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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31일 낮 기자간담회를 마친뒤 식사자리에서 인혁당 사건 재심과 유신시절 판사 이름 공개 등 현안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그러나 지난번(유신시대)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다.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 된 것 아니겠냐?"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31일 인혁당 사건에 대해 마침내 말문을 열었다. 법원이 인혁당 사건 재심에서 8명의 사형수에 대해 뒤늦게 무죄 판결을 내린 지 8일 만의 일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유신시대의 정치상황에 대한 현재의 평가를 거부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앞으로의 논란을 예고했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지난 24일 열차페리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려는 박 의원에게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어본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법원이 결정한 거 아니냐"고 짧게 답변했다.

기자는 31일 오찬 간담회에서 인혁당 사건 재심과 유신시절 판사 이름 공개 등 현안들에 대한 박 의원의 의견을 다시 물었다.

기자 "지난번에는 박 의원에게 인혁당 사건에 대한 정치지도자로서의 의견을 묻고 싶었다. 지금 또 유신시절 긴급조치 사건들의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이름이 공개된다는데, 정치지도자로서의 의견을 묻고 싶다."

박근혜 의원 "말씀드리겠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하필 왜 지금 발표하는 것이냐? 나에 대한 정치공세다. 30년 넘게 계속된 정치공세다. 대표시절부터 계속되어온 거 아니냐?"

기자 "인혁당 사건 유족들을 만나서 위로해줄 생각은 없나? 유족들이 많이 서러워하는데, 그분들을 만나서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시면 어떨까?"

박 의원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지난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 된 것 아니겠냐?"


박근혜 "유신헌법에 대한 지금의 평가도 역사가 평가할 것"

@BRI@기자가 "어쨌든 과거법(유신헌법)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에는 동의하냐"고 묻자 그는 "그건 앞으로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이런 식으로 하는 것도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의 발언은 유신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한 악법이라는 작금의 평가가 앞으로의 정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아버지에 대한 평가는 80% 이상 제대로 내려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지 않냐"고 거들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이 같은 인식에 대해 당내에서도 "정치인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모두 안고 가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오전 < CBS 뉴스레이다 >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공은 이어받고 과는 연좌제라는 식으로 배척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며 "(박 의원이) 아버지를 넘어서는 패러다임으로 정치를 할 때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에 앞서 개인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교조에 대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교육을 시킨다. 전교조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학생들을 정치투쟁의 인질로 삼는다든가 하는 것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교조 지도부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6·25 때 미국 등 우방들의 도움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는데, 미국이 통일을 가로막았다는 식의 얘기를 가르치는 것은 안된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교사 인사시스템 개선 ▲공교육 영어학습체제 개선을 통한 사교육비 절감 ▲지역주민의 투표에 의한 '고교 평준화' 선택 ▲대학입시의 완전 자율화 등의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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