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세월호 유족 취재하는 기자들 향해 "카메라 빼라"

[청와대 직원] "이쪽에 촬영하시면 안 되고요, 여긴 (세월호) 유족 분들만 계시고... 저쪽에 이동 좀 해주세요, 여기 (세월호) 유족 분들만 계셔야 하니까요, 예?"
[곽승희 오마이뉴스 기자] "저희는 (세월호) 유족 분들이 취재해달라고 하셔서 지금 여기 와있는 건데요?"
[청와대 직원] "지금 대통령 있을 때는 취재 촬영을 조금 이따가..."
[청와대 직원] "여기 촬영만 자제해주세요."
[곽승희 오마이뉴스 기자] "저희는 (세월호) 유족 분들이 원하지 않으면 빠질 수가 없습니다."

오늘(29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기다리던 국회 본청 앞. 국회와 청와대 직원들이 유가족들을 취재하던 오마이TV 취재진에게 '카메라를 빼라'며 취재 중단을 거듭 요구합니다.

[국회 직원] "이쪽에 지금 취재허가 받으신 겁니까? 그런 거 아니면 취재가 안 되세요. 빠져주세요."
[곽승희 오마이뉴스 기자] "저희는 지금 (세월호) 유가족분들 피켓팅하는 거 취재하러 왔는데..."

이들은 박 대통령의 국회 일정 취재는 청와대 출입기자 공동취재단만이 가능하다면서 취재진을 향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국회 직원] "...(취재 대상이) 유가족이면 이쪽이신데, 왜 카메라를 이렇게 대고 있어요?"
[곽승희 오마이뉴스 기자] "이분들(세월호 유가족)이 피켓 들고 서실 거잖아요."
[국회 직원] "어휴, 참 꼼수를 쓰시네."

박 대통령을 향해 피켓시위를 벌인 세월호 유족들의 모습을 오마이TV 카메라가 촬영하자, 청와대 직원의 말을 듣고 촬영을 중단했던 한 언론사 기자가 청와대 직원에게 항의했습니다.

[영상취재 기자] "아니, (영상 취재를) 통제하겠다고 하고 뭐 하자는 거예요, 지금?“
[청와대 직원] "영상 내보내시면 안돼요"
[영상취재기자] "(영상 취재를) 통제하신다면서요?“
[영상취재 기자] "그러니까, 지금 찍으신거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보내시면 안돼요."

앞서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아침부터 이어진 오마이TV 생중계 인터뷰에서 '국회와 청와대의 유족 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서 들은 바 없으며 많은 언론이 취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전명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 "저희 가족대책위 입장은 많은 취재기자들이 나와서 제대로 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장에 이렇게 찾아와주신 취재기자 분들한테는 아주 감사합니다."

청와대와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세월호 유족들을 막아선 것도 모자라 유족들을 취재나온 언론사 카메라까지 통제하며 국민들의 눈과 귀까지 가리려고 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곽승희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강신우·송규호 기자)

| 2014.10.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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