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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을 나는 철새
ⓒ 순천시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갈매기
혹부리오리
흑두루미

겨울 갈대밭에서
가만히 출석을 불러보네

너무 먼 길 오느라 멀미나진 않았니?
얇은 날갯죽지와 가는 발목이
상하진 않았니?

텅 빈 들녘 어디가 그리 좋으니?
가야할 길을 못가고
늘 망설이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떠나는 법을 가르쳐 주렴
말보다 힘찬 날갯짓으로
희망을 보여주는 새야

바라보기만 해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눈에 밟히는 여리고도 당찬 새야

이해인의 '새들에게 쓰는 편지(철새들에게 - 순천만에서)' 중에서


▲ 순천만 갈대밭
ⓒ 이돈삼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 도사동과 해룡면, 별량면에 걸쳐 있다.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이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흡사 호수처럼 생겼다. 크고 작은 섬과 주변의 산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겉으로 보이는 경관만으로도 아름답다.

순천의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펼쳐진 갈대군락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붉은빛을 띠는 칠면초 군락이 이국적이다. 그 위로 철새가 날아오르는 풍광은 탄성을 자아낸다.

질 좋은 수산물도 풍부하다.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를 비롯 검은머리갈매기, 황새, 노랑부리백로 등 보기 드문 새들이 월동하거나 서식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좋아하는 먹이가 많고 쉴 공간이 넉넉하다는 것을 새들도 익히 알고 있는 모양이다.

▲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 순천시
새들은 들판에 떨어진 낟알을 주로 먹는다. 게, 조개 같은 갯벌생물을 쪼아먹거나 칠면초 뿌리를 먹기도 한다. 먹이활동이 끝나면 갈대밭에서 '내 집처럼' 숙면을 취한다.

먹이를 찾아 갯벌 위를 종종거리며 달리는 작은 새들도 앙증맞다. 서로 몸을 부대끼며 사각거리는 갈대들의 외침도 귓전을 행복하게 해준다.

갈대 사이사이로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드러나는 S라인은 시(詩)보다도 더 시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몰 또한 갈대밭을 다 태워버릴 듯한 기세로 빛을 발한다.

자연적인 풍광에다 진객들의 자태, 갈대들의 속삭임, 환상적인 S라인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는, 순천만. 비지터센터에서 갯벌과 조류에 대한 세세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혼자 가더라도 좋다. 연인과 단 둘만이 가면 달콤하다. 온 가족이 함께 찾으면 더없이 행복하다.

▲ 환상의 S라인
ⓒ 순천시
▲ 순천만비지터센터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2번 국도)-순천시내-청암대학 사거리(좌회전)-대대포
○ 남해고속도로 순천 나들목(여수 방면 우회도로)-순천시내-17번국도 월전 사거리(863번지방도, 우회전)-해창-선학-와온마을
· 문의 - 순천만비지터센터 ☎ 061-749-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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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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