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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4일 오후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노무현 대통령과 각 당 대표에게 공개 제안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이라크 파병동의안의 조속한 처리 입장을 밝혔지만 시민사회단체와 학생단체은 파병철회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4일 노무현 대통령과 각 당 대표에게 '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제안했다. 또 국회에 파병동의안에 상정될 경우 국회 앞에 '파병저지 캠프'를 마련하고 '국회 파병동의안 저지 인간띠잇기대회' 등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도 '파병반대 릴레이 대학생 행동전'을 2주째 진행했다.

"국민 동의 없는 파병결정 인정 못한다... '국민토론'으로 결정하자"

35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4일 오후 1시30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중파) 방송사가 중계하는 가운데 정부와 각 정당대표,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이라크 파병 국민대토론회'를 가질 것을 노무현 대통령과 각 정당 및 각계에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노 대통령과 4당이 국민의 압도적 여론을 배제한 채 무모한 파병을 담합하고 강행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노 대통령과 4당은 잘못된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고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국민행동은 '이라크 파병 국민대토론회' 개최 시점을 다음주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다음주 중으로 각 당 대표를 만나 파병동의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노 대통령과 4당 대표의 면담 전후를 기해 국민토론회를 열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뜻대로가 아닌 국민여론을 수렴해 이라크 파병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민행동은 향후에도 파병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국민행동전'을 펼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행동은 "오는 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2003 전국민중대회'를 통해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강력히 전하고, 이어 오는 20일에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파병철회 광화문 인간띠잇기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향후 국민행동은 ▲파병철회 촉구 청와대 사이버 행동전(15·20일, 오전 11시∼낮 1시·밤 9시∼11시) ▲파병철회를 위한 거리 연설회(9·16일) ▲국회의원 파병찬반 조사(8∼12일) 및 국회의원 일대일 면담(9일)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서총련도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한국통신 앞에서 고려대·동국대·한국외대·한양대 등 4개 학교 소속 사범대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지역 예비교사 이라크 파병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지영(21·2004년 한양대 사범대 학생회장)·이종관(23·2004년 동국대 사범대 학생회장)씨 등 각 대학 사범대 학생 대표자 6명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정의와 진리를 가르치게 될 예비교사로서 부당한 전쟁에 동참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정부가 침략전쟁에 동참해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덮어쓴 채 무고한 민중을 학살하게 될 파병결정이 철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총련은 앞으로도 각계 대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매주 한번 '파병반대 대학생 릴레이 행동전'을 열 예정이다.

"이라크의 자유와 해방은 이라크인의 몫"
한달간 이라크 체류, 현지조사 나선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

"이라크는 스스로 나라를 재건할 힘이 충분하다. 이라크인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한국군 파병이 아닌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다."

약 한달간 이라크 현지조사에 나섰던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이하 반전평화팀)은 이라크 국민의 바람을 이같은 말로 대신 전했다.

전미선(27·사회당원)씨와 김재복(천주교인권연대) 수사등 4명으로 구성된 반전평화팀은 지난 달 29일까지 약 한달 간 이라크에 머무르며 이라크 북부의 모술에 있는 모술대학의 정치학과 학생 및 교수들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는 등 현지 조사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4일 오후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 달간 보고 느낀 이라크 현지의 분위기와 이라크인의 민심을 소개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라크를 방문한 김재복 수사는 "이라크의 자유와 해방은 이라크인 스스로 개척해야한다는 것이 내가 만난 이라크인들의 생각이었다"라며 "이라크인들은 미군을 '점령군'이자 '무고한 이라크인을 죽이고 기름을 훔쳐가는 도둑'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김 수사에 따르면 이라크인들의 테러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미군 점령에 대한 저항세력의 테러'이고 두 번째는 '미군에게 죽음을 당한 가족들의 테러'다. 훈련된 테러조직과 민간인이 모두 저항 공격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김 수사는 "이라크인들은 미군이 미군의 비위대로 이라크인을 무차별 사살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한국정부가 파병하면 미군을 죽이듯 한국군도 죽이겠다는 것이 이라크인들의 목소리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3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조사결과를 전한 '국회 이라크 조사단'(단장 강창희 한나라당 의원)의 조사내용도 비판했다.

김 수사는 "국회조사단은 파병을 전제로 고작 5일 정도 이라크에 머물면서 미군이 소개하고 안내하는 이라크 지도자 몇 명을 만나 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체류기간동안 모술대를 방문, 정치학과 학생 300여명 중 120명과 교수 14명 중 13명을 만나 실시한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미선씨는 "설문 문항은 미군·외국군·이라크 과도통치위에 대한 생각과 이라크에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 등 총 5개로 구성했다"며 "학생들과 교수들은 대부분 미군이 이라크에서 하루 속히 나가야 하며 외국군도 미군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씨는 "특히 교수들은 현재 이라크의 가장 큰 현안으로 '치안과 실업문제 해결'을 꼽았다"며 "교수들은 미군 등 외국군이 이라크에서 나가고 치안을 이라크인들이 맡도록 하면 두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반전평화팀은 다음 주 중으로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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