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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이 재학중인 진주ㅈ중학교.
ⓒ 오마이뉴스 윤성효
지난해 말 밀양에서 고교생들이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이번에는 경남 진주에서 남자 중학생들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남자 중학생 4명이 여중생 1명을 성추행하고, 며칠 뒤 또 다른 4명이 그 여중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지난 5월 17일과 20일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중학교는 이를 상부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진주경찰서는 ㅈ중학교 2~3학년생 8명 중 피해자측으로부터 고발장이 접수된 3명을 입건했고, 나머지도 추가로 고발장을 받아 조사할 방침이다. 남자 중학생 4명은 지난 달 17일 한 아파트 옥상에서 진주의 한 여자중학교 2학년 A양을 성추행했다.

또 사흘 뒤인 20일에는 A중학교 다른 학생 3명이 A양을 강간했으며, 다른 남학생 1명은 옆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 조사 과정에서 5명 추가로 나와

이같은 사실은 피해 여학생의 부모가 지난 5월 25일 진주경찰서에 이를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측은 당초 3명만 고발했는데, 가해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5명의 혐의자가 더 나왔다.

진주경찰서는 피해자측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받아 나머지 5명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진주경찰서는 가해 남학생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형사처벌 대상(만 14세 이상)이 아닌 학생들도 있어 사법처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피해 여학생은 20일째 결석하고 있으며,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떠올리기도 싫고 말하기도 싫다”면서 “아이는 현재 병원을 오고가면서 치료를 받고 있고, 가해 부모들과 합의는 아직 안된 상태”라며 언론에 노출되는 걸 꺼렸다.

진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피해 학생의 부모가 찾아와 신고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피해와 가해 학생 모두 미성년자이기에 조심하면서 수사를 했는데, 현재는 가해 남학생들이 입건된 상태에 있고,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학생들은 소년원으로 송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학생이 다니는 중학교도 이번 사건 처리에 난감해 하고 있다. 피해 학생 담당 교사는 “학생은 이번 사건이 터지기 며칠 전부터 결석했는데 현재는 무단결석 상태다”고 말했다.

ㅈ중학교는 이번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있고, 최근에는 수학여행도 다녀왔다.

해당 학교 사건 은폐 ‘그런 사건 없다’ 발뺌

이 학교는 이번 사건을 상부기관인 진주시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철저하게 은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전 기자를 만난 ㅈ중학교 우아무개 교장은 “절대 그런 사건이 없다”면서 “교내에서 학생들끼리 다투었다는 사건은 종종 보고를 받았지만, 그런 사건을 보고 받은 적이 없기에 상부기관에 보고할 이유도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학교 생활지도를 맡고 있는 장아무개 교사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장 교사는 가해 남학생들이 경찰서 조사를 받을 때 같이 가기도 했으며, 가해-피해 학생 부모들이 합의를 보도록 주선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진주 ㅈ중학교 교문에는 '학교폭력 추방운동' 문구가 붙어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이와 관련 우 교장은 기자와 만난 직후 전화를 걸어와 사건을 시인하면서 “보고를 늦게 받았다”고 말했다.

진주교육청은 집단성폭행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진주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는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성폭행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데도 일선 학교에서는 제대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집단성폭행이 만연한데 운이 나빠 걸려들었다는 인식이 있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밀양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도교육청에서 대책을 세운다고 했지만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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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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