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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소속 이화여대 학생들이 25일 오후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친일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고려대, 서울대 학생들의 친일청산 선언에 이어 이화여대 학생들이 김활란 초대총장의 친일행적 공개와 함께 교정에 서있는 김활란 동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 대학가의 친일청산이 본격 확산될 조짐이다.

민노당 이화여대 학생위원회(이하 이대 학생위)는 25일 낮 12시 대학 내 김활란 동상 앞에서 이화여대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김활란 상' 폐지와 동상철거 등을 요구했다.

이대 학생위는 성명서에서 “이화의 자랑스러운 선배는 친일파 김활란 초대총장이 아닌 이화학당의 재학생으로서 독립운동에 자신을 헌신한 유관순 의사가 되어야 한다”며 “한국의 여성운동은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을 극복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이화여대 학생수첩을 보면 김활란 총장이 이화의 뿌리로, 선배로 올라와 있다”며 “김활란 전 총장의 친일행적에 대한 입장을 총학생회(학생수첩 내용은 총학생회 책임으로 작성)에 듣고자 했지만 어떠한 답도 얻을 수 없었다”며 친일 총장을 이화의 뿌리로 선정한 총학생회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한국여성단체헙의회에서 주관하는 ‘김활란 여성 지도자상’ 폐지 ▲‘김활란 여성 지도자상’ 수상자들은 수상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힐 것 ▲김활란 초대총장의 세례명을 딴 헬렌관의 명칭 개명 ▲김활란 초대총장의 동상 철거 등을 학교당국에 촉구했다.

장유진(철학과 4년) 학생위원장은 “다음 주부터 학내 여론을 모으기 위해 김활란 동상철거 서명운동과 함께 친일행적을 학생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며 “학교당국이 동상철거를 거부할 경우 다른 친일 인사를 공개하면서 학교당국에 반성과 자성을 촉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소속 이화여대 학생들과 이를 지지하는 다함께 회원들이 25일 오후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친일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장 위원장은 또한 “김활란이 없으면 이화인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이화여대에서 김활란 초대총장의 위상이 높다”며 “민주동문회 등에 친일청산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며 학내 친일청산은 단기적 사업이 아닌 장기적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대 학생위는 지난 2001년 <월간중앙> 8월호에서 공개한 '1948년 김구와 임시정부 계열이 지목한 숙청대상 친일인사들의 명단 초안'이라는 문건을 통해 김활란 초대총장이 민족진영에 의해 숙청대상 중 두 번째로 꼽힐 만큼 거물 친일파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민노당 학생위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김활란 초대총장을 학생수첩에 수록한 것은 이화인의 뿌리찾기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친일행적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재학생들에게 이화여대 역사에 대해 잘 알려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제1대 메리 F. 스크랜턴 당장님부터 제8대 김옥길 총장님까지 모두 다섯 분의 역대 총장님을 수록했고 김활란 총장님은 이 중 한 분의 총장님으로 수록되었다"고 답변했다.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의 친일 발언
"반도여성 한사람의 투사로서 전쟁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영광"

이대 학생위는 김활란 초대총장의 일제 강점 당시 친일 발언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 부인들끼리의 애정과 이해 - 내선 부인의 애국적 협력을 위하여 (동양지광, 1939. 6월) : … 과거 조선의 부인운동은 어쨌든 화려한 시기가 있긴 있었습니다마는 이제 와서 생각하면 정말로 구호에 불과한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내선일체의 대업 속에서 정말로 확고하게 현실성이 있는 부인운동이 전개되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성의 무장 (조선임전보국단 주최 결전부인대회 결성식 부민관 대강당 1941.12.27)
:
… 저 흑노(黑奴) 해방(노예해방)의 싸움을 성전이라 했고 십자군의 싸움도 성전이라 했다. 그러나 이제 성전은 정말로 내려진 것이다. 동아 10억의 민족을 해방하고 광명으로 인도 하려는 도의의 전쟁이다. 우리 총후의 반도여성은 지금 이 도의 전쟁에 한사람의 투사로서 가담하고 있다는 광영(光榮)을 가졌다.

* 징병제와 반도여성의 각오 (신시대, 1942년 12월 이화여전 교장 ) : …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징병제라는 커다란 감격이 왔다. …(중략)… 이제 우리에게도 국민으로서의 최대 책임을 다할 기회가 왔고, 그 책임을 다함으로써 진정한 황국신민으로서의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생각하면 얼마나 황송한 일인지 알 수 없다. 이 감격을 저버리지 않고 우리에게 내려진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거룩한 대화혼을 명심 - 적 결멸에 일로매진 ( 1943년 8월 7일 매일신보 논문 ) : … 이 기회에 대동아 건설을 위하여 동아 10억의 민족을 저 앵글로색슨의 손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하여 우리 황군이 도의의 싸움을 하고 있는 이 때에 반도 청년에 이러한 영예를 내리옵심은 더욱 기쁜 바이며, 또한 행복된 일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배속으로부터 대화혼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존엄하옵신 황실을 받들어 모시고 생사를 초월하여 대군을 위하여 순국 봉사하는 그 마음 오직 우리 황국신민만이 특히 제국 군인만이 경험할 수 있는 바이다.

* 뒷일은 우리가 (조광 1943년 12월) : … 학병제군 앞에는 양양한 전도가 열리었다. 몸으로 국가에 순(殉)하는 거룩한 사명이 부여되었다.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냐. 제군은 오늘 이때를 영구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가라! 전선으로 그 뒤는 우리가 맡겠다. 총후의 여성들은 제군들이 안심할 만큼 만사를 해내일 각오가 굳은 바이니, 바라건대 모쪼록 빛나는 전공을 세워 조선학도의 참다운 일면을 길이 청사에 빛내여라! …

* 남자에 지지않게 황국 여성으로서 사명을 완수 (매일신보, 1943.12.25) : 1943년 12월 전시교육임시조치령에 따라, 이화여자전문학교를 폐교하고 '여자특별연성소'라는 농촌지도원 양성기관으로 바뀐 것에 대하여 매일신보에 발표한 글… 그러나 싸움이란 반드시 제일선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학교가 앞으로 여자특별연성소 지도원 양성기관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인 동시에 생도들도 황국여성으로서 다시 없는 특전이라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

* 감격과 가중한 책임 - 진두에 나설 여학생의 결의 (매일신보, 1938년 6월 9일자) : 1938년 6월 당시 조선YWCA의 회장으로 있던 그는 “비상시국에 있어 기독교 여자청년들도 내선일체의 깃발 아래로 모여 시국을 재인식하는 동시에 황국신민으로서 앞날을 자기(自期)하는 의미에서…”라며 일본YWCA에 가맹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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