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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에이즈 관련 기사'를 둘러싼 논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1월 7일 인터넷판(인쇄매체에는 1월 8일자)에 '여성동성애 에이즈감염 첫 확인', '남성동성애자 28% 헌혈경험'이라는 에이즈 관련 기사 2건을 게재했다. 이에 동성애자 관련 단체에선 <한겨레>가 보도자제 요청을 무시하는 한편 동성애자의 성 행태를 일방적으로 전달해 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HIV) 감염인·동성애자 모임 8개 단체는 2월 4일 오전 10시 안국동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한겨레>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으로 이동해 항의집회와 함께 편집국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사태의 발단은 남서울대학교 이주열 교수팀이 연구한 '고위험군 성 행태 및 에이즈 의식조사' 자료를 보도한 <한겨레> 기사다. 이 연구과제는 에이즈 감염인 및 동성애자의 성 행태에 대한 조사로써 향후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내기 위한 기초자료 수집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 교수팀은 연구를 위해 동성애자 1160명과 후천성면역결핍증(HIV) 감염자 258명을 대상으로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의 도움을 받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맹은 설문조사 단계부터 보고서는 절대 보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HIV 감염인 후원과 동성애자 에이즈 예방 홍보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으로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맹과 연구팀의 약속은 연구보고서 자문위원으로 참가했던 <한겨레> 기자가 연구 내용을 기사화함으로써 깨졌다.

기사화하지 않기로 한 약속 깨져

<한겨레>는 연구보고서 초안을 토대로 1월 7일자 인터넷판을 통해 '여성동성애 에이즈감염 첫 확인', '남성동성애자 28% 헌혈 경험'이라는 두 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보건복지 전문기자로 활동중인 <한겨레> 안종주 기자가 작성했다. 안 기자는 이번 연구의 최종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모인 자문위원 중 한 사람이었다.

이주열 교수는 "안종주 기자를 자문회의에 초청한 것은 보건복지 전문기자로서 에이즈 및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자문회의는 지난해 12월 15일 대학로 한 음식점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는 서울대, 이화여대 등 대학교수 3명과 국립보건원 방역과 직원 1명,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사무총장, 부장 등 1인, 안 기자 등 관련 전문가 7명이 참석했다.

이 교수는 "이때 회의 자료는 전체 연구보고서가 아니라 보고서 초안으로 만든 일부였다"며 "회의 마지막 부분에 안 기자가 언론 보도하는 것을 권했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향후 사업을 위한 기초 자료로만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 보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월 8일 <한겨레>에는 마치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이 교수가 언론보도 자료를 배부한 것으로 기사화됐다.

이에 이주열 교수는 "분명히 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부한 적이 없다"며 "1월 7일 저녁 9시경에 국립보건원의 담당 사무관으로부터 언론보도 내용을 전화로 전해 듣고 안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전화통화에서 안 기자는 12월 15일의 회의 자료로 나온 연구결과를 사용해 기사화했으며 사전에 이 교수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에 기사 작성하는 것에 대해서 협의하지 않은 것은 언론보도를 반대할 것 같아서였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 집단에 대한 사회적 편견 우려

'여성동성애 에이즈감염 첫 확인'이란 제목의 <한겨레> 보도에는 '감염인들은 22.2%가 항문성교 따위를 할 때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가끔 사용한다고 밝혀 에이즈가 동성애 집단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혀, '동성애는 곧 HIV 감염'이란 오해의 소지를 담고 있다는 게 동성애자 단체의 지적이다.

또 '이번 조사는 감염인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동성애 관계로 에이즈에 감염된 여성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혀 동성애자들로부터 근거가 미약한 자체 분석으로 내용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성애자는 우리 사회의 소수집단으로 사회적 편견 속에 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설문이 이들이 향후 우리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겨레> 보도는 연구목적과 달리 동성애 집단에 대한 사회적 편견만 키운 꼴이 됐다는 것이 동성애자들의 지적이다.

난처해진 연맹·연구자…관련연구 차질 예상

이번 보도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자의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연구보고서 유출 경위에 대해 동성애 단체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성적소수자그룹은 지난 달 12일 성명을 내고,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해명이 아닌 공식사과할 것과 이번 연구보고서를 즉각 파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를 계기로 동성애자 단체들은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성적소수자모임인 '붉은이반'은 20일 성명을 통해 연맹이 과연 <한겨레> 측에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밝히기를 촉구했고 비공개 원칙에 따라 기꺼이 조사에 참여한 감염인 및 동성애자들에게 <한겨레>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한 동성애자는 연맹 인터넷 게시판에 "연맹 쪽에서 보도자료를 유출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며 "부도덕하게 자료를 빼돌리고 문제의 기사를 쓴 안종주 기자를 당장 자문위원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료를 소홀히 다룬 책임을 지고 사과하는 글을 대외적으로 발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성애자들은 설문·면접조사에 더 이상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관련 연구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에 참여한 또 다른 동성애자는 "설문조사하는 사람을 알고, 설문조사가 외부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설문에 응했는데 그 결과를 이렇게 신문에까지 노출시킬 줄은 몰랐다"며 "화가 나서 이제는 연맹에서 설문한다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맹,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

화살촉이 엉뚱하게 연맹 측으로 쏠리자 연맹은 신문사와 기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권관우 사무총장은 "자문위원들에게 보고서 초안을 건네줄 때도 보도용이 아니라는 분명한 의사 표현을 했고 기사화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안종주 기자는 이를 무시하고 본 연맹과 아무런 협의 없이 <한겨레>에 기사화했다"고 보고서 유출 경위에 대해 해명했다.

권 사무총장은 "연맹은 <한겨레>를 상대로 문제 기사를 인터넷 판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한 상태이며 추후 신문사와 안종주 기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맹은 팩스와 우편을 통해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공문을 <한겨레>에 보냈지만 아무런 회답을 듣지 못했다며 지난 2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또 진행 상황에 따라 법적 조치 가능성을 변호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류승철 사업국장은 "연맹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 당사자로서 이번 사태의 명확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며 동성애자 단체들의 공동 행동에도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반론문 게재...'논쟁' 확산

설문에 참여한 동성애자들이 자료유출 책임을 물어 에이즈퇴치연맹을 강하게 비난하는 한편 연맹과 <한겨레> 측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이 잇따르는 등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겨레>는 열흘이나 지난 후 뒤늦게 반론 글을 게재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한겨레> 기사 관련 일지

▲ 2003. 9월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고위험군 성 행태 및 에이즈 의식조사' 연구 과제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에게 의뢰.
▲ 10∼11월 연맹과 이 교수팀이 공동으로 전국 HIV 감염인 258명과 동성애자 1,1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 12. 15 연구보고서 초안을 놓고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 <한겨레> 안종주 기자 자문위원으로 참석. 연구팀 연구보고서 내용 보도 자제 요청.
▲ 2004. 1. 8 안종주 기자, 연구보고서 내용 토대로 기사 2건 <한겨레>에 보도(인터넷판에는 7일 보도). 같은 날 연맹 보도해명서 발표.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성명서 발표.
▲ 1. 9 연구주도 이주열 교수팀 해명사과문 발표.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KSCRC) 성명서 발표.
▲ 1. 12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성적소수자그룹 성명서 발표.
▲ 1. 18 <한겨레> 여론칼럼 <왜냐면>란에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최준원 대표 '<한겨레> 에이즈 기사, 유감' 게재.
▲ 1. 20 민주노동당 성적소수자모임 '붉은이반' 성명서 발표.
▲ 1. 25 안종주 기자, <왜냐면>란에 최준원 대표 글에 반론.
▲ 1. 28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부대표 <왜냐면> 통해 안 기자 글 반론. HIV 감염인·동성애자 모임8개 단체 공동 성명서 발표.
▲ 2. 1 HIV·AIDS 감염인을 위한 모임 '세울터' 가브리엘 홍보부장 <왜냐면> 통해 안 기자 반론에 재반론.
▲ 2. 2 연맹,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
<한겨레>는 지난 18일 여론칼럼 <왜냐면>란에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최준원 대표의 '<한겨레> 에이즈 기사, 유감'이란 글을 실었다.

반론문을 게재하면서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 국면에 들어서는가 했으나 지난 달 25일 안종주 기자가 최 대표의 글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논쟁이 가열됐다.

안 기자는 반론문에서 "1월 8일치에 실린 에이즈 감염인과 동성애자 성 행태 따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보도는 에이즈 감염인과 동성애자들의 정확한 성 행태를 바탕으로 이 땅에 에이즈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 한 명이라도 에이즈 감염인이 덜 나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 기자는 또 "만약 이 기사를 읽고 동성애자, 특히 에이즈 감염 동성애자들(여성 동성애자)이 위험한 성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이 기사는 나름대로 에이즈 예방에 공헌한 것이 된다"며 "기사 가운데 반인권적 내용이 들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어떻게 해서 인권침해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데 최 대표는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 부대표는 지난달 28일 <한겨레>의 <야! 한국사회>라는 여론칼럼을 통해 "에이즈 문제를 말할 때 동성애를 함께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환상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단언컨대, 설사 감염인 중 95%가 이성애자라고 해도 에이즈 전파의 주범은 이성애자라는 분석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안 기자의 반론에 대해 완곡하게 반박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HIV·AIDS 감염인을 위한 모임 '세울터'의 홍보부장으로 있는 가브리엘씨가 <왜냐면>란에 '에이즈는 '게이 돌림병'이 아니다'라는 글로 안 기자의 반론에 재반론하는 등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맹과 관련 단체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연맹 측이 <한겨레>에 안종주 기자에 대한 조치와 해당 기사의 인터넷판 삭제,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한겨레>는 어떤 공문도 받지 않았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4일 있을 기자회견에서는 보고서 작성과 유출 경위(김현구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이스합 팀장), 여성 동성애 에이즈 감염 가능성에 대한 국립보건원 에이즈결핵관리과의 공식 답변서가 공개된다.

공동기자회견에는 동성애자인권연대,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하이텔동성애자인권동호회 '또하나의 사랑',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 HIV감염인을위한모임 '세울터', HIV감염인을위한모임 '러브포원' 등 8개 단체가 참여한다.

<한겨레> 관련 기사 보기

<한겨레> 보도 관련 이주열 교수 해명사과문

동성애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의 이주열 교수입니다. 글로 인사를 드리게 됨을 죄송하게 생각하오며, 이점 회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드리게 된 것은 1월 8일자 한겨레 신문 기사 내용과 관련하여 동성애자 여러분들에게 전체 과정을 설명 드리고, 연구책임자로서 이번 연구에 협조해 주신 동성애자 여러분께 누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우선, 이번 일의 세부과정을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는 지난 9월 한국에이즈퇴치연맹으로부터 “고위험군 성행태 및 에이즈 의식조사”라는 연구 과제를 의뢰 받았습니다. 이 과제는 에이즈 감염인 및 동성애자의 성행태에 대한 조사였으며, 향후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감염인 및 동성애자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내기 위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동성애자와 관련된 설문은 많은 동성애자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서 1,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구과제에서는 최종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관련 전문가들을 모셔 놓고 자문회의를 합니다. 연구결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최종 결론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관련 전문가로부터 지적 받게 됩니다. 저도 이런 과정에 따라 12월 15일(월) 13시 30분부터 15시까지 대학로 “어루러져 좋은 곳”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서울대학교 교수 2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1인, 국립보건원 방역과 직원 1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사무총장 및 부장 1인, 안종주 기자 등 7명의 관련 전문가를 모시고 자문회의를 했습니다. 이때 회의 자료는 전체 연구보고서가 아니라 보고서 초안으로 만든 일부였습니다. 안종주 기자를 자문회의에 초청한 것은 안종주 기자는 보건복지 전문기자로 에이즈 및 성관련 문제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 여러 논의가 있었고, 회의 마지막 부분에 안종주 기자께서 언론 보도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그때 저는 분명히 이번 조사결과는 향후 사업을 위한 기초 자료로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언론 보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회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문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보고서를 마무리하여 한국에이즈퇴치연맹에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지난 1월 8일 한겨레 신문에 마치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제가 언론보도 자료를 배부한 것으로 기사가 게재되었으며, 그 내용을 그대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습니다. 분명히 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언론에 보도 자료를 배부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1월 7일 저녁 9시경에 국립보건원의 담당 사무관으로부터 언론보도 내용을 전화로 전해 듣고, 안종주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12월 15일의 회의 자료로 사용한 연구결과를 사용하여 기사화 했으며, 사전에 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에 기사 작성하는 것에 대해서 협의하지 않은 것은 언론보도를 반대할 것 같아서였다고 했습니다. 이야기가 장황하게 길어졌습니다만, 지금까지의 내용이 이번 언론보도와 관련된 과정입니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회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이번 연구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보도 내용으로 서로 간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아 오늘(9일) 오후에 iSHAP 김현구 팀장에게 도움을 청하여 제가 이렇게 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이점 회원 여러분들의 이해를 구합니다.

저는 이번 연구과제의 책임자로서 본의 아니게 회원 여러분들께 누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연구과제에 협조해 주신 회원 여러분들께는 더욱 죄송한 마음입니다. 회의 자료를 회수하지 않은 것은 통상적으로 학술 관련 회의자료 는 회수하지 않기 때문이었으며, 참석하신 분들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제가 좀 더 신중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더 연구과제에 협조해 주신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편견 없는 세상을 구현하고자 하시는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9일
남서울대학교 이주열

<한겨레> 보도 관련 한국에이즈퇴치연맹 해명서

1. 본 연맹은 남서울 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이주열 교수팀과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HIV 감염인 258명과 동성애자 1,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하고 그 내용을 분석한 보고서 작성을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준비 단계부터 보도용으로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보다 나은 HIV 감염인 후원과 동성애자 에이즈 예방 홍보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으로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본 연맹의 연구 조사에 대해 어떠한 보도 자료도 배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도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2. 한겨레 신문의 안종주 기자는 위 연구 사업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기자가 아닌 자문위원 자격으로 보고서의 초안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자문위원들에게 보고서 초안을 건네 줄때도 보도용이 아니라는 분명한 의사 표현을 했고 기사화 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안종주 기자는 이를 무시하고 본 연맹과 아무런 협의 없이 한겨레 신문에 기사화 했습니다.

3. 본 연맹은 한겨레 신문사를 상대로 문제 기사를 인터넷 판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한 상태이며 추후 한겨레 신문사와 안종주 기자를 상대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4. 본 연맹의 불찰로 본의 아니게 내부 연구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어 본 연맹을 믿고 설문에 응해주신 많은 분들을 포함한 수많은 동성애자와 HIV 감염인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5. 본 연맹은 이 문제를 거울삼아 HIV 감염인 후원과 동성애자 사회의 건강을 위해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4. 1. 8.
사단법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사무총장
권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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