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3월 5일 <티베트 버섯을 아십니까?>라는 글을 웹상에 발표했다. 지금도 내가 매일 밤 잠자기 전에 먹고 있는 '티베트 버섯' 배양물의 효능, 만드는 법, 요양법, 주의 사항, 그리고 내가 지난 5년 동안 그것을 먹어온 것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관련
기사
티베트 버섯을 아십니까?

내가 그 글을 쓰게 동기는 천주교 신자로서 또 한해의 '사순절'을 맞게 되어서였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2월 25일 '재의 수요일'을 지내고 나서 사순 제1주간을 사는데, 올해 사순절에는 무슨 '선행'을 할까, 특별한 일을 궁리하다 보니 티베트 버섯 생각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에게 티베트 버섯의 존재와 여러 가지 사항을 자세히 알려 드리고, 혹 분양 받기 원하는 분들이 있어 나누어 드리는 일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천주교 신자로서 사순절을 잘 사는 하나의 좋은 선행이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 글을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중간 톱으로 배치를 해 준 덕에 6천명 정도가 읽었다. 그리고 꽤 많은 분들이 오마이뉴스 '쪽지함'을 이용하거나 이메일로 내게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묻기도 하고 분양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서 요청 받은 순서대로 사순절 동안 열두분께 티베트 버섯을 분양해 드렸다. 부산, 울진, 광주, 청양, 서울, 인천 등지로 모두 택배를 해드리면서 내가 일일이 전화로 미리 관리 요령을 자세히 설명 드렸다. 때문에 분양을 요청하신 분들은 탁송 하루만에 받아서 즉시 배양을 시작할 수 있었다.

멀리에서 정성껏 보내 드리는 이 티베트 버섯 배양물이 그 모든 분들의 건강 유지나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며, 약간의 시간과 수고와 택배 비용을 내가 부담하여 보내 드렸으니 어느 정도는 뜻있는 사순절 선행이 되었을 성싶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서 분양을 요청하신 분들께 좀 더 일찍 보내 드리지 못한 점이다. 분양을 요청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리고 우리 집의 버섯만으로는 신속한 분양이 어려울 것 같아서 과거에 내가 분양해 드렸던 여러 집에 문의를 해 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티베트 버섯에 대한 신뢰와 정성 부족으로 버섯을 죽인 집들이 많았다.

잘 관리하며 착실히 먹고 있는 두 집도 당장은 분양이 어려웠는데, 다행히 성당 수녀원에서 지원을 해주셔서 신청자 열두분 모두에게 사순절 안에 분양해 드리는 일을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한가지 특기할 일은, <티베트 버섯을 아십니까?>를 읽으신 캐나다 토론토에서 사시는 시인 이상묵님께서 내게 인터넷 정보와 함께 확실한 관련 자료를 보내 주신 점이다. 시인께서 일찍이 <캐나다 한국일보>에 4회에 걸쳐 쓰셨던 티베트 버섯에 관한 이야기를 복사해서 우편으로 보내 주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큰 종이 한장에 2회분씩 들어가도록 재복사를 해서 버섯 분양을 해드리는 분들께 일일이 별도 우송을 해드렸다. 모든 분께 좋은 참고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캐나다 토론토의 석천(石泉) 시인님께 감사를 드린다.

지금까지 나는 편의상 '티베트 버섯'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는데 그것은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 석천 시인의 글에서 알게 된 것인데, 이 배양물의 원래 이름은 'Kefir'라고 한다. 터키 말인 Kefir는 '건강의 자신감'이라는 뜻이며, '키피어'라고 발음한다. 한국에서는 '티베트 버섯'으로 불리는 이 키피어가 북미에서는 '사랑의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배양물의 원산지는 티베트가 아닌 러시아의 코카사스 지방이라고 한다. 1900년대 초 러시아의 의사협회가 코카사스 지방의 회교 종족으로부터 이 배양물을 유출시켰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코카사스 산맥에서 살고 있는 회교 종족들은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키피어 배양물을 알라신의 선물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2천년 이상 전수되어 온 키피어의 비밀 유지에 목숨을 걸 정도였다.

1900년대 초 러시아의 의사협회는 이 키피어 배양물을 얻기 위해 코카사스 산맥 북부에서 치즈 공장을 하고 있는 불란도프 형제와 접촉했다. 그 형제는 미인계를 써서 회교 종족의 왕자로부터 키피어 배양물을 빼내려고 했다. 그 왕자는 분양을 단호하게 거부했으나 처녀의 미모는 외면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그는 빈손으로 돌아가는 처녀를 납치하는 일을 벌인다.

그 납치 사실을 안 러시아 정부는 즉시 개입을 했다. 왕자를 납치범으로 체포하여 법정에 세운 것이었다. 왕자는 결국 키피어 배양물을 분양한다는 조건을 걸고 석방될 수 있었다.

코카사스 회교 종족의 절대 비밀이었던 키피어 배양물이 러시아의 아름다운 처녀 이리나에 의해 모스코바에 전해진 때는 1908년이었고, 그녀는 키피어 배양물을 소련 국민들에게 전달한 공로로 1973년 소련의 식량청 장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러시아 의사협회는 이 키피어 배양물 유출에 성공한 즉시 성분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유산균 16종류, 연쇄상구균 8종류, 효모 7종류, 초산균 2종류 등이 추출되었으며, 버섯과는 관계가 없는 균들의 집합체, 즉 '배양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키피어 배양물을 요구르트와 비슷한 성분으로 추정하지만, 다른 점들이 많다. 키피어 배양물은 더 다양한 미생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요구르트에는 없는 효모도 들어 있으며 알코올도 만들어 낸다.

이 키피어 배양물의 유산균 중에는 'Kefiranofaciens'라는 유산균도 있는데, 이 유산균이 가용성 다당류를 생성해 내는 것으로 알려져 'Kefiran'으로 명명되었다. 일본에서는 'Kefiran'으로 생쥐 실험을 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키피어 배양물의 약효 중에서 가장 빠르고 확실한 것은 유산균이 대장균을 죽임으로서 장 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고, 그 증명으로 당장 방귀와 대변의 냄새가 무취로 바뀌는 것을 들 수 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요구르트는 첨가제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 식품이라고 볼 수 없다. 그에 반해 키피어는 순수 우유만을 가지고 집에서 직접 간편한 방법으로 배양하는 것이기에 100% 순도가 보장된다.

이제 이 키피어 배양물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 배양물을 만들어 먹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 내가 최근 웹상에 관련 글을 쓴 것에 연유하여 사순절 동안에 분양을 해드린 집만도 열 집이 넘는다.

이제는 티베트 버섯이라는 명칭도 고쳐져야 하고, 버섯이 아니라 우유를 발효시키는 배양물(이로운 박테리아, 효모 등의 결합체)이라는 인식 전환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세계화의 추세도 있으니, 미국에서 통용중인 본래 명칭 '키피어'로 바꿔 부르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포털 사이트 야후의 정보 탐색에서 보면, 미국에서는 키피어를 상품화해서 공급하는 회사들이 여럿 되며, 일반 요구르트에 비해 뛰어난 장점 때문에 특히 유아들과 노인들에게 아주 우수한 건강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귀찮아서 배양과 음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피어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 키피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확신을 심어주는 것도 뜻 있는 일로 여겨져서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시는 시인 이상묵님의 도움을 받아 또 한번 키피어 배양물 관련 글을 썼다.

지난 3월 5일의 글 <티베트 버섯을 아십니까?>를 관심 깊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그 글을 읽으신 것이 계기가 되어 내게 키피어 배양물 분양을 요청해 주신 분들께 (나의 작은 '사순절 선행'을 도와 주심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내게 키피어 배양물 분양을 요청하신 분들은 거의가 노부모를 모시고 살며 노부모의 건강을 걱정하시는 분들이었다. 그 분들의 효성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보다는 부모나 처부모, 배우자를 위해 나로부터 키피어 배양물을 분양 받으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2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 『향수』가 있고, 2012년 목적시집 『불씨』를 펴냄.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