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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며 철조망에 갇힌 마을에서 700여일째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소원지에 불을 붙여 하늘로 날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풍물패와 이끄는 가운데 대동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행사 마지막 순서인 대동놀이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대체 : 24일 저녁 7시]

평화대행진 뱃노래 대동놀이로 마무리


▲ 한국전에 군인으로 참전했던 미국인이 한국과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후 5시 55분 9·24 평화대행진 행사장에는 대추리 주민 50여 명과 문정현 신부가 무대에 올랐다. 문 신부와 주민들을 태운 모형 배는 10명의 남자들이 어깨에 들러메고 행사장을 가로질러 무대로 향했다. 나머지 주민들은 '강제수용 절대반대' 라고 쓰인 노란 깃발을 흔들며 그 뒤를 따랐다.

모형 배가 등장하기 전 집회 참가자들은 배가 행사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행사 시작 전에 주변에 둘러 쳐놓은 철조망을 절단기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몇몇 회원들은 철조망이 잘린 자리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모형 배가 무대에 도착하자 50여 명의 주민들은 모두 무대위에 올라 "팽성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도두2리 마을 이장인 이상열씨는 "팽성 주민들은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농사 짓다가 묻히고 싶다"며 "우리는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과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문병식 전농 의장,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함께 무대에 올라 "오는 11월 민중 총궐기를 통해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을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은 각오하라"고 선언했다.

오후 6시 10분 현재 집회 참가자들은 대추리 주민들이 타고 들어온 모형 배를 중심으로 대동놀이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풍물패의 뱃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깃발을 흔드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 30분경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고 별다른 충돌없이 해산했다.

▲ 미군기지 확장예정지인 평택에 설치된 철조망을 절단하는 상징의식에 앞서 참가자들이 찢어진 성조기를 철조망위에 얹어 놓았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미군기지 확장예정지인 평택에 설치된 철조망을 절단하는 상징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일부참가자들이 상징의식에 사용된 성조기에 붙을 붙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우리는 평생 평택에서 살고 싶습니다"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호소문

▲ 대추리, 도두리 주민을 대표해서 이상 도두리 이장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행사 막바지,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평택 팽성읍 도두리·대추리 주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호소했다.

다음은 주민들의 호소문 전문이다.

"우리 지역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여기 모인 각계 각층 단체 여러분!

이 나라와 생명의 땅을 사랑하면서 우리 지역의 단 한 평의 땅도 외국의 전쟁기지를 위해 내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경기도 평택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입니다. 우리는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750일 넘게 촛불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4일에는 고사리 손의 아이들이 다녔던 초등학교(대추분교)가 무너졌고, 9월 13일에는 오랜 세월 우리의 공동체였던 이웃 주민들의 집이 무너졌습니다. 바로 우리 형제의, 이웃의 집이었습니다.

우리는 계속되는 폭력과 강제철거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이들을 더 굳건히 막기 위해 매일 저녁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지난 3년간 싸우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통곡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삶의 터전을 뺏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함께 싸워주십시오. 우리는 전쟁기지 확장에 반대합니다.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지금 우리 삶의 터전인 논과 밭을 열심히 일구며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주십시오.

9·24평화 대행진에서 만난 사람들

'만약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다면 뭐라고 하실 건가요'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9·24 평화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물었다.

"참여정부에 기대하는 거, 이제 없어요"
평택 대추리 주민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신종원(44·경기도 평택 대추리 주민)

"(한숨)이제 기대하는 것도 없어요. 대추리를 없애버리려는 정권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마음밖에 없습니다. '전쟁기지강요 미국반대'라는 손팻말도 똑바로 들 수 없어요. 지금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 있습니다.

지난 13일 대추리와 도두리의 빈집 철거의 의미가 뭡니까. 남아있는 주민들을 위협하기 위한 거 아닙니까. 국방부 브리핑에서 '주민들이 빈집 철거를 원하다'고 하셨는데 거짓말입니다. 비록 내 집은 아니지만, 평생 같이 산 공동체라고요. 그것들이 부서지는 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구속 수감중인 김지태 위원장 문제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법치주의 국가 맞나요? 이미 조사 다 끝나고, 검찰이 4년 구형도 내린 마당에, 지난 22일 선고만 남겨두고 돌연 판결을 미룬 이후가 무엇인가요. 오늘 집회에 못 나오게 하기 위해 잡아둔 거 아닌가요?

마지막으로, 오늘 여기 모이신 분들께 한말씀 드립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이제부터 '씨앗'이 되어 전국 각지에 가셔서 평택 문제, 미군기지 확장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문제들이 오늘 이후에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도록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시 대통령, 아베 총리와 함께 사퇴하세요"
일본 반전단체 관계자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사코다 히대쿠미(44·일본인·아시아공동행동 일본연락회의 소속)

"당장 사퇴하세요. 물러나실 때,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도 같이 사퇴하세요. 당신들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전쟁을 애호하는 사람들이 무슨 자격이 있습니까. 자꾸만 나쁜 사람들이 대통령이나 총리가 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평택 주민들의 일은 일본인들에게 남의 일이 아니에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와쿠니의 일입니다. 평택 주민들을 강제로 몰아낸다면, 다음엔 이와쿠니의 주민들을 몰아낼 겁니다. 이와쿠니에서 주민 투표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의 80%가 미군 기지 확장에 반대했습니다. 부시 대통령, 이 사실을 꼭 알아주세요.

오는 11월 이와쿠니에서 한국·일본·대만·미국 등에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공동행동 동지들과 함께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투쟁을 할 예정입니다."

"참여정부, 정말 '참여정부' 맞습니까?"
한 가정의 가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김성규(38·경기도 광명·민주노동당 경기도당 광명지역위원회 소속)

"노 대통령님, 정신 차리세요. '참여정부'라면, '국민의 정부'보다 한 발 더 앞장서서 국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대추리의 경우 전 국민의 0.000…1%라고 하더라도 대화를 시도하고 타협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주민들을 만나려는 노력도 않고, 미국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평택 대추리 가보셨어요? 전 빈집 철거가 있었던 지난 13일에도 대추리의 한 빈집 지붕 위에 있었습니다. 미군기지에 내주려고만 하지 않으면 정말 평화로운 곳입니다. 주민들은 몇대를 이어가며 논과 밭을 일구고 이제 뼈를 묻고 살려고 하는 곳입니다. 미군 기지의 비행기 소리만 없으면 정말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노 대통령께서는 퇴임 이후 고향에 돌아가시려고 한다면서요? 그렇다면 고향의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아실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굳이 그 땅을 내줘야만 하나요?"

"김지태 위원장, 석방시켜 주세요"
기독교 단체 관계자가 한명숙 국무총리에게

양재성(44·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소속)

"총리님, 김지태 위원장을 석방시켜 주세요. 가둬놓고 대화로 풀자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마을 주민들이 무엇을 원했습니까. 단지 살던 마을에서 계속 살게 해달라는 요구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킴이들의 요구가 그렇게도 잘못된 것인가요?

미군기지 확장이 국가적 대사라고 하지만,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이 정권은 미국이 뽑은 정권입니까, 한국인이 뽑은 정권입니까?

불순 반미세력이 평택에 들어가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한다고들 하지만 평화를 지키자는 사람들이 불순세력인가요? 그런 무식한 소리 마세요.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겁니다."


[3신 : 24일 오후 5시10분]

전인권 "대추리 문제, 가수에게 돈 줄테니 노래하지 말라는 격"


▲ 연단에 오른 가수 전인권씨는 "대추리 문제는 가수에게 돈을 줄테니 노래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한 뒤 '사노라면' '행진'을 열창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후 4시30분 본대회가 시작됐다. 사전 결의대회와 마찬가지로 문화행사로 시작된 본대회는 가수 전인권 씨가 등장하면서 열기가 뜨거워졌다.

무대에 오른 전인권 씨는 "대추리 문제는 가수에게 돈을 줄테니 노래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오늘 평화적 시위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노래 '사노라면'과 '행진'을 불러 참가자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전씨와 함께 무대에 오른 가수 정태춘 씨는 노래를 같이 부른 뒤 "언제나 평택시위에 같이 하는 나의 친구 전인권 씨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용인대학교 민족무예학과 학생 14명은 새로운 택견 공연을 선보여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노래에 맞춰 택견 시범을 선보였다. 이들은 공연 마지막에 '미군기지 확장 반대'라고 쓰인 나무 상자를 격파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여 집회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미국과 일본에서 온 반전평화 단체 회원들이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분위기는 더 고조됐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광화문으로 이동해 오후 7시부터 촛불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 문정현 신부(가운데)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전인권의 '행진'을 함께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 참가자는 국방부의 강제철거에 항의하며 종이를 집 모양으로 만들어서 집회에 참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24일 오후 4시 35분]

문화 공연으로 막오른 평화대행진


오후 3시30분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9·24 4차 평화대행진이 시작됐다. 1만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은 저마다 호루라기와 손나팔을 들고 참석했으며 '전쟁반대', '미군기지확장저지'라고 쓰인 세션카드를 지참했다.

문화공연으로 시작된 1부 행사는 풍물패를 앞세운 검은색 물고기 형상의 괴물 모형이 등장하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 괴물은 기름에 오염된 주한미군기지를 상징하는 모형이다.

1만여명의 참가자들이 앉아 있는 행사장 뒤쪽으로는 약 100미터 가량의 3단 윤형철조망을 세우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미군에 의해 고립된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를 상징하는 이 철조망은 집회 마지막에 참가자들에 의해 모두 끊어지는 상징의식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문화공연과 연극을 감상하고 있다.

또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를 위한 전국 도보행진단 참가자 50여 명은 행사장 앞에서 "김지태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본 대회는 곧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쯤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광화문에 올라가서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전원 연행당하기도 했다.

▲ 24일 오후 3시30분경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광화문에 올라가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광화문에 올라가서 기습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경찰에 연행되는 시위대.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 24일 오후 3시 25분]

평택 범대위 "오는 미군 막아내고 가는 미군 잡지말자"


▲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범대위는 24일 낮 12시 30분부터 용산 미군기지 5번 게이트 앞에서 '미국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앞 도로는 호루라기 소리로 가득했다. 2개 차선 도로를 차지한 집회 참가자 1000여명의 머리 위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이 적힌 깃발들이 나부꼈다.

범대위는 24일 낮 12시 30분부터 용산 미군기지 5번 게이트 앞에서 '미국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평택미군기지 확장 중단 ▲미군기지 이전 협상 전면 재검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기지 확장 중단하라", "FTA에 반대한다"는 구호가 나올 때마다 호루라기를 불며 호응했다. 이들은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4차 9·24 평화대행진'에 대비해 호루라기와 '평화위협 미국반대'라고 적힌 손팻말 등을 준비해 참석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여는 말에서 "주한 미군이 가득한 한미연합사령부 앞에 왜 왔는지 아느냐"며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민중의 삶을 유린하는 미군을 규탄하고 이들과 투쟁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한 상임대표는 미군기지쪽을 향해 "여기 있는 우리에게 분명한 것 한 가지가 있다"며 "오는 미군 막아내고, 가는 미군 잡지 말고, 있는 미군 몰아내자"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한 상임대표의 말에 호응했다.

이날 집회에는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평택 대추리·도두리 주민들과 문정현 신부, 김종일 평택범대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 한미FTA 저지 농민실천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민주노총 등 전국 각지에서 여러 단체가 참석했다.

이들은 현수막 천으로 만든 거대한 성조기를 참석자들이 찢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이후 참석자들은 국방부를 거쳐 서울역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경찰은 대규모 집회를 대비해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 역에서부터 용산 전쟁기념관, 국방부, 미군기지 담 앞에 경찰 이동버스를 촘촘히 세워 경비를 강화했다.

▲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3시부터 열리는 '4차 9·24 평화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갖가지 집회 준비물을 준비해왔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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