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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전 사주 방응모씨가 자발적 친일 행위를 하다 시민들에게서 거센 항의를 받은 내용이 담긴 조선출판경찰월보 102호.
ⓒ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될 친일인사 명단 1차 발표가 29일로 예정된 가운데 <조선일보>와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주의 '자발적 친일'을 입증하는 새로운 자료가 공개됐다.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의 일제강점기 통치기구 사료조사팀은 23일 조선일보와 방응모 전 사주가 적극적, 자발적으로 부일(附日) 행위를 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발굴·공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이번에 발굴한 자료는 <조선출판경찰월보> 제102호에 실린 <중앙시보> 기사로 여기에는 방씨의 적나라한 친일발언과 이로 인한 시민들의 항의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조선출판경찰월보>는 조선총독부의 언론·출판·문화예술 부문 검열기구였던 경무국 도서과가 1928년 9월부터 매달 발간했던 자료로써 일제가 조선내 출판·간행물을 대상으로 검열, 삭제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도 일제에 의해 삭제된 내용으로, <중앙시보> 1937년 2월 16일자 기사를 요약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다. <중앙시보>는 1936년 10월부터 발간된 주간지다.

"조선일보는 비국민적 행위 배격" 친일 망언... 일부 시민, 완력으로 항의

'자칭 신문왕 대조선일보 발전자축회 참화극'라는 제목의 이 자료에 따르면 방응모 당시 조선일보 사장은 경쟁지이던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가 1936년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 여파로 각각 정간 및 강제 휴간당한 틈을 타 사세확장을 꾀하며 진남포, 원산, 함흥, 청진 등을 돌며 강연회를 열었다.

즉 "동아와 조선중앙일보의 민간 양대신문이...(중략)...불운한 경우에 봉착함을 절호의 기회로 하여 사회적 임무와 양심을 망각하고...(중략)...극히 비열한 수단과 방법으로써 상략적(商略的) 발전책으로 삼아 사장 방씨는 아주 노골적으로 조선일보 발전을 자축하는 전선지국(全鮮支局) 시찰을 표방하고 강연회를 개최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 전 사장 계초 방응모.
그러나 방 사장은 원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방씨의 언동을 비난하고 그의 추행을 매도하는 내용 등의 희비극"이라는 예기치 못한 반대에 부딪쳐야 했다.

이 '희비극'은 방 사장이 강연회에서 "우리 조선일보는 다른 어떤 신문도 따라오지 못하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국민적 행위를 단연 배격하여 종국까지 조선일보사가 이미 정해놓은 방침에 한뜻으로 매진한다"며 적극적 친일 의지를 내세운 데서 시작됐다.

자료에 따르면 이 때 "한 시민은 극도로 분개하여 탁자를 마구 두드리고 일부 시민은 마침내 완력을 써서 호소했다"고 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에 대해 "(방 사장이) 망언을 서슴지 않다가 시민들에게 봉변까지 당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당시 조선일보와 방응모씨가 상업적 목적과 개인 영달을 위해 적극, 자발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를 자행했으며 일제는 검열 등 방법으로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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