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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서커스 전용공연장 보조공연장 조감도.
ⓒ 부천시 제공
'동네 계집아이 함께 간다면 천리만리길 발자국에 꽃이 피리라~ 마음대로 춤을 추며 떠들어보세요~ 커다란 무대 위에 막이 내리면 따뜻한 별빛이 나를 감싸네. 자줏빛 저 하늘은 무얼 말할까. 고요한 달 그림자 나를 부르네. 떠돌이 인생역정 같이 가보세. 외로운 당신의 친구 되겠소. 발걸음도 가벼웁다 서커스 유랑단 헤이!'(크라잉 넛의 '서커스 매직 유랑단' 중에서)

70여 년의 떠돌이 생활 끝에 동춘서커스단이 부천에 곧 둥지를 틀게 된다. 부천시는 상동신도시인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에 1800석 규모의 서커스전용공연장(연면적 2천500평)을 2005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미 토지공사로부터 3500평의 부지를 매입해 놓은 상태며 총 사업비 120억원을 국비와 도비, 시비로 마련할 계획이며 올해 말까지 우선 30억원을 들여 보조공연장(막구조)을 지을 계획이다.

이곳에는 대하드라마 '야인시대' 촬영장과 건립 예정인 세계유명건축물, 유적 축소모형(미니어처) 박물관 등과 함께 수도권 최고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겠다. 중국의 경우 상설 서커스 전용극장이 베이징에만 10여 곳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매 공연마다 관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며 서커스 곡예사는 인기 스타의 대접을 받는다. '예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 북녘의 서커스(교예)는 2000년 서울 공연과 금강산 공연으로 그 진면목이 잘 알려졌다. 전쟁중인 52년에 국립교예단이 창단되어 지금은 평양교예단과 모란봉교예단 등 최고수준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 1964년에 건립된 1,800석 규모의 평양 인민군교예극장 모습
이들은 모나코 국제 교예축전과 중국 국제 교역축전, 영국세계서커스대회와 몬테까를로서커스페스티벌 등에 참가하여 축전 최고상인 금상을 여러 번 수상한 바 있으며 올해도 제27회 몬테카를로 서커스대회에서 `날아다니는 처녀들'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이런 배경에는 자본주의 사회의 단순한 서커스와는 달리 곡예의 체육 문화적 측면과 무용, 연극 등의 예술적 측면을 결합한 군중예술의 하나로 발전시킨 정책적인 측면이 있다. 또 이를 뒷받침할 국립교예극장이 이미 1964년에 건립되었으며 89년에는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교예극장이 세워졌다. 이들을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학교도 물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서커스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열악한 천막 극장의 떠돌이식 공연과 서커스를 약장사나 장터 오락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사회적 시선 그리고 당국의 무지와 무정책으로 서커스를 사양길로 이르게 만든 것이다. 현재 곡예사를 양성하고 싶어도 안정된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제대로 서커스인 하나 발굴하지 못해 6~70년대의 화려한 기량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 공연 중 휴식 시간에 단원들과 환담하고 있는 박세환 단장(왼쪽에서 두번째)
ⓒ 진홍
부천 서커스 상설 공연장 건립에 거는 박세환 단장의 기대는 자못 크다. "이제 한국의 서커스가 세계적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낮에는 서커스아카데미(학교)를 운영하여 후대를 체계적으로 키우고 밤에는 전용극장에서의 안정적인 공연을 통해 '세계 속의 동춘'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중국기예단과 합동공연을 하고 있는 이유도 세계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말한다.

동춘서커스단은 숙원사업이 이루어지는 부천에서 임시가설 공연장을 만들어 중국 산동성 기예단과 함께 4월 2일부터 5월 18일까지 특별공연을 펼친다. 여기서는 동춘이 자랑하는 공중비행과 오토바이묘기를 선보인다.

서커스 전용공연장 외에 서커스 박물관과 동물묘기장 등이 들어서게 될 부천시가 한국 대중예술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동춘을 품에 안음으로써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여 수익도 남기고 세계적인 서커스 도시로도 유명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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