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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이란 질문에 "로버트 태권V"라고 답한다면 아직도 공부가 모자란 것이다.

1967년 1월 21일 서울의 '세기' '대한', 부산의 '문화' '동보', 광주의 '시민', 대구의 '아세아', 마산의 '강남' 극장 등에서 개봉된 국내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은 상영 나흘만에 10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 한승태학예연구사가 들고 있는 것은 1967년 개봉된 '홍길동'의 원본 그림
ⓒ 김대홍
바로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이다. 당시 국내 영화 평균의 10배인 5400만 원의 제작비와 일일이 손으로 그린 그림판 장수만 12만 5300장에 달하는 엄청난 대작이었다. 이 그림판 장수는 한 사람이 그리면 400년이 걸리는 것으로 하루 400명씩 1년 동안 그린 분량이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을 찍은 카메라가 보관돼 있는 곳이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이다. 지난해 10월 1일 개관된 이 곳에는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담긴 약 1만 2천여 점의 소장품들이 보관 중이다.

'홍길동'의 후속작 '호피와 차돌바위(1967)', '황금박쥐(1968)', '전자인간 337(1977)', '태권V시리즈 1, 2, 3' 등 80여점의 프린트 필름을 비롯, 포스트, 양철 장난감 틴토이와 캐릭터 인형, '태권 V'와 '황금날개'의 친필원고, 최초의 인형애니메이션인 '흥부와 놀부(1967)' 비디오와 시나리오 등이 보관된 자료들이다.

▲ 체험현장 중 하나인 소리체험실 풍경.
ⓒ 김대홍
1970년대 만화가게를 재현한 '추억의 만화가게', 그 당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 극장 풍경을 세트로 만든 '단성사' 와 '은하사진관' 등은 '추억속 공간'들이다. 70년대 방식으로 재본된 '까불이' '악동이' 등의 만화를 구경할 수 있으며, 극장에는 '홍길동' 간판이 그려져 있다.

박물관은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탄생, 한국 애니메이션, 세계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한국관, 북한관, 춘천관 등 국내관과 미국관, 일본관, 유럽관, 동유럽관, 아시아를 포함한 기타 지역관 등이 기본 전시시설. 여기에다가 기획전시관과 아트갤러리, 자료검색실, 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전용 상영관 등의 시설을 자랑한다.

체험코너도 풍부하다. 바람소리와 흔들의자의 작동에 의해 공포를 체험하는 '공포체험방'을 비롯, 1층에서는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애니메이션의 잔상효과를 몸으로 확인하는 '잔상효과의 벽', 몸으로 밀면서 핀 스크린의 효과를 경험하게 만든 '핀스크린애니메이션 체험실', 3D입체영화관 등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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