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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생가 옆에 기록전시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조감도.
ⓒ 거제시청

경남 거제시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제시는 26억3700만원을 들여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1383-3번지 일대 288평에 지상 2층 규모로 YS 기록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기록전시관은 YS의 생가와 맞닿아 있는 곳에 들어서는데, 거제시는 내년 초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가 2008년 상반기에 착공해 2009년 상반기에 완공·개관할 예정이다.

기록전시관은 YS와 관련된 사진자료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YS가 이곳에서 출생한 뒤, 1954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등원하고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할 때 등의 자료를 전시한다는 것.

거제시는 기록전시관 건립을 위해 터를 매입해 놓은 상태다. 거제시는 2001년 생가 복원 당시 기록전시관 건립 계획까지 세웠으나 2003년 시의회에서 실시설계비가 삭감되면서 사업을 중단했었다.

시민단체 "본인 돈으로 짓겠다면, 말릴 이유 없지만..."

YS 기록전시관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인 이행규 거제시의회 부의장은 "개인적으로,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 "이후 돌아가신 뒤에 기념관 문제를 재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거제시당은 조만간 YS 기록전시관 건립 문제에 대해 논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이 부의장은 "어제 거제시당에 이 문제에 대해 논의부터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거제시당 관계자는 "YS가 직접 사재를 털어 자신의 발자취를 정리하는 기념관을 짓겠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지만 시민혈세인 26억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찬양하는 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혈세낭비"라고 밝혔다.

또 그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지난 2004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목포 김대중 기념관 건립에 대해, DJ 본인의 만류로 무산된 적이 있다"면서 "거제시와 YS도 전남도의 사례를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병철 공무원노조 거제지부장은 "고향 출신으로서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견해다"면서 "생가복원을 시비로 해서 당시에도 부정적 시각들이 있었는데, 기록전시관을 짓는다면 시민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렇지 않은 채 특정인 몇 명이 결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거제시협의회 관계자는 "거제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곳 사람들은 YS에 대해 좋게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면서 "오늘 저녁에 열리는 시협의회 운영위원회에 이 문제를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일환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이 필요한 지도 의문이고,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거액의 세금을 들여서 짓겠다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거제시 입장에서는 거제 출신이기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대통령이라면 정부에서 여론을 수렴해서 해야 할 문제이고, 지역 출신이니까 해야된다고 한다면 또다른 '작은 지역주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청 관계자는 "기록전시관 건립과 관련해 시민공청회를 하지는 않았지만, 2001년 생가 준공 당시부터 계획을 세웠다"면서 "연중 7~8만명의 관광객들이 생가를 찾는데 더 볼거리가 필요해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시의회에 실시설계비를 통과시킨 뒤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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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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