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매헌 윤봉길 의사의 친손녀 윤주영(43)씨가 '식민지배 찬양' 기고문 파문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보내왔습니다. 윤씨는 <오마이뉴스>가 9일 보도한 '양수철씨 구속영장 발부... 민족문제연 등 비난 성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독자 의견을 달아 파평 윤씨 대종회의 양씨 규탄시위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편집자 주

윤봉길 의사의 최후의 모습 윤 의사는 1932년 12월 19일 오전 7시40분 일본 이시카와현 미고우시 육군공병작업장에서 처형됐다. 사진은 처형 직전 일본 헌병들이 윤 의사의 눈을 가린 채 십자모양 나무 형틀에 묶고 있는 모습. 윤 의사의 유해는 해방후 백범 김구 선생의 지시로 조국으로 봉환돼 현재 효창공원 내 3의사 묘역에 안장돼 있다.
ⓒ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관련
기사
[기고 2] 왜 피 토할 일이 계속돼야 하는가

한승조·지만원씨, 또 모든 국민들에게 일제시대 1922년에 지시한 '조선에서의 교육시책의 요결(要訣)'을 읽기를 권합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고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글을 꼭 읽어야만 합니다. 아니, 일본인들도 꼭 읽어야만 합니다.

"조선인 청소년으로 하여금 그들의 역사, 전통, 문화를 모르게 하라. 동시에 될 수 있는 대로 그들 조상과 선인들의 무위무능한 행적, 악행 및 폐풍 등의 사례, 예컨대 외침을 당하여 항복한 수난사, 중국에 조공을 바쳤던 사실, 당파싸움 등을 들추어 가르쳐라.

조선인 청소년들에게 자국의 역사와 조상, 전통문화에 경멸감을 일으키게 하여 자국의 모든 것에 혐오감을 느끼게 하라. 그때 일본의 역사와 전통·문화·인물·사적 등을 가르치면 자연히 그들이 일본을 흠모하게 되어 그 동화의 효과가 지대할 것이다."


일제의 집요한 한국 고대사 말살과 조선사 조작

이러한 이유로 일제는 집요하게 한국의 고대사를 말살하였습니다. 또한 조선사를 다시 개편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으며, 새로이 조작된 일본의 새 역사를 주입시켰습니다. 이것은 한국을 침략한 일제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우리 민족이 스스로를 경멸하고 하시해서 자주성을 잃어버리고 일본에게 굴종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일본 역사를 조작한 이래 한국침략 이전부터 우리 역사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합방 직후에 계획한 대로 우리 역사 말살·왜곡 작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조선사 편수회 회의록'에 따르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20여만 권이 불태워지고 지금의 일제가 조작한 조선사로 변질된 것입니다.

1910년부터 조선사를 완간하기 직전인 1937년까지 무려 27년간의 사료수탈과 연구, 무수한 세월을 거쳐 현재까지도 꾸준히 끈질기게 역사조작을 계속하고 있는 일본의 그 노력에 일제시대의 교육을 받았던 누군들 물들지 않았겠습니까. 더구나 해방 후에도, 지금까지도 우리는 일본이 조작한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해방 후, 우리 역사책이 전부 말살된 가운데 우리 역사를 왜곡한 주범인 일본인 금서룡의 조수였던 이병도가 국사교과서 편찬의 우두머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뼛속까지 박힌 일제 잔재

한 예로, 우리 국민이 스스로 국민성을 하시하는 발언을 할 때 그것이 바로 가장 무서운, 가장 뼛속까지 골수까지 박힌 일제의 잔재입니다. 모두들 우리의 국민성과 자신까지 싸잡아 하시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고대 역사를 바로 알기 전에는 이러한 기막힌 오류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의 고대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한 노력이 적어도 일본이 역사왜곡을 한 노력만큼은, 아니 그 이상으로는 대단해야 일제의 잔재를 청산할까 말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조상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모든 역사교육이 얼마나 철저하게 왜곡되고 변조된 것이었는지. 우리는 무엇이든지 마음먹으면 이룰 수 있는, 각자가 너무도 뛰어나서 문제가 되는 국민들입니다. 그래서 서로 화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물론 서로 자기를 낮추고 화합해서 협력한다는 것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화합해서 세계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날도 멀지 않다고 봅니다. 이 글이 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이 당신이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해 모르고 있는 점입니다.

한승조, 지만원씨만의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마찬가지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한승조, 지만원씨가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무지에 의한 것이며 교만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자신의 딸이 정신대로 끌려갔다면, 자신의 애인이 일제에 강제동원되어서 죽어갔다면, 자신의 부모가 마루타 동상실험이나 화학실험에 이용되었다면, 그래도 일제의 지배는 축복이었다고 얘기했을까요? 그래도 정신대 숫자는 몇이 안되었다고 이야기했을까요?

아직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큰 상처에 다시 칼질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과연 이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더불어 하는 일입니까? 설사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해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말이라면 더욱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이 나라 국민이기 때문이며, 상처입은 이들과 한 핏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제의 교육에 물든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한 번쯤 제 나라에 대해, 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 역사 바르게 밝혀져야

아마 필시 별다른 노력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그들이 입을 열 수 없고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스러운 점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수치스럽게 한 것이 바로 20만여 권의 우리 역사 사료를 불태웠던 일제가 저지른 가장 무서운 폭력입니다.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엄청나고 악랄한 폭력입니다.

그들은 왜 우리의 산천에까지 커다란 쇠말뚝을 박았을까요. 정말 우리 국민이 그토록 하찮고 졸렬한 민족성과 무능력하고 퇴보된 존재에 불과했다면, 무엇이 두려워 산천 곳곳을 다니며 민족의 정기를 끊고자 했을까요. 왜 그렇게도 수많은 시간과 물자를 들여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자 했을까요.

이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일입니다. 그토록 그들이 두려워했던 일, 그러나 결국은 만천하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에 일제시대와 같은 반일감정을 갖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시대, 일제의 행각에 대한 역사적 심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바로잡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설령 세계가 하나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과거의 역사는 그대로 바르게 밝혀져야 서로 평등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3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