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오늘은 삐라 뿌리기 좋은 날, IT 유신시대 왔다"

[현장음]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오늘(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50여 장의 삐라가 하늘로 올라갑니다. 정의당이 박근혜 정부의 사이버사찰을 규탄하며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패러디한 'IT민주화 염원 삐라'를 날린 겁니다.

실제 과거에 사용됐던 삐라 그림에 '나의 은밀한 (네이버) 밴드를 허하라!', '국민들이여 폰을 묻을 순 없지 않는가? 청와대에 쫄지마라!' 등의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정의당은 'IT민주화 삐라'를 풍선 줄에 연결해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방향으로 3M 가까이 띄웠다가 다시 회수했습니다. 광화문이 비행금지구역이기 때문입니다.

'IT민주화 삐라' 살포 아이디어를 제안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군사독재가 끝난 민주화 시대에 다시 삐라를 뿌리게 된 현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과거에 저는 삐라 많이 뿌려봤습니다. 오늘 삐라 뿌리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바람이 삐라가 가야할 곳, (청와대가 있는) 북동쪽으로 매섭게 세차게 불어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전두환 군사독재 하에서, 박정희 유신독재 하에서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삐라 살포를 많이 하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 하에서 21세기 삐라를 또 살포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노 전 대표는 현재 한국사회를 IT 긴급조치가 발동된 IT 유신시대로 규정하며, IT민주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우리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싸워야 할 때가 왔다. IT 민주화 운동이, 지금 IT는 이미 유신시대에요. IT 긴급조치가 발동되고 있고 IT 민주화를 위해서 싸우자, 뭐 대표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게 전단 살포니, 전단살포부터 시작하자."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대북 전단 살포는 묵인하며 정작 사이버공간의 사찰을 시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사이버상 검열문제)그 출발이 9/16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 발언을 받아들인 검찰이 그것을 지침으로 삼아 과거에 하지 않았던 전담팀을 만들어...이를 실시간 검열하려고 대책을 세우기도 했습니다...(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1인의 심기를 위해서 국민 기본권리가 무시당하고 국민들의 의사표현이 통제당하고 감시당해야하는지 깊게 생각해보셔야할 것입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실제 박 대통령의 대통령 모독 발언 이후 만들어진 검찰의 ‘사이버검열 방안 대책회의 문건’을 통해 검찰이 공직자와 정부정책 관련 발언자들을 중점 수사대상으로 삼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 "(검찰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허위사실에 의해서 명예훼손으로 고통받으니 선제적 예방하겠다, 그런 차원이라고 변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책위 문건에 보면 그런 표현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폭로성 발언,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 정부정책을 불신하는 허위 루머 유포 사범 엄단, 이런 내용들이 바로 중점수사대상으로 올라와있습니다."

'검열 논란'으로 '사이버 망명'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청와대를 향한 '삐라 살포식'. 벌써부터 '2차 삐라 살포식' 논의가 진행되는 등 표현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곽승희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강신우 기자)

| 2014.10.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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