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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0일 오후 6시 40분]

▲ 이명박 후보가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에서 다른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투기'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는 29일 한나라당 경제분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돈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곳으로 옮기거나 투기를 목표로 (집을) 옮기는 것은 정부가 그렇게 관여할 일이 아니다. 세금만 잘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이 정부는 부동산대책을 9번이나 발표하고도 집값만 올려놓았다"고 정부를 비난했는데, 막상 토론에 임해서는 '세금만 잘 내면 투기를 해도 무방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후보의 투기 발언을 단순한 실언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그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박근혜 캠프의 한선교 대변인은 "투기란 단어를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써도 되냐"며 "이 후보의 그릇된 부동산관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돈 있는 사람이 근로소득 목적으로 부동산을 팔고 사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국가가 조절기능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세금만 잘 거두면 된다? 그렇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왜 필요하냐? 기본적으로 경제관이 잘못된 분이다."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후보도 이명박의 '투기' 발언에 대해 "그게 말이 되냐? 이 후보 얘기대로라면 돈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100채를 구입해도 청약을 줄 수 있도록 현행법을 다 바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원희룡 후보는 이 후보의 부동산정책과 대운하 건설이 접목될 경우 땅값 폭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원 후보는 "우리 당과 이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신도시 개발로 땅값 들쑤셔놓았다'고 비판해왔는데, 그의 생각대로 대운하를 개발하면 예정지 땅값이 오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명박의 부동산 정책은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목적 세금만 확실히 받아내면 된다"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 등 범여권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원혜영 의원은 "시장 재직시절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을 맹렬하게 비판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매우 큰 당혹감을 느꼈다"며 "부자들의 투기행위를 옹호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재성 대변인도 "투기목적으로 사들이는 부동산에 정부가 개입하지 말라는 이 후보의 발언이 압권이었다. 특권 후보임을 커밍아웃하는 순간이었다"고 공세를 폈다.

양형일 통합신당 대변인은 "이 후보가 '내 돈벌이 하는데 세금만 내면 되지, 무슨 상관이냐'는 사고방식을 드러냈다. 70~80년대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이명박다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세금만 낸다면 투기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매우 위험한 인식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가 주거 소외 계층과 서민들의 고통을 무시한 채 정부의 투기억제 정책 무용론으로 읽힐 수 있는 주장을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며 이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박근혜 고진화 홍준표 원희룡 이명박 후보가 참석하는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를 개최하면서 경선의 막을 올렸다. 이명박 후보가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 후보는 30일 오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후 기자를 만나 전날 발언을 해명했다.

그는 "자기 집을 자기가 옮기는 건 자유 아니냐?"고 하면서도 "투기 목적하고, 자기가 발전적으로 옮기는 수가 있다. 투기목적하고 그것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시장님, 집을 여러 채 소유하자는 의미는 아니라는 거죠?"라고 한 번 더 확인 질문을 하자 이 후보는 "그렇지, 그럼 투기지"라고 답했다.

이명박 캠프의 진수희 대변인은 "부동산 수급은 시장원리에 맡기고, 서민주택 문제는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며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에게는 세금만 확실히 받아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대운하와 관련해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해 "환경파괴라느니, 물이 나쁘다느니 공격하고 비판하는 건 쉽지만 토론을 통해 이런 걸 알리기는 힘들다"며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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