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구간 아바이마을~강릉 허균허난설헌기념관
"남애항의 새벽은 번잡했다. 커다란 고무통 위쪽에 구멍을 낸 어항 속에서는 갓 잡은 방어가 아직도 바다 속인 양 물을 휘젓고 다녔다. 물살을 튀기며 4륜 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어부들, 어항에서 뛰쳐나온 물고기들이 바닥에 흐르는 물을 먹으려고 입을 쩍쩍 벌리는 게 애처로웠다. 10여명의 무리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순식간에 끝난 낙찰 결과를 '삑-삑-' 호각을 불면서 알렸다. 살아 펄펄 뛰는 항구의 아침, 잠시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이방인의 가슴도 함께 뛰었다."
항구의 풍경도 인문학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 구간에서는 깎아지른 절벽에 지어진 낙산사의 역사를 만날 수 있고, 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혁명을 모의했던 하조대의 절경을 맛볼 수 있다. 강릉 경포대에 올라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쓴 현판을 찬찬히 읽을 수 있고, 허균-허난설헌 생가에서는 천재적인 작가와 여류시인의 글을 음미하면서 채 피어나지 못한 '혁명'의 뜨락을 거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