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군 병원에서는 위궤양 판정을 받았지만 제대 보름만에 위암 말기 선고를 받아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노충국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군 당국은 "지난 4월 노씨에게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반박했다.

국군의무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24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국군광주통합병원의 외래 진료기록서에 '내시경 확인결과 소견상 악성 종양 배제 어려워 환자에게 설명함'이라고 적시돼 있다"며 "이런 기록으로 미뤄 투병중인 노충국씨에게 위암일 가능성을 경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 "내시경 확인결과 악성종양 배제 어렵다고 했다"

국방장관 국회에서 '노씨문제' 언급할듯

국군의무사령부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노충국씨의 사연이 24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된 이후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또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노충국씨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28일 노충국씨의 내시경 검사 소견서에서도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과 더불어 '위암 의증'이 적시돼 있다"며 "군 병원 쪽의 일방적 오진이란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 장병의 진료기록도 본인과 가족이 원하면 공개가 가능하다. 노씨의 부친이 왜 진료기록을 보지 못했는지 다소 의아하다"며 "군 병원에 찾아가 절차를 밟으면 군 병원의 진료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또 노충국씨 내시경 검사를 담당했다는 국군광주통합병원의 한 의무관은 "당시 노씨에게 밖의 큰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노씨가 '말년휴가 때 진찰받겠다'고 할 뿐 스스로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무관은 "군 의무사령부로부터 연락을 받아 (노충국씨 사연을) 알게 됐다"고 밝혔으나 이름은 물론 연락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연락도 공중전화로 걸어와 신분을 철저하게 가렸다.

국군의무사령부측은 "군 병원이 사회 의료시설에 비하면 다소 낙후된 면이 있어 암과 같은 큰 질병을 완벽하게 진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군 병원 쪽이 진료 하지 못하는 질병이 의심될 경우 사회에서 치료할 것을 병사들에게 말한다"고 말했다.

노씨 "위암 얘기 들어보지도 못했다".. 군 당국 주장과 상반

그러나 이 같은 군 당국의 주장은 노충국씨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노충국씨는 군 제대를 앞두고 심한 복통으로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진찰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군의관을 찾아가 복통을 호소했으나 군의관은 공복상태가 아니어서 내시경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고 노씨는 주장했다.

또 지난 4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국군광주통합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군 병원은 모두 위궤양 진단을 내렸다. 당시 군은 내시경 검사와 함께 광주시 한 병원에 노씨의 조직검사를 의뢰했지만 결과는 역시 위궤양으로 진단 받았다는 게 노씨 항변이다.

노충국씨 아버지 노춘석씨는 24일 밤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아들이 군에서 진료받으면서 위암 얘기를 들었다는 말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면서 군 당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아버지 노충국씨는 아들이 위암 4기 선고를 받은 직후 육군탄약사령부 관계자를 만났을 때 "우리가 위궤양인 줄만 알았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최대한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충국씨가 제대 1주일 전 집으로 전화를 해와 "너무 아프다. (군에서) 위궤양 약을 줬는데도 통증이 심하고 계속 토한다"고 호소했다는 것. 아버지 노춘석씨는 아들의 하소연에 군대로 직접 전화를 해서 종합병원에 아들을 보내달라고 했는데도 '그럴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부대에 내려가겠다"고 아버지가 요구하자 군 부대에서는 "내일 전북대 부속병원에 데려가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정작 노충국씨가 간 곳은 전북 임실의 한 의원이었다.

아버지 노춘석씨는 "대학병원에 데려간다는 말을 믿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아들은 정밀검사도 받지 못한 채 의사의 청진기 진찰로 또 위궤양이라는 진단만 받고 돌아왔다고 하더라"고 분노했다.

태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8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