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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시험 준비에 분주한 학생들 아너코드를 지키기 위해 학생들이 각자 시험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김영길 총장이 직접 학생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 기말시험 준비에 분주한 학생들 아너코드를 지키기 위해 학생들이 각자 시험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김영길 총장이 직접 학생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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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된 표정의 학생들이 제 자리를 찾아 앉는다. 교수가 시험지를 나눠준다. 이윽고 교수는 시험문제를 내고 강의실을 나선다. 시험감독이 없다. 커닝이 가능하지만, 학생들의 눈은 시험지만 응시한다. "나는 정직하게 시험에 임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시험지 서명란이 눈에 띈다. '무감독 양심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의 태도엔 신중함이 묻어난다.

이러한 무감독 양심시험이 나타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한동대학교 정신인 '아너코드'다. 아너코드(Honor Code, 명예제도)란 '정직하게 양심을 지키며 살겠다는 약속'이다.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명예서약서에 서명한다. 제1항 "한동인은 모든 말과 글과 행동에 책임을 집니다", 제2항 "한동인은 학업과 생활에서 정직하고 성실합니다" 제4항 "한동인은 다른 사람을 돕고 겸손히 섬깁니다" 등의 내용이 그 핵심이다.

그래선지 1학년부터 아너코드에 맹세한 학생들은 이를 일종의 '자부심'으로 생각한다. 권명국(24·부산)씨는 "아너코드는 한동대만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권용욱(25·서울)씨는 "사소한 일에도 명예를 걸며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 노력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여타 대학에선 명예서약 제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 우리나라 대학에 '아너코드' 문화가 생소한 이유에서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조용준(24·경기 성남)씨는 아너코드를 두고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학점이 중요해 커닝이 당연시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에선 그렇지 않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 역시 아너코드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처벌도 상당하다. 만약 서약서에 서명하고도 이를 어길 시엔 정학과 퇴학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역시 그렇다.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해선 안 되며 자신에 대한 약속을 철칙으로 여긴다. 또 그에 따른 처벌 역시 익숙한 편이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난 아너코드 한동대학교 자연대 벽에 만원이 핀에 꼽혀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일상생활에서 나타난 아너코드 한동대학교 자연대 벽에 만원이 핀에 꼽혀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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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대학 아너코드는 한동대에 그 정신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주웠다"며 "돈 찾아가세요"라고 공개게시판에 만원짜리 한 장을 핀으로 꼽아 놓기도 한다. 학생들만의 일이 아니다.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 한동대학교 교수들은 '한동교수 명예헌장'을 발표했다. 명예헌장은 학교의 설립목적을 언급하고 이에 맞는 교수상이 무엇인지 밝혔다. 또 자신과 학생,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설명한다. 명예헌장 운영위원회 허명수 교수(국제어문학부)는 당시 "창립 이래 교수의 직업관과 윤리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며 "교수 스스로 명예헌장을 자발적으로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아너코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입생인 양진아(20·서울)씨는 "커닝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아너코드는 우리 학교의 자랑이다"라고 말했다. 졸업학기인 김상녕(27·서울)씨 역시 "아너코드를 체득하고 졸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너코드가 도리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류주형(24·울산)씨는 "아너코드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잣대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너코드가 집단적 코드로 악용될 땐 본래의 정신을 잃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아너코드는 타인을 향하면 안 된다.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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