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이 복면 쓰고 조계사 앞에 나타난 이유

[현장음] "경찰은 지금 즉시 조계사로 들어가서 범죄자 한상균을 직접 체포하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5일째 은신 중인 조계사 건너편 인도.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복면'을 쓰고 나타났습니다.

얼굴을 가린 이들은 피켓을 들고 한 위원장의 체포와 처벌을 주장하는 구호를 여러 번 외쳤습니다.

[현장음] "저 조계사 중들은 한심한 놈들입니다. 중들은 이 나라 국민이 아니고, 이 나라 사람이 아니냐! 즉시 한상균을 내보내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주기 바란다."

그동안 집회 현장에서 얼굴을 노출해왔던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왜 갑자기 '복면'을 썼을까. 그 이유는 바로 새누리당이 발의한 '복면 금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현장음] "국회는 복면착용금지법 즉각 통과하라!"

'복면 금지'를 주장하는 집회 현장에 복면을 쓰고 나온 어버이연합. 아예 얼굴 전체를 복면으로 가린 보수단체 회원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집회에 항의하는 한 승려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이 승려를 밖으로 빼냈고,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현장음] "중 X의 XX야! 가!"

한편, 한상균 위원장을 만나 퇴거를 요청한 조계사 신도회 임원들은 이를 거부한 한 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박준 /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 "오늘 12시 안으로 자진 출두하라고 했는데, 5일간 시간을 달래. '(우리가) 못 하겠다. 우리 여기서 결판을 내자' 그래서 우리가 바짝 들었는데, (한상균 위원장) 옷이 지금 다 찢어졌거든. 그냥 홀랑홀랑 다 벗고, 팬티 바람에 지금 있어. 우리가 힘으로 못 드니까, 경찰 동원해야겠어."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사를 향해 한 위원장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했습니다.

[김경자 /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조계사에 거듭 요청합니다. 민주노총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의무가 있다면 감내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위한 마음을 허락해주시길 바랍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을 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에 비유한 가운데 복면을 쓰고 집회에 나선 어버이연합.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어버이연합의 '복면 집회'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촬영 : 윤수현 · 정교진 기자 / 편집 : 윤수현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11.30 22:15

댓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