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24일자 <조선일보> B1면 '조선경제'에 실린 「"아파트 물려 주신다면…" 집값 폭등이 낳은 효테크」기사.
ⓒ <조선일보>PDF
크게 오른 강남 아파트값 때문에 부모와 자식간의 효(孝)도 물질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조선일보>의 한 기사가 독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조선일보>은 24일 '조선경제' B1면에 「"아파트 물려 주신다면…" 집값 폭등이 낳은 효테크」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구체적인 예로 장남에게 50평대 강남 아파트를 물려주면서 '효도하지 않으면 재산 증여를 무효화한다'는 내용의 '효도 계약서'를 작성한 한 은퇴 생활자의 사례와 결혼 초기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다가 '아이를 낳으면 강남 아파트를 주겠다'는 시어머니의 제안에 아이 낳기 계획을 세운 한 30대 회사원의 사연을 소개했다.

여기에 며느리들이 집에 찾아올 때마다 50만원씩 쥐어줬더니 매 주말 며느리들이 찾아온다는 한 병원장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언급된 사례의 내용만 보자면 현대인들의 물질중심적인 사고와 최근의 아파트값 급상승이 어우러져 전통적인 효의 개념이 변질되고 있는 세태를 보여준 것으로, 시의성 있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그러나 해당 기사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곱지 않다.

이 기사는 언급한 사례들에 대해 '효테크'라는 그럴듯한 명칭을 붙였다. 기사는 "집값이 크게 치솟으면서 '효(孝)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자녀들은 부모에게 효도를 잘해서 내 집 마련을 하고 생활비도 벌고, 부모는 불어나는 부동산 세금을 피하면서 효도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 관계자들을 인용해 "효도 계약서는 가족 간의 정(情)이 메말라서라기보다는 재산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거나 "지금까지 부모에게 섭섭하게 해 오던 부부들도 아파트값 앞에 무너져 효자로 바뀌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이런 세태가 어느 정도 일반화되고 있다는 듯한 논조를 폈다.

24일 오후 4시 30분까지 이 기사에 달린 <조선닷컴> 댓글은 140여개. <네이버>로 전송된 기사에는 250여개가 달렸다.

<조선닷컴>에 게재된 이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충·효·예'가 만사의 근원이거늘 재산을 담보로 효를 구걸하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더러운 세상"(이재순)라고 현 세태를 한탄한 댓글도 있었다.

그러나 "돈없는 사람은 늙어서 죽으라 이건가? 저런 세태를 비판하는 논조로 기사를 써야되는거 아닌가"(박재희), "감동받았다. 2탄으로는 종부세 양도세 탈세하려고 위장이혼하는 눈물겨운 사연도 부탁한다"(조승우), "'효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디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까?신문의 독자가 강남 사람들만 있습니까?"(김희찬), "효를 돈으로 사는 흐믓한 미풍양속도 만들어 냈다"(조태건) 등과 같이 기사 논조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댓글이 많았다.

▲ 24일 <네이버>에 전송된 <조선닷컴>「"아버님, 아파트 물려 주신다면…효도를"」기사에 달린 댓글.
ⓒ <네이버>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