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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속에서 나온 금속물질.
ⓒ 전득렬
"만두를 먹는 도중 입안에서 무언가 날카롭게 씹히는 게 있어서 뱉어 보니 '금속물질'이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먹던 중이라 깜짝 놀라 더 이상 먹지 못하게 했어요. 뱉은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철 수세미'같은 금속 물질이 엉켜 있었어요."

10cm 가량의 엉킨 금속, 만두 씹는 도중 입안에서 나와

▲ 금속이물질이 나온 A사 'OO찜만두' 제품 포장.
ⓒ 전득렬
지난 11일 일요일 오후 2시경.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권아무개(34·여)씨는 점심 대신 간식으로 만두를 선택했다. 먹다가 남은 A사 'OO찜만두'를 냉장고에서 꺼내 쪄서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800g짜리라 내용량이 많아 지난번에 라면에 넣어서 먹고 남은 3분의 1정도를 요리해 아이들과 간식으로 먹었던 것이다. 이 제품의 유통기간은 2006년 12월 28일까지.

하지만 권씨는 만두를 먹다가 금속물질이 입안에서 씹히는 바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만두를 좋아했던 권씨는 지난 2004년 6월 '쓰레기 만두파동'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도 'A사' 제품만큼은 믿고 사먹었기 때문에 그 실망감은 더욱 컸다고 말했다.

권씨는 남편 서아무개(38세)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서씨는 집안에서 사용하는 철 수세미가 딸려 들어간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았지만 철 수세미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만두를 먹을 때 다른 반찬류를 먹으면서 함께 들어간 것은 아닌지 알아보았으나 소량의 만두만 먹었다는 것을 알았다. 철수세미의 길이는 10cm 가량으로 엉켜 있었다.

A사 지점장 즉각 사과 방문, 경위 파악 나서

남편 서씨는 다음날인 월요일 A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상황설명을 했다. A사 고객센터는 즉각 CS센터(고객기쁨센터)의 식품담당자를 배치해 '사과'했다. 그리고 제품 구입경로와 판매처 등을 물은 뒤 금속물질이 나온 샘플을 수거해서 경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A사 식품 담당 J씨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만두 생산라인에 금속검출기를 가동하고 있는 중이라 어떻게 금속이물질이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면서 "기계의 오작동 여부와 생산라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확하게 조사를 벌여 경위를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 만두속에서 나온 이물질을 펴서 자로 재어보니 10cm가량 되었다.
ⓒ 전득렬
그날 저녁, A사 대구지점장이 서아무개씨를 찾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실수'를 인정하고 자사에서 나온 다른 제품들을 전달한 지점장은 경위를 파악해서 연락하겠다고 했다.

21일 A사 CS센터 팀장 Y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OEM 업체 뿐만 아니라 모든 가공업체에서 철수세미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다"고 말하면서 "피해자와의 문제는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Y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100% 고객과 피드백을 하며 24시간 전국 지점에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건처럼 문제가 발행했을 때 내부적으로는 고객의 감성에 호소를 하고 충분한 사과를 드리며 문제가 된 제품 이외의 다른 자사제품을 증정해드린다"고 말했다.

피해자 보상 관련 법규 강화 절실

"'만두파동'이후 2년이 지났습니다. 수많은 만두 업체가 쓰러지고, 전 국민이 분노했지만 만두 속의 이물질이나 불량물질 검출에 대한 관련 법규나 법령은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만두 속의 금속물질을 경험한 서씨는 이번 일을 통해 "문제가 될 때 마다 자숙하고 조심하고 완벽하게 하겠다는 말들만 되풀이 하면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면서 관련 법규 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보상에 대해서는 법률상 '환불조치' 밖에 없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식품을 믿고 마음대로 사 먹일 수 있지 걱정"이라면서 하루 빨리 관련 법규가 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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