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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검색 기업 구글의 2006년 4분기 순이익은 10억 달러(9300여억 원), 국내 네이버의 순이익은 400여억 원이다. 그러나 실제 검색 콘텐츠를 언뜻 보면 세계적인 성공 모델인 구글보다 국내 네이버의 검색 시스템이 월등해 보인다.

네이버에서는 체계적으로 분류된 검색 결과가 제공된다. 콘텐츠는 일목요연하고 깔끔하게 화면을 장식한다. 검색자가 원하는 눈높이에 맞게 각종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러나 구글의 검색결과는 조악하고 디자인도 엉망이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깔끔하지 못하다. 일목요연하지 못하고 자료상태를 제각각이다. 아무렇게나 연결만 시킨 꼴이다. 네이버와 같이 자료를 저장할 수 있는 블로그도 제공되지 않는다. 더욱 카페와 같은 온라인 모임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구글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오히려 꾸미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은 것이 구글의 강점인 것이다. 구글은 링크의 법칙에 철저하게 따를 뿐이다. 인터넷상에서 링크가 많이 연결되어 있는 허브 사이트나 허브 자료를 연결해준다. 따라서 가장 많이 링크되어 있는 자료부터 보여준다. 링크가 많이 되어 있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거나 선호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공은 자연스럽게 네티즌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자료 순으로 배열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어느 몇 사람의 판단으로 지시하거나 계획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경우 모두 사람의 수작업, 즉 네이버의 손을 거친 것이다. 링크의 수와는 관련이 없으며 네이버 시스템 관련자의 판단에 의지할 뿐이다.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네이버 안의 지식iN을 비롯한 블로그,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을 링크시킨다. 여기에 자체에서 분류한 사건과 개념, 인물에 대한 정보를 검색 정보로 제공한다.

물론 이러한 정보에 대해서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위키디피아의 체계와는 다르게 검증할 수 없으며, 틀린 사항도 고치기가 힘들다. 웹 2.0 정신을 자기폐쇄화의 고리에 가두었기 때문이다. 결국 제공 내역은 네이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 수준, 지식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거대한 사이버 세계를 감안한다면 그 참여 인원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검색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 자체는 많은 돈을 벌지는 모르지만, 지적인 역할은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색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들은 학술적인 정보들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학교 숙제로는 유용해도 학술적으로는 별 쓸모없다는 말이 타당하다.

또한 검색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유료정보들도 자기 폐쇄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자기 폐쇄성 속에서 장사를 하는 정신만 투철하다. 이럴수록 한국은 물론 사이버 세계의 지적 수준을 저하시킨다. 적어도 네이버의 지식 iN을 논문에 인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단기적로는 네이버는 승리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장에 필요한 가벼운 정보를 검색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정보를 맞춤으로 제공하는데 구글이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가벼움에 대한 질타 때문인지 도서 검색 서비스를 통해 학술적인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중소 출판사를 고사시켜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매체의 콘텐츠를 공짜로 가져다 돈을 버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감각적이고 시류에 민감한 정보만이 난무하는 공간에서는 점차 본질적인 검색을 원하는 요구자나 제공자는 쫓겨날 뿐이다. 장기적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너무나 빤한 일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네이버가 뻗어 나가려면 수많은 나라와 지역에 맞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맞춤식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하이에크가 말한 인간의 이성과 능력의 한계에 따른 계획 시스템의 종말을 연상하게 한다.

구글과 같이 수많은 사이트를 대상으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자기 폐쇄성의 종말이다. 결국 네이버는 자기 폐쇄성과 웹 2,0의 상업화로 국내용에 머물 뿐이다. 물론, 구글이나 네이버나 모두 직접 생산자가 프리 라이더로써 돈을 벌고 있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빅뉴스에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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