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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손학규 경기도지사(사진)가 18일 "황 교수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지사는 이날 새벽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지금 황 교수의 연구를 둘러싼 파문이 끝도 없이 커져가고 있지만, 내 입장은 분명하다"며 황 교수에게 연구성과를 통해 한국과학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며칠 전 어떤 사람이 '황 박사의 이름을 딴 황우석 바이오장기센터 사업을 취소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제 생각은 한 마디로 '천만의 말씀'"이라며 황 교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손 지사는 특히 "내가 황 교수를 옹호하면서 한 발언을 놓고 누군가가 돌을 던진다면 기꺼이 맞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그러한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고 해도 과학자의 말을 믿고 가능성만 보고서라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역설했다.

손 지사는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의 '황우석 바이오장기연구센터' 착공식에서 "황 교수와 연구팀을 탄압하는 것은 난치병 환자들을 짓밟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국민들이 궐기해서라도 황 교수와 연구팀을 해치는 사람들을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손 지사는 당일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보이지 않는 악인'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손 지사는 18일 현 정부의 책임도 거론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적극 대응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MBC < PD수첩 >과 관련해 인터넷에 글이나 올리고,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은 해외로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손 지사는 "황 교수가 줄기세포 오염을 정부에 이미 보고했고, 청와대가 < PD수첩 >과 중재까지 하려고 했다는데 도대체 정부는 언제 사태를 알았냐?"며 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손 지사가 미니홈피에 올린 글은 다음과 같다.

"꿈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주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둘러싼 공방이 끝간데 없이 막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안타깝고 처연한 심경을 금치 못하고 있다.

기왕에 터진 진위 공방은 이제 진실로 밝혀져야 한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진실을 규명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처음 황우석 교수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나는 황 교수를 믿었다. 대한민국의 과학자를 믿은 것이다. 대한민국의 과학을 믿은 것이다.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희망을 믿은 것이다. 나는 황 교수를 적극 옹호했으며 병문안도 갔다. 그리고 한국의 미래인 바이오 분야를 키워가는 데 내가 할 일을 다하고자 했다.

지금 황 박사의 연구를 둘러싼 파문이 끝도 없이 커져가고 있지만, 내 입장은 분명하다. 황 교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단순한 해명의 기회가 아니라, 연구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연구성과를 통해 한국과학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내가 황 교수를 옹호하면서 한 발언을 놓고 누군가가 돌을 던진다면 기꺼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다시 그러한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고 해도 과학자의 말을 믿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성만 보고서라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황 교수는 논문의 문제점을 일부 시인했고 사이언스에 논문 취소 요청까지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체세포 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했으며 그 원천기술과 연구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황 교수의 말을 믿는다. 문제가 있으면 권위 있는 기관에서 차분하게 다루어나가도록 하고, 우리 사회는 황 교수에게 더욱 진전된 성과가 나오도록 시간을 주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지금도 확고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황 교수 개인이 아니라 황우석 교수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과학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과학자에 대한 믿음이고, 대한민국의 과학에 대한 신뢰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참담해하는 것은, 어찌해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황 교수는 정부가 인정한 '최고과학자 1호'였으며, 황 교수팀의 연구는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었다. 그런데 전세계 앞에서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이렇게 당사자들이 서로 치고 박는 피투성이 사태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번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대한민국에는 "국가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은 적극적인 대응을 할 생각은 않고 방송과 관련된 내용으로 인터넷에 글이나 올리고, 과학기술보좌관은 해외로 나가 버리지 않았는가?

황 교수가 줄기세포의 오염에 대해 정부에 이미 보고했다고 하고, 또 청와대가 PD수첩과 중재까지 하려고 했다는데 도대체 정부는 언제 사태를 알았던 것인가? 그리고 그 동안 무엇을 했는가? 이게 무슨 민사 사건인가? 국운이 걸리고 국민의 희망이 걸리고 난치병 환자의 꿈이 걸린 문제 아닌가?

나는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국가의 장래가 걸린 과학 연구들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으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황 교수의 연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기술 잠재력은 한 순간이라도 잠재우지 말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데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을 더욱 적극화해야 한다. 10년 후, 20년 후 우리의 살 길은 IT, BT, NT 등 첨단산업,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는 수원에 광교테크노벨리를 조성하여 나노팹연구소, 차세대융합기술연구소, 바이오센터 등 각종 R&D 시설을 구축중이다. 또한 며칠 전에는 1년여 이상 준비한 황우석 바이오 장기연구센타 기공식이 있었다.

며칠 전 어떤 사람이 내게 물었다. "그 황우석바이오장기센터 계속 지을 것인가?", "황 박사의 이름을 딴 시설인데 황 박사가 스캔들에 휘말렸으니 그 사업을 취소해야 하지 않느냐?"

그러나 제 생각은 한 마디로 "천만의 말씀"이다. 계속 지을 것이다.

무균돼지를 통해 인간에 장기 이식의 길을 트겠다는 이 중요한 연구는 그 선구자였던 황 교수에 의해서, 또 그 시설을 필요로 하는 대한민국 바이오 연구자 모두에 의해서 이용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3만불 시대를 열어 가는 세계 속의 첨단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다.

이번 위기를 오히려 대한민국 바이오 과학의 도약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 난치병 환자의 꿈, 바이오산업의 미래, 나아가 국민의 희망은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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