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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대통령을 비롯 정부, 언론에 이어 국민들까지도 한 목소리로 '생명공학 킹' 황우석을 칭송한다. 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황우석 신드롬'의 실체를 살펴보고자 한다. 세 번째로 '배아줄기세포' 대안과 관련, '성체줄기세포론'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14일 기윤실 주최로 열린 '생명윤리' 세미나. 이 자리에서는 '배아복제에 반대한다'는 기윤실 입장발표와 전문가 발제 등이 이어졌다.
ⓒ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황우석 서울대 수의과 석좌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난치병 치유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가수 강원래씨 등 장애인들이나 루게릭병 등 희귀병 환자들에게 황 교수의 연구성과는 희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 터.

그러나 소위 난치병 치료를 위한 생명공학적 접근에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미 임상실험 단계에 와 있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도 보여줄 것"을 여러차례 호소해 왔다.

길원평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역시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주최의 '생명윤리 세미나'에 참석, "배아줄기세포의 대안은 성체줄기세포"라고 주장했다.

과학자 20여명이 조직한 '배아복제연구를 반대하는 과학자 모임'의 대표이기도 한 길 교수는 이날 성체줄기세포가 왜 배아줄기세포의 대안인지와 더불어 최근 성체줄기세포 연구성과 등을 집중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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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에 대한 ' 비판 ' 의 과잉과 ' 성찰 ' 의 빈곤


복제배아줄기세포 VS 성체줄기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세포 분화가능성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

부분적이고 방향성 갖고 있어 제한적

세포 분화 조절

분화조절이 거의 불가능

분화된 뒤 안정적 상태유지 여부 확인안됨

자연적 배양상태에서도 분화가 일정

제한적으로 분화조절이 성공됨

임상 적용시

적용 기술

타인의 난자와 배아 필요

체세포 복제기법

분화조절 기술

역분화 조절 기술

분화 조절 기술

 

임상적용 실태

전혀 없음

이미 실시 중

임상적용

한계와 문제점

-계속 타인의 난자나 배아를 확보해야 함

-시술자체가 복제기법과 분화조절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성과 반복성에 문제가 있음

-비용 많이 듬

 

-자기의 세포를 사용, 비용이 싸고 쉽게 시술 가능하며 사회 윤리적으로 문제없음

-안정성, 반복성 우수

-역분화 기술이 필요하나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음

 

ⓒ 시민과학센터 제공
"배아복제연구 대안은 성체줄기세포 연구"

길 교수는 우선 "난치병 치료를 위해 배아복제만 필요하다는 식의 여론몰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배아복제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몸의 근육·뼈·내장·뇌·피부 등 신체 각 기관조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와 성체 줄기세포, 배아생식세포로 나뉜다.

이중 배아줄기세포는 여성의 난자에 줄기세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만든 복제 수정란이 구체적인 장기를 형성하기 전인 '배아' 단계일 때 채취한 줄기세포를 일컫는다.

성체줄기세포는 구체적인 장기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세포다. 증식력이 떨어지고 특정 조직으로만 전환되는 방향성을 띤다. 이는 사람의 피부나 골수, 탯줄혈액(제대혈) 등에서 얻을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과 뛰어난 증식력을 가진다. 이는 연구자들에게는 큰 장점일 수밖에 없다. 반면 유전자 발현의 불안정성 때문에 암세포로 분화할 가능성 등은 단점이다. 물론 배아복제 과정에서의 윤리적 비판도 무시 못할 부분.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채취가 어렵고 분열능력과 분화능력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또 인간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

황 교수가 지난해 과학논문지 <사이언스>의 머릿기사를 장식했던 것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 단계를 거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이에 비해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사람에게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연구논문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개신교와 가톨릭 등 기독교계에서는 '배아도 생명'이라고 주장하며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6월 정진석 서울대교구 대주교는 황 교수를 만나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대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성체줄기세포 이미 임상실험 단계... 치료사례 계속 돼"

▲ 이날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주장한 길원평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길 교수는 이날 "성체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연골손상, 소경, 암, 척수손상 등 60종 이상의 병을 이미 치료했고 세계적으로 약 300종의 병에 대해서도 임상실험 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조선대병원 줄기세포임상시험팀은 19년간 척수손상으로 걷지 못했던 37세 여성이 성체(제대혈)줄기세포로 치료한 지 3주 후부터 워커(바퀴 달린 4발목발)로 움직이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해 12월에는 독일에서 2년 전 다친 7살 여아가 자신의 엉덩이 지방에서 얻은 줄기세포와 골반에서 얻은 뼈로 치료했을 때 완전히 복원됐다는 독일 언론보도가 뒤를 이었다.

지난 2002년 미국상원 청문회에서 파킨슨병을 앓아온 환자 데니스 터너가 성체줄기세포 치료 뒤 80% 정도 호전됐다고 증언했다. 길 교수는 또 "고무적이게도 한 달 전, 영국 킹스턴 대학 연구진이 제대혈에서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분화능력을 가진 세포를 발견했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성체줄기세포의 단점으로 인식됐던 낮은 분화능력, 채취의 어려움 등이 제대혈 줄기세포를 비롯 여러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최근 연구로 해결됐다"며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으로 주장됐던 것들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 "성체줄기세포연구와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져야"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황우석 교수 측은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서로 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상호보완 연구가 성공할 때까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중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쪽은 "성체줄기세포가 혈관이나 뼈 등 특성 기관으로만 분화하는 특징이 있어 모든 난치병 치료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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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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