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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 표지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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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받는 이들이 저항하지 않는데 지배하는 이들이 무언가를 양보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194쪽)

가진 것이라곤 돌멩이밖에 없다면 나라도 내 땅을 가로챈 지배자를 향하여 돌을 던질 게 뻔하다. 우리는 이미 일본의 지배를 경험한 민족이다. 그러기에 나라를 잃고 아파하는 게 무언지 안다. 그러나 같은 상황임에도 팔레스타인에 대해선 서양의 시각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자살폭탄테러', 우리는 아주 쉽게 그렇게 부른다. 그렇게 교육되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믿었다. 그 '우리' 속에는 나도 들어간다. 이스라엘이란 나라 안에 들어있는 팔레스타인은 그저 남의 나라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서양의 시각에 익숙한 우리에게 팔레스타인은 세계평화를 해치는 나라로 치부된다. 좀 가만히 있으면 이스라엘 주변을 비롯하여 중동지역이 시끄럽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보는 그런 나라다. 그런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서양(특히 미국)이 가져다 준 안경을 쓰고 열심히 관찰한 팔레스타인이란 나라, 그 동안의 시선이 매우 왜곡되었음을 짚어주는 책이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이다. 내 성격상 지배하는 측보다는 지배를 당하는 측에 마음을 쓰는데,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예외였음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였다.

성경이 약속한 땅? 이미 시효 지났다

난 이미 '시오니즘'을 알고 있다. 성경을 통해서다. 성경에는 흩어져 살던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인(유대인)에게 하나님께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팔레스타인을 주어 거기서 살게 하셨다. 그러기에 유대인들은 기어이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에서 살아야 한다.

"내가 전에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얻을 것이라 내가 그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너희에게 주어 유업을 삼게 하리라 하였노라 나는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한 너희 하나님 여호와라."(구약성경 레위기 20장 24절)

지금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성경의 내용이 유효하다고 한다. 그러나 홍미정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이렇게 말한다.

"2000년 전에 흩어진 '유대민족이 고향 땅으로 귀환한다'는 시오니즘은 부정되어야만 한다. 사실 20세기 초에 시오니스트의 주류를 구성했던 부류는 '팔레스타인 땅'과는 아무 관계도 없었던 유럽인들이었다."(8쪽)

한마디로 시효가 지난 성경의 법으로 이스라엘이 자국에 유리하게 시오니즘을 주장한다는 말이다. 물론 성경을 믿는 나로선 잠시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책의 내용을 읽으며 구약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의 초대는 이미 시효가 만료되었다는 걸 알았다.

엄밀히 말하면 시효 만료라기보다는 그 당시 이미 그 명령은 유대인들에 의해 준행되었다고 함이 맞다. 지금까지 늘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시오니즘은 이젠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은 다민족국가다. 더 이상 시오니즘에 목맨 살상과 횡포는 사라져야 한다.

조각난 땅, 장벽에 갇힌 팔레스타인

 2002년 6월부터 서안지구는 720km의 장벽으로 둘러쳐지기 시작했다. 200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장벽건설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유엔도 장벽을 철거하라고 했다.
 2002년 6월부터 서안지구는 720km의 장벽으로 둘러쳐지기 시작했다. 200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장벽건설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유엔도 장벽을 철거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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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팔레스타인의 로켓 공격', 엊그제까지의 이들의 대치상황이다. 17일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고, 팔레스타인도 1주일간의 휴전을 선언했다. 18일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진격해 들어갔던 지상군 병력 중 일부를 철수시켰다.

책 안에서만 이들의 전쟁이 있는 게 아니고 현실에서도 이들은 전쟁을 하고 있다. 일시적 휴전은 이 둘의 영구적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 왜 팔레스타인인들은 싸워야 하는가. 그 동안 수많은 협상과 평화안 체결들이 있었으나 일시적인 것들이었다. 지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도 다른 유형은 아닐 것이다.

2002년 6월부터 서안지구엔 720km의 장벽이 둘러졌다. 200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장벽건설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유엔도 장벽을 철거하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벽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그 장벽 안에 팔레스타인들은 갇혀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감옥이다. 대부분의 산업 활동이나 수학을 위해서 장벽 너머 이스라엘 진영으로 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라알라에서 베들레헴까지 가는데 45분 걸리던 것이 장벽 이후 검문소를 통과하는 데만 2~5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도착하는 시간은 더 늦어 8시간 걸리던 것이 17시간 50분이 걸린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만든 검문소 때문에 쉽게 이동할 수 없어 생이별을 겪게 되었고 이는 가족이라는 사회문화에 심각한 손상을 입힙니다."(63쪽)

힘 가진 자에 의한 만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미국식 코드에 우리의 생각을 맞추다보니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반대다. 어떤 장벽이든 자유를 억압하는데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 명박산성이든, 이웃집간의 담이든, 이스라엘이 친 장벽이든 빨리 걷어치워야 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이 테러국이라고 말한다. 힘 있는 자가 말하는 테러국, 물론 어떤 면에서 보면 북한을 향하여 하는 말하고도 그리 다르지 않다. 테러란 힘 가진 자가 하는 것 아닐까. 당하는 자는 힘이 없으니 폭탄을 몸에 지니고 죽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절규한다.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라고. 마지막으로 책에서 하고 있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폭탄을 몸에 두르고 이스라엘로 뛰어든 팔레스타인인들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 되물어 본 적이 얼마나 있습니까?"(19쪽)

덧붙이는 글 |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지음/ 도서출판 메이데이 간/ 2008년 12월 발행/ 값 10,000원/ 248쪽
*이기사는 갓피플, 당당뉴스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라피끄 : 팔레스타인과 나 - 물고기 학교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엮음, 메이데이(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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