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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증이 엉터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김은호 작 '미인도 논개'.
ⓒ 자료사진
논개혼(魂)이 담긴 표준영정이 곧 탄생한다.

논개 출생지인 전북 장수군과 순국지인 경남 진주시가 공동으로 현상공모한 논개영정 응모작 14점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쳐 5작품이 가려졌다. 7월 중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을 뽑을 예정인데, 당선작은 문화관광부 동상·영정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 등을 거치게 되면 표준영정으로 지정된다.

지난달 30일 장수군청에서 1차 심사가 열렸다. 심사위원은 김정희 서울대 교수와 오낭자 동아대 교수, 고두영 장수문화원장, 박노정 진주민예총 회장, 이철규 예원미술대학 교수, 조원섭 화가(남명영정 제작) 등 14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날 1차 심사를 통과한 응모작은 5점으로, 우리나라 '인물화단'에 널리 알려진 권오창·김범수·손연칠·윤여환·이길범씨가 낸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토론을 거친 뒤 점수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했다.

2차 심사는 오는 7월 중 진주시청에서 열릴 예정인데, 5점 가운데 당선작 1점을 뽑고 나머지 4점 중 우수상(1점 500만원)과 장려상(3점 각 200만원)을 가린다.

1차 심사를 통과한 5점을 보면,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와 완전히 다르다. 머리모양은 '얹은머리'이며 저고리 길이가 허리까지 내려와 있다. 김은호의 그림은 고증 없이, 그것도 '구륵법'이라 하여 일본 인물화법에 의해 그려졌다. 그런데 1차 통과한 5점을 보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새 논개영정 제작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표준영정이 없는 데다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주 의기사와 장수 의암사에는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내지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90년대 초 진주 의기사에 걸려 있는 '미인도 논개'에 대한 폐출 운동이 일어났다. 김은호가 그린 그림은 머리모양과 복식이 임진왜란 때가 아닌 구한말 조선 여인상을 하고 있어 고증이 엉터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더군다나 김은호는 일제시대 대표적인 친일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폐출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진주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 소속으로 2005년 6월 10일 진주성 의기사 안에 봉안되어 있던 '미인도 논개 사진'을 뜯어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표준영정 제작 여론이 높아졌고, 진주시와 장수군이 공동으로 현상공모에 합의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주와 장수는 논개의 출생지뿐만 아니라 행사와 기념사업 등에 있어 서로 연고권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 왔다. 그런데 두 자치단체가, 그것도 영남과 호남에서 손을 잡고 표준영정 만들기에 나서 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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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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