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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산성 질소와 총대장균이 음용수 기준치를 넘어 먹는 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부적합 판결을 받고도 대안이 없어 오염된 식수를 사용하고 있다.
 질산성 질소와 총대장균이 음용수 기준치를 넘어 먹는 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부적합 판결을 받고도 대안이 없어 오염된 식수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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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함께 마을 한가운데 준설토를 산처럼 쌓아 놓았다. 바람에 날리는 모래로 인해 창문도 못 열고 장독대도 뚜껑 한 번 열지 못한다. 심지어 빨래 하나 마당에 널지 못하고 5년간이나 참고 살았다. 준설토로 인해 논에 수렁이 지면서 날파리에 모기까지 득실댔다. 이제는 결국 지하수까지 오염되어 버렸다."

기자가 왔다는 소식에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주민들의 성토는 이어졌다. 금암2리는 4대강 사업이 벌어지던 지난 2010년, 인근 백마강에서 준설된 준설토를 쌓아 놓았던 마을이다.

지금은 지난 2월부터 부여군이 산처럼 쌓여 있던 4대강 준설토를 반출해 80% 이상 빠진 상태다. 마을에는 뒷정리에 바쁜 중장비들만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관련 기사: 4대강 때문에 늘 피난 짐을 꾸리는 사람들)

주민 "4대강 사업 때문에 식수 망가져... 고통 속에 산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지난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았다. 주민들은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였다고 주장한다. 준설토 때문에 마을 곳곳에 웅덩이가 생겼다. 웅덩이에는 썩은 녹조가 가득하고 악취가 났다. 눈이 쌓이고 기온이 떨어진 겨울에도 녹조가 가득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지난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았다. 주민들은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였다고 주장한다. 준설토 때문에 마을 곳곳에 웅덩이가 생겼다. 웅덩이에는 썩은 녹조가 가득하고 악취가 났다. 눈이 쌓이고 기온이 떨어진 겨울에도 녹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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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고 시원한 물에 퀴퀴한 냄새가... 창문 좀 열어 놓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강에서 퍼낸 준설토를 쌓은 곳은 이전에는 농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작은 웅덩이로 변했고 그곳에는 썩은 녹조가 가득했다. 남아 있는 모래에도 녹조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최근 모래가 빠지면서 웅덩이의 수위가 낮아진 듯했다. 아래 쪽의 적치장에는 흙탕물이 가득한 큰 웅덩이가 생겨 났다. 이 웅덩이의 물은 농수로로 흘러간다. 아래쪽 논도 곳곳에 물이 고여 볏짚이 깔려 있었다.

금암2리는 28가구가 옹기종기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물과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다. 지난 7월,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에서 수질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공동우물과 가정집 13가구의 지하수에서 질산성 질소와 대장균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결국 식수 '부적합' 판결이 나왔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쌓았던 4대강 준설토 때문에 지하수가 썩었다고 주장했다. 준설토에서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된 침전물이 지하수로 흘러 들어갔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또 식수공급과 상수도 시설 확보를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준설토 반출을 위해 부여군과 주민들이 협의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청양 방면 지방도로 확·포장과 상수도 시설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부여군은 환경부 조사에서 이곳 외에도 많은 곳에서 먹는 물 부적합 판결이 나온 만큼 4대강 사업과 연관성을 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주민들이 요구한 사항에 대해서도, 부서 간 협의를 하고 있지만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아놓고 방치하다가 지난 2월, 주민과 협의를 걸친 후 반출을 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아놓고 방치하다가 지난 2월, 주민과 협의를 걸친 후 반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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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임아무개씨는 "2010년 4대강 사업으로 마을에 모래를 쌓으면서 주민설명회도 안 하고 외지에 사는 논 주인과 주민 2~3명에게만 알렸다"며 "마을 한복판에 길이 1km, 높이 38m, 폭 100m 정도(주민 추정)로 쌓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m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 가정집이 있는데도 마구잡이로 (준설토를) 가져왔었다"며 "주민들이 막았기에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모래에 다 파묻혔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대대로 살아오는 동안에 먹는 물 걱정을 하지 않고 살다가 검증되지 않은 강모래를 쌓고 방치하면서 지하수가 썩었는데 (당국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고만 하고 있다"며 "지형이 높은 산 쪽의 지하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낮은 쪽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준설토 때문이다"라고 확신했다.

또 다른 주민은 "4대강 사업 때문이든 아니든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지하수가) 오염됐다면 우선 식수부터 공급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입장만 이야기하고 있다"러고 비판했다.

적치장 아래쪽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다른 주민은 "쌓아놓은 모래에서 썩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논에 수렁이 지고 물이 질퍽거린다"며 "소 사료로 사용할 볏짚이 물속에 썩어가면서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농경지를 빼앗고 주민들과 가축들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환경부, 취재 시작되자 "지원 서두르겠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지난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아놓고 방치했다. 지난 2월 주민과 협의를 걸친 후 반출을 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금암2리는 지난 2010년, 4대강 사업 준설토를 마을 한복판에 쌓아놓고 방치했다. 지난 2월 주민과 협의를 걸친 후 반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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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부여군 건설과 담당자는 "가능한 (도로) 포장은 해드렸다"면서 "상수도와 지방도 포장은 관련 부서가 달라서 협조 요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경부에서 규암면 전체를 조사했는데 50% 이상이 오염이 되었다는 자료로 보아서 4대강 사업과는 관련성을 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수도사업소 담당자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공단에서 상수도 미보급지역 취약지구에서 지하수를 음용하는 부여군 주민을 상대로 무료 수질검사를 시행한 것"이라며 "1차 부적합 2300건을 대상으로 2차 검사를 한 결과 1850건이 부적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여군의 경우 읍·면에 주민설명회를 하고 역삼투압정수기 보급을 위해 신청을 받아 환경부에 올려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담당자는 "질산성 질소와 총대장균이 검출되었는데 질산성 질소는 성인이 마시기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유아들은 청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끓여서 먹도록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수기 500대와 1.8리터들이 수돗물 30만 병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부여군을 통해 수요조사를 마친 후, (수돗물은) 12월 말부터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예산과 부처 간 협의 등 이유를 들며 지금까지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취재에 들어서자 "12월 말부터 보급할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질산성 질소나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썩은 물이 유입됐거나 지하수가 썩어가고 있다는 징후다. 시골의 주민들은 대부분 건수(평상시에는 말라 있다가 땅속으로 흘렀던 빗물 등이 솟아나 잠시 고이는 샘물)를 사용한다. 4년간이나 방치된 준설토로 인해 오염원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이다. 먹는 물 기준치(1리터 당 10mg)을 초과한 질산성 질소를 섭취할 경우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금해야 한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마땅히 지하수를 대체할 수단이 없어, 오염된 물을 음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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