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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요리 중에서 육회를 최고로 친다. 닭가슴살로 만든 육회가 닭요리의 백미라는 것이다.
 닭요리 중에서 육회를 최고로 친다. 닭가슴살로 만든 육회가 닭요리의 백미라는 것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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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탓일까. 봄이 되니 졸리고 피곤이 쉬 가시지 않는다며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많다. 이는 신체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생리적 현상으로 일종의 계절병이다. 개 팔자 상팔자라더니, 견공들은 세상모른 채 햇볕 좋은 담장아래 바짝 엎드려 꾸벅꾸벅 졸고 있다. 맥 빠진 봄날,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병든 닭처럼 눈치만 살피는 이들에게 있어서 4월은 분명 잔인한 달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른하고 맥 빠진 몸을 어떻게 추슬러볼까.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제철에 나는 봄나물과 과일,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어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활동량이 많은 봄철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영양보충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 흔히들 복날에만 몸보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봄철에도 춘곤증을 물리치려면 몸보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걸맞은 음식으로는 닭고기가 좋을 듯싶다. 그것도 토종닭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닭가슴살 육회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압력솥에 푹 삶아낸 토종닭을 먹어보면 어떨까.

소화흡수가 잘되는 닭가슴살은 기름기가 적고 비타민이 풍부하다. 닭가슴살은 삶으면 좀 팍팍하나 육회로 먹으면 그 맛이 아주 그만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거기에다 압력솥에 푹 삶아낸 토종닭 다리를 하나 뜯으면 온몸에 기가 솟아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졸졸거리는 물소리와 항아리탑이 있는 풍경
 졸졸거리는 물소리와 항아리탑이 있는 풍경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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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대구에 있는 천년고찰 정수사를 다녀오는 길이다. 졸졸거리는 물소리와 항아리탑의 풍경에 발길을 멈췄다. 한적한 시골산장의 평상에는 떨어져 내린 붉은 동백꽃잎이 가득하다. 물이 흐르는 계곡에도 평상이 즐비하다. 무더운 여름날 이곳 개울에 발을 담그고 앉아 닭다리하나 뜯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 곳이다.

"어때, 우리 이곳에서 몸보신 좀 할까?"
"그래요."

토종닭 한 마리를 시켰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산수산장의 시골아낙(40. 이엽주)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가슴살 육회를 뜬다. 산에서 놓아먹인 토종닭을 바로잡아 싱싱하고 쫄깃쫄깃 하다며 먹어보면 그 맛에 감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곳 남도지방에서는 닭요리 중에서 육회를 최고로 친다. 닭가슴살로 만든 육회가 닭요리의 백미라는 것이다.

 산수산장의 주인장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가슴살 육회를 뜬다.
 산수산장의 주인장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가슴살 육회를 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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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육회에는 닭똥집과 불에 살짝 그을린 닭껍질도 함께 내온다. 이집에서 선보이는 토종닭요리는 닭가슴살육회, 갖은양념을 한 양념구이, 삶아낸 백숙, 닭죽이 있다. 백숙에는 인삼과 당귀, 천궁, 가시오가피 등의 여러 한약재와 마늘, 흑미, 솔잎 등의 부재료가 들어갔다. 17년째 이곳 산장에서 닭요리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아낙은 닭요리에 관한 한 달인의 수준이다.

기본양념으로 버무려낸 닭가슴살 육회를 참기름 장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가히 그 맛이 최고다. 쫀득쫀득하고 구수하다. 차진 맛이 입안 가득하면서도 독특하게 혀에 착착 감긴다. 담백함에다 느끼함이 전혀 없어 술안주에도 아주 그만이다.

"조미료를 전혀 안쳐요. 닭 자체가 조미료인데 가미할 필요가 없어요."
"와따! 잘 묵어 부렀네, 맛있게..."

토종닭의 맛에 푹 빠져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그리고 또 어찌나 이놈의 토종닭이 큰지 포만감이 가득하다. 미련 곰탱이 같이 너무 많이 먹었나보다. 토종닭 백숙은 곰삭은 묵은지와 아주 잘 어울린다. 살코기를 발라내 묵은지를 떡 하니 걸쳐먹으면 정말 좋다. 닭죽으로 마무리까지 했다.

  백숙은 참기름 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백숙은 참기름 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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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닭 백숙은 곰삭은 묵은지와 아주 잘 어울린다. 살코기를 발라내 묵은지를 떡 하니 걸쳐먹으면 정말 좋다.
 토종닭 백숙은 곰삭은 묵은지와 아주 잘 어울린다. 살코기를 발라내 묵은지를 떡 하니 걸쳐먹으면 정말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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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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