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캠프 하우즈 부대장 해롤드 대령이 지난 6월 28일 임기를 마치고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 6월 19일 고 전동록씨 고압선 감전사고 책임자 형사고소 기자회견
ⓒ 이소희
캠프 하우즈가 어떤 곳인가. 공사 전부터 부대에서 설치한 고압선 철거를 요청했지만 묵살하여 작년 7월 16일 인부로 일하던 전동록씨가 2만2900V의 고압선에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씨는 그 사고로 양쪽 팔다리를 잘라내고, 청력 손실, 신부전증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 6월 6일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6월 13일에는 동 부대에 배속된 미2사단 44공병대대가 훈련 중에 만 13살 꽃다운 여중생 둘을 육중한 궤도차량으로 깔아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롤드 대령은 당시 이곳 부대의 책임자로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전동록씨 유가족과 여중생 유가족들은 각각 지난 6월 19일과 6월 27일 해롤드 대령과 관련자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하고 피고소인 모두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특히 해롤드 대령이 6월 말, 그리고 미2사단장이 7월 초 임기를 마치고 출국한다는 소식에 따라 이 둘에 대해 반드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특별히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유유히 출국했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더욱 기가 막힌 건 그의 출국엔 사법당국의 방조가 있었다는 점이다.

미군은 범죄 저질러도 본국으로 떠나면 그만

▲ 6월 27일 여중생 사건 책임자 고소장 접수 장면
ⓒ 이소희
확인해본 결과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법무부 관계자는 미군의 경우 법무부에서 출국금지 요청을 하는데, 재판권 행사 결정과 동시에 출국금지 요청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다시 말해 아직 재판권 행사가 결정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출국금지 요청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라면 재판권 행사를 결정하기 전에 피고소인들이 모두 출국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재판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아너레이 미2사단장의 경우 7월 19일 이취임식을 마치고 출국 예정에 있다. 고소를 당하고도 공식적인 이취임식까지 하며 출국한다면 그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겠는가. 하기야 경기도청은 감사패를 전달하려다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서야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의 출국 사실보다 더 무서운 건 그것이 가져다줄 상징적 의미다. 만일 해롤드 부대장에 이어 그마저 환송인사까지 받으며 유유히 본국으로 가버린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사뭇 크다.

미군 범죄자는 죄를 지어도 한국 사법당국의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본국으로 떠나버리면 그만이라는 것. 그것을 보며 나머지 피고소인들도 한껏 고무받아 본국으로 가버린다고한들 사법당국은 그를 막을 의지나 있는 것인가.

당초 예정된 검찰조사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사전 통지도 없이 다른 피의자를 조사하고 있는데 검사실에 들어가서는 예의 신변위협 운운하며 한 시간만에 돌아가 버리는 등의 수모를 겪고도 언제까지 앉아서 당하기만 할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책임자 처벌이 중요한 이유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미 죽은 사람 다시 살릴 수 없다면 그 책임이라도 묻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도 쉽게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이 처벌도 받지 않고 유유히 미국으로 돌아가버린 사실을 알면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나 통곡할 일이다. 더욱이 故 전동록씨 감전사고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권 포기 요청마저 하지 않았다.

여중생 사건과 달리 사고 발생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알려지면서 여론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그만큼 한미 당국의 태도도 미온적이었다. 미군당국은 전씨 사고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단돈 60만원의 위로금만 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재판권 포기 요청도 하기 전에 캠프 하우즈 부대장은 이미 출국했다고 하니 이 억울함을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법무부가 이번 여중생 사건에 대해 미측에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그러나 법무부가 여론에 따라 사안의 경중을 따지고, 어쩔 수 없이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전씨 사고에 대해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하고 관련된 피고소인 모두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해야 한다.

출국금지 요청은 우리나라에서 재판권을 행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아직 미측에서 재판권 포기 요청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출국금지 조치야말로 우리나라가 재판권 행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미군당국을 압박하는 실질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