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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로 부각된 한국의 인종편견 문제를 혼혈인의 관점에서 들여다본 글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이번 글은 두번째. 필자 마이클 허트는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미국 역사를 전공했고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인종비교학으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배타적 문화적 특성에 대해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94년 이후 2년간 제주도에서 중학교 교사를 지냈고 지금은 한 외국어 고교에서 미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흑인과 한국인 부모를 둔 미국인이다. 그의 블로그 사이트에서 영어원문을 읽을 수 있다. <편집자주>
워드 신드롬...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 리시버 하인즈 워드가 지난 7일 피츠버그 중심가에서 벌어진 우승 축하 퍼레이드에서 한 팬이 준 모자를 써보고 있다. 이날 25만명의 시민들이 영하의 차거운 날씨에도 불구, 퍼레이드가 열린 도심으로 몰려 승리를 자축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 나는 다시 화가 났다. 화가 났다기 보단 짜증났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다. 흑인과 한국인 부모님을 둔 사람으로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다.

한국 미디어에서 '두 세계 모두에서 최고'인 남자, 대니얼 헤니(Daniel Henny)에게 군침을 흘리는 것으로 절정을 이룬, 혼혈인들에 던지는 추파와 맹목적인 성적 숭배를 통해 캐캐 묵은 인종적 편견을 끊임없이 재생산해 낼 때조차도 나는 혀를 깨물며 참았다.

그렇지만 지금 나는 뭔가 말을 해야겠다. 특히 불가항력적인 미디어가 미친 듯이 하인즈 워드(Hines Ward)에게 달려 들기 전에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들 스타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헤니는 미남이며 최고의 모델로서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대니얼 헤니가 사람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근육질의 사내인지 아닌지를 논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여기서 비판하고 싶은 것은 대니얼 헤니의 인종과 외모에서 분명하게 나타나는 '혼혈'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다.

한국 문화가 아직도 '미국적인 것'과 '백인이라는 것'에 사로잡혀 있는 상황에서(얼굴과 몸매를 성형수술 해 백인들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백옥과 같이 흰 살결이 한국 사회에 가져다 주는 어마어마한 힘과 특권에 대해 나무라는 것은 지면관계상 관대하게 생략하기로 한다), '다인종적'인 아름다움과 이에 대해 노골적으로 성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몹시 구역질 나는 새로운 상황인 것이다. 블로거 마못(Marmot)이 인용한 다음의 글을 보자.

"성공회대학의 한 교수가 경고하길, 비록 혼혈인 스타에 대한 관심이 무관심 보다는 나은 현상이긴 하지만, 이들 소수의 성공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개인의 실패로 전가할 위험성이 있다."

혼혈 스타들 중에 금상첨화 격으로 하인즈 워드가 있다. 슈퍼볼 (Super Bowl)의 최우수 선수(MVP)이자 '착한 아들'이며 영재인 그가 곧 한국에 온다. 여기서 나는 워드씨에게 어떠한 불만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 그는 상당히 괜찮은 친구이다. 나는 하인즈 워드에게 불만이 있는게 아니라, '하층민 중 하층민'에 속했던 그의 귀향에 대해 사람들이 언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담화의 부재 속에서 발견되는 위선적인 태도에 불만이 있는 것이다.

하인즈 워드를 띄우면서 또 다른 흑인을 경멸하는 한국

나는 마못(Marmot), 노매드(Nomad), 지아이 코리아(GI Korea) 등 블로거들이 웹사이트에 올린, 하인즈 워드를 비롯한 한국계 혼혈인들에 관한 글들을 통해 워드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나는 TV가 없을 뿐더러 스포츠 관람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하인즈 워드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구글 검색을 통해 그에 대해 약간 알아봤다.

한국의 모든 언론은 CNN 스포츠의 하인즈 워드 심층인터뷰 기사 하나를 그대로 인용한, 말하자면 언론으로써 게으르기 짝이 없는 취재내용을 보여주었다. 인용된 CNN 기사에서 하인즈 워드는 자신의 엄마와 그녀의 희생에 대해 사랑스럽게 말했다. 얼마나 위대한 이야기인가? 그의 엄마는 정말로 놀라운 여인인 것 같았다. 한국 어머니들의 희생, 혈통, 고생, 눈물…. 여기에 대해 뭐라고 할 사람이 있겠는가?

내가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은 하인즈 워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인터뷰하는 방식과 기자들이 열광하며 하인즈씨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부분이다. 하인즈 워드는 '한국인'으로서 상까지 받게 된다.

내 주위의 몇몇 혼혈 친구들조차 하인즈 워드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였다. 나는 하인즈를 전혀 알지 못할 뿐더러,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정체성 문제는 전적으로 그의 개인적인 사항이므로 이에 대해 내가 거론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하인즈 워드 그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하는 이 상황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이렇게 갑자기 흑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동기는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특히 갑자기 '주장하기' 시작한 문제투성이의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이는 더욱 의심스럽다. 흑인들, 흑인과 결혼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무시당하고 경멸당하기 일쑤인 이 나라에서, 하인즈 워드에 대한 급작스러운 숭배와 예찬을 보면서 나는 너무 놀랐다. 그리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몹시 화가 난다.

2년 전에 전철에서 보았던 그 사람들. 날씬한 몸매의 한국여성이 단단한 몸집의 흑인남성과 함께 전동차 안에 들어왔을때, 그 커플이 마치 뮤직비디오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인 것처럼, 곁눈질 하거나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휘파람을 불며, 심지어는 손가락질을 하며 킥킥 거리던 그 사람들이 하인즈 워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인종주의에 빠진 한국 미디어의 편견과 네티즌의 오만

▲ 안티미군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또한 이 사람들은 어떤가. 2002년 미군의 여중생 살해규탄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미군반대 웹사이트(www.antimigun.org. 'Anti-American Soldier')에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여성과 흑인병사의 사진을 올린 사람들 말이다. (나는 사진에서 이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였다. 그 이유는 이 사진으로 인해 사진 속의 여성이 피해 입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흑인놈과 붙어 놀아나는 암캐' 등의 입에 담기 힘든 욕설로 혹독하게 비판받았다. 나는 이러한 인종주의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나 역시 '튀기'라는 것을 알리는 글을 이 웹사이트에 한국어로 게재하였다. 이성적인 몇몇의 네티즌들은 깊은 사죄의 말을 전해왔지만, 대다수의 른 네티즌들은 '튀기,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글로 비난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나의 존재가 한국인의 순수 인종을 희석화시킨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는 정말 당황했다. 이러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소수이든 아니든 간에, 정말 웃기는 일은 내가 이메일로 요청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웹사이트(antimigun.org)는 불쾌한 사진을 삭제하지 않았다. 물론 이메일에 대한 답신조차도 받지 못했다. 이 웹사이트는 뻔뻔스럽고 요란한 인종주의를 허용하고 있었으며, 인종주의의 편견을 조장하는 사진에 반대하는 글이 몇 건 안된다는 것을 볼 때, 이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인종주의를 묵인한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하인즈 워드가 한국에 와서 기자회견을 할 때 이 사람들이 '당신의 성공이 한국 핏줄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지 않을지 모르겠다. 내 친구 한 명은 하인즈 워드는 한국 뿌리를 가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근거로 그의 아버지가 하인즈가 어렸을 때 그들 모자곁을 떠났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렇게 해서 정체성이 만들어질 수 있나? 그가 한국인 어머니를 사랑하고 그의 아버지를 미워하며 모든 흑인들에 대해 적개심을 가져야 하는가? 흑인처럼 보이고, 흑인으로 대접 받고, 흑인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반면 (좋던 싫던 간에 흑인사회에서는 여전히 부모 중 한 명이 흑인이면 그 자녀는 흑인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아시아인처럼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다른 아시아계 사람들로부터 동족 취급받지도 못하며, 그들이 정체성 형성에 기여해준 바 없는데도 말인가?

내 친구들뿐만 아니라 한국 미디어에서 하인즈 워드에 대해 말하는 방식 중 위험스러운 경향이 있음을 나는 감지하고 있다. 바로 워드 어머니의 '좋은 면'이 그의 흑인 아버지의 '나쁜 면'을 눌러 현재의 하인즈 워드를 형성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내 친구들은 쉽사리 하인즈가 흑인들과 관계가 나쁠 것이라는 가정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가정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아버지로서의 흑인과 이에 반해 희생적인 한국 어머니라는 대조에서 비롯된다.

하인즈 워드가 왜 한국인의 자부심이여야 하는가

내가 편집증환자인 것 같다고? 나는 편집증이 아니다. 나의 한국인 친척들, 친구들 그리고, 내가 아는 일반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생각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너는 어머니를 닮아 똑똑한 것 같다" 혹은, "네 어머니를 봐서라도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을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규정하는 우리 형이 성공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당한 이런 종류의 유도 질문은 미국사회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인들도 적극 동조하고 있는 '성공한 소수민족 (model minority)'이라는 문화적 수사어구의 범람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잡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에 의해 주도된 이 성공신화는 1965년 미국이 아시아계에 이민 문호를 재개방한 직후 전국적으로 유포되었다. 이 신화는 아시아인의 성공을 칭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정당하지 못하고 사회학적이지 못한 비교를 통해 흑인과 라틴계통을 벌주고 규율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였다.

민권운동이 격렬했던 시절에 조용하고 착한 소수민족으로 그려진 아시아인들의 존재는 '흑인들은 왜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안일한 답변이 되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던간에 이런 측면들과 근거 없는 추측들은 나를 참으로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는 내가 가진 여러 가지 염려사항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하인즈 워드를 '한국의 자부심'으로 여기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봐주자는 가장 현명한 제안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한국과 미국의 혼혈인들(특히 부모 중 한 명이 흑인일 경우)과 입양아들을 마치 한국의 살아 있는 '수치'인양 생각하면서, 하인즈 워드를 '한국의 자부심'으로 추켜 세우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생각이다.

내가 나서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말 싫지만, 우리가 '한국의 자부심'이라는 개념을 내뱉는 것에 대해 언제나 신중해질 수 있을까? 한국 언론에서 이렇게 떠들어 대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지 않는가?

독자 중에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덧붙인다. 영웅 만들기와 한국의 '자부심'을 떠들고 다니는 것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또한 아주 오만스럽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한국의 자존심을 들먹이기 위해, 사람들은 종종 한국 문화와 다른 문화를 은연 중에 비교하거나, 근거 없는 추측들을 통해 한국의 눈에 보이는 성공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든가 "헌신, 독립적이고 불멸의 정신!" 등의 평가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잘 나가지 못할 때는 그 원인을 무엇에서 찾는가? '한국적' 특성에 대한 전면적인 일반화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고, 오직 침묵만이 대신할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하인즈가 누구인지 혹은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나 예상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 특히 그 자신에게 우선권이 있는, 자기자신을 규정할 권리에 대해 존중한다면 말이다. 내 생각으론 사람들이 만약 워드씨를 인종간의 이해를 촉진시키는 공익 포스터의 모델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이건 정말 의심쩍은 일이다.

오늘날 한국인들과 한국 미디어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하인즈의 엄마 같은 행실을 자기 딸들이 한다면 그 딸들과 의절하고야 말 사람들이 가득한 이 나라에서 말이다. 나는 백인 미군과 결혼한 한국여성들조차 흑인 병사와 결혼한 우리 어머니에게 뭐라고 했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

하인즈 워드여 한국인에게 경멸 당하고 사는 동족을 기억해달라

얼마전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옷가게에 간 적이 있는데, 계산을 하기 위해 개인수표를 끊어주고 사인을 하면서 내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이 가게주인은 신분증을 한번 보고,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당신을 알아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 사람은 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를 알고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브라운 대학(Brown University)을 다녔으며,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의 수혜자이고, 버클리(Berkeley)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등의 말을 전혀 모르는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다녀 짜증이 났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당황스러워 눈을 이리저리 굴릴 뿐,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내가 겸손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어머니가 한국 사람들에게 굴욕감을 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우리 형은 자신을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엄마를 '한국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그냥 '엄마'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엄마가 내 자랑을 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 내가 얼마나 황당해 하고 있든지 간에, 엄마가 나를 추켜 세우는 소리를 그냥 듣고 있는 것은, 자녀교육에 희생적이며 극성스럽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다른 어머니들도 누리지 못한 것을 나의 엄마가 획득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하인즈 워드의 엄마는 자식 자랑을 하고 다닐 수 있는 것 이상의 권리를 얻었다. 흑인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타국에서 홀로 뼈빠지게 일하면서,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너 그렇게 될 줄 알았다'는 끊임 없는 힐난을 들어야 했던 그녀. 그런 그녀의 아들 하인즈 워드가 미식축구 스타가 되었을 뿐더러, MVP를 거머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어머니는 '나, 아들, 최고, 자존심, 눈물, 땀, 환희'가 될 수 있는 그런 권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잽싸게 달려 들어 하인즈 워드가 한국인임을 주장하면서 뻔한 장면들을 연출해 내는 것은 엄큼한 짓 이상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하인즈에 대해서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부정직하고 부도덕한 일이다. 하인즈와 비슷하게 생긴 평범한 사람들의 소망은 명성을 얻고 찬사를 받는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경과 존엄성을 인정 받고자 하고 있다.

나는 하인즈가 이런 이슈에 대해 일부나마 인지하고 있기를 바란다. 하인즈의 어머니가 온갖 역경을 극복해 낸 사실은 어머니들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이 하인즈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에 기여하였다. 따라서 하인즈 워드는 암흑 속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가 자신의 한국 방문을 통해 경멸당하고 무시당해온, 그리고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하인즈 워드의 공감을 기대하고 있는 그의 동족들을 돕는데 활용하기를 바란다.

내가 거듭 말하고 싶은 것은 하인즈 워드가 방한했을 때 특종에 미친 한국 미디어에, 그가 이 한국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추악한 인습의 슬픈 단면에 빛을 던져 줄 수 있는 '거대한' 예외적 인물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국의 자부심'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 속에서 존재하는, 아메라시안(Amerasian·아시아인과 미국인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침묵과 부인이라는 그 슬픈 사실 말이다.

*번역 : 조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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