 받았을 땐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적인 이슈나 그런 것에 대한 제약은 없다"며, "다만 어떤 회사한테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면, 미디어는 그 단체나 회사에 해를 끼치는 기사는 못 쓴다"고 말했다.

그걸 <하이웨이>가 해내고, 전문기자와 시민기자를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런 점에서 <하이웨이>는 다른 시민저널과 또 달랐다. 회원 가운데 30%가 전문기자로, 전문기자와 시민기자가 소통하는 공간이 또 <하이웨이>라고 했다.

- 어떻게 <하이웨이>를 만들 생각을 했나? 언제 창간했나?
"2004년 대학 때 친구들과 '학생신문'을 창간했는데 나라 전체를 위해 뭔가 해보잔 취지에서 2004년 창립에 착수했다. 본격적으로 <하이웨이>가 온라인에 올라간 건 2005년부터다."

- <하이웨이> 하루 방문자, 현재 시민기자는 얼마나 되나?
"하루 2만5천명이 <하이웨이>를 방문하고, 회원수가 5000명이다. 그 가운데 300명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회원 30%가 전문기자, 소속매체에 쓸 수 없는 기사 올려

- <하이웨이>는 기존 매체와 뭐가 확실히 다른가?
"기존 미디어와 달리 사회적인 네트워크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른 매체와 다르다. 내용이 초점이 아니라, 독자들이 상호 작용하고 소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하이웨이> 회원 가운데 30%가 현재 미디어 일을 하는 전문기자다. 이 전문기자가 일반 시민기자랑 소통할 수 있다. 이게 기존 미디어와 차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저널과도 다르다."

▲ 우크라이나 시민저널 <하이웨이>.
ⓒ 하이웨이

- 전문기자는 자기 매체가 있는데 왜 거기 안 쓰고 <하이웨이>에 기사를 쓰나? 기존 매체에 쓸 수 없는 기사가 있단 건가?
"네 가지 케이스가 있다. 먼저 전문기자가 아니고 언론 공부하는 학생이 미디어 경력을 쌓고자 할 때, 언론사 취직 안 될 때 <하이웨이>에서 경력을 쌓는다. 두 번째, 기존 미디어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가 있다. 시작부터 제약을 받거나, 편집장에게 커트 당한 게 있다. 그걸 다룬다.

세 번째, 예를 들어 'TV가이드' 같은데 종사하는 기자라면 TV 프로나 영화 같은 것 밖에 쓸 수 없다. 이 기자가 환경 문제 같은 걸 취재해 쓰고 싶다. 그러면 <하이웨이>에 쓴다. 네 번째로 신문은 독자 피드백이 바로 오지 않으니까, 전문기자가 기존 미디어에 올린 기사를 <하이웨이>에 다시 올린 경우도 있다. <하이웨이>에 올려 독자 피드백을 받아서, 앞으로 기사 쓸 때 참고한다."

"일반 미디어, 재정 지원하는 회사 기사는 못 써"

- 기존 미디어에서 다룰 수 없는 주제라니? 제약받거나 검열받는 주제가 있나? 예를 들어 정치적인 거나?
"없다. 정치적인 이슈나 그런 것에 대한 제약은 없다. 우크라이나가 소련 지배를 받았을 땐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오히려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 다만 신문사마다 편집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다. 거기 따라 제약받는다. 어떤 회사한테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면, 재정 지원을 해주는 단체에 해를 끼치는 기사를 못 쓰니까. 그런 걸 <하이웨이>에 쓴다."

▲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7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하이웨이>에 기사가 나간 뒤, 정책이 바뀌었거나 누군가 삶이 바뀐 일이 있나?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지대에 이웃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불법 매립한 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사는 사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신경 안 썼다. 한 시민기자가 지역신문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기사화되지 않았다. 그가 그걸 <하이웨이>에 썼다. <하이웨이>에 기사나 나간 뒤 그 문제가 해결됐다. 또 <하이웨이>에서 소개한 인물을 기존 미디어가 출연 요청하고 취재 섭외를 해온다.

또 <하이웨이>는 우크라이나 전국에서 본다. 지역 신문은 그 지역에서만 본다. 그 지역이야기라도 그걸 <하이웨이>에 쓰면, 그 지역 일이 전국으로 보도된다. 신문도 지역 일을 알아볼 때 <하이웨이>에 의존한다."

- <하이웨이> 만들며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게 뭔가?
"두 가지다. 먼저 재정문제다. 초기에 학생 신분으로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자, 투자자 구하는 게 시급했다. 수익도 내야 했다. 처음엔 있는 돈을 써서 했다. 2년간 어려웠다. 지금은 투자자가 있어서 문제가 해결됐다.

두 번째가 인터넷에서 커뮤니티 운영 문제다. 소련 지배받을 땐 표현의 자유도 억압됐다.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생겼다. 또 독립과 동시에 인터넷 시대가 왔다. 그 덕분에 사람들이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만, 부작용도 많았다. 사람들이 예의 없게 글 쓰고, 존중하지 않고 서로 심하게 비판했다. 이제 좀 지적인 토론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운영에 신경 쓴다. 그 점이 힘들다."

- <하이웨이> 비전이나 목표는?
"<하이웨이>가 UCC 창출의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유저들이 글이나 사진, 비디오, 오디오, 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전국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의사 교환의 장이 되길 바란다. 시민기자들이 만들어낸, 영향력 있고 강력한 사이트가 되는 게 꿈이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기자들이 <하이웨이>에 가입하고, 시민기자들과 상호작용하고 이런 형태 시민저널 사이트를 강력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통역: 김정민]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하이웨이, #우크라이나, #다닐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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