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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 전라북도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불과 1~2년 사이에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모두들 이렇게 부른다. 조선일보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건수가 있으면, 아니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자주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10월 13일자에 김용택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40면, 한 면을 통째로 할애했으니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크게 배려를 받은 셈이다. <토요데이트 '섬진강 詩人' 김용택>이 그것이다.

<"詩에 가락 붙이니 대단혀···울림도 오래가고">가 제목으로 오르고, 파란 우산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시인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이 인터뷰 기사에서 둘 사이에 통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를 발견했다.

김광일 기자는 "책들이 워낙 독자들 사랑을 받으니, 사람들 중에는 형님이 섬진강과 아이들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도 있어요"라고 묻자, 김 시인은 "그런 사람들 있어? 그러면, 예를 들어 눈에 대해 비에 대해 시를 쓰면, 그 사람은 비를 팔아먹는 거네. 나는 그런 마음은 전혀 없지. 특히 시인이 어떻게 그런 마음이 있겠어. 그런 사람들은 삐틀어진 사람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김 시인과 조선일보의 닮은 점을 찾자면 둘 다 상업적 수완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김 시인이 나를 삐틀어진 사람이라고 몰아세워도 할 말은 해야겠다. 김 시인은 섬진강과 동심을 파는 시인이다. 이걸 왜 부인하는가? 김용택은 시를 취미생활로 하나? 그 김용택과 섬진강, 그리고 시를 몽땅 묶어 상품화하는 것이 조선일보다. 그 덕에 김용택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고, 더불어 시집도 잘 팔릴 것이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셈이다.

눈 비와 섬진강이 비교의 대상이 되는가? 시인이 어떻게 그리 말을 하나? 눈과 비를 독차지하는 시인은 없으되 섬진강은 김 시인이 독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는 누가 이렇게 섬진강을 통째로 김 시인에게 하사했는지 잘 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 둘이 어떻게 상부상조하는지 보자. 이 <토요 데이트> 기사는 김 시인과 인터뷰만 한 게 아니라 김 시인이 관여하고 있는 시·노래 모임이라는 '나팔꽃'을 소개해주고 있으며 행사 홍보까지 뻑적지근하게 해주고 있다. 광고료로 환산하면 기백만원은 될 것이다. 행사 안내 부분만 옮겨본다.

▲'나팔꽃'이 해마다 내는 북시디(book-CD) 제2집 '제비꽃 편지'(현대문학북스)를 기념하는 콘서트가 다음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차례 열린다. 이름하여 '깊어가는 가을밤에 만나는 시와 노래의 향연'이다. 19일(금) 19시30분. 입장료 2만5000원. (02-720-1020)

이렇게 확실하게 밀어주니 홀딱 빠질 만도 하다. 섬진강의 깨끗함과 동심의 세계를 노래하는 시인의 감수성이라면 아무리 부와 명성을 안겨준 데도 거부해야 정상일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김 시인의 태도는 부와 명성을 쫓아 조선일보와 한통속이 되고, 그 매개가 되는 시를 쓰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겠는가?

김 시인에게는 이미 조선일보가 어떤 부류의 신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혀를 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는다. 최근 전주에서 있은 한 행사에 나타난 김 시인에게 누가 물었다. "조선일보 안보시죠?" 김 시인의 대답, "조선일보가 뭐 그렇게 나쁜 신문이야?" 정말 모를까? 시인의 맑은 영혼으로 들여다보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게 조선일보다.

조선일보가 김용택을 키우는 데는 중요한 까닭이 있다. 전라도 시인이기 때문이다. 김용택이 교편을 잡고 있는 마암분교가 전라북도가 아니고 경상남도 하동 쯤 되었더라면 오늘의 김용택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조선일보가 키우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조선일보가 전라북도 사람들의 환심을 사고 공략할 수 있는 뛰어난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인터뷰에서는 전라도 말투가 그대로 옮겨진다. 조선일보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으면 나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자.

"잉, 그려. 이리 내려 올라고? 내려와. 참 좋아. 단풍이 막 들었어. 근디 워쩌지. 비가 와."
"잉, 전주까지 온 다음, 거그서 택시 타. 운암대교 가자고 혀. 거그서 가차. 만오천원만 줘. 점심 안먹고 기다리께. 매운탕 좋은 집 있어."

김광일 기자는 '형님'이라 부르고, 김 시인은 말을 놓는다. 조선일보 기자가 전라도 시인 김용택을 형님으로 극진히 모시며 마암분교까지 찾아오고, 기사는 정감이 넘쳐흐른다. 전라북도 사람들 홀딱 반하게 생겼다.

그저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면 그만인가? 그 동안 지역감정을 조장해 전라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혀온 신문이 조선일보다. 조선일보에서 당신이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조선일보는 그들의 정체를 은폐하는데 김 시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칼럼은 월간 열린전북 11월호에 게재될 내용을 압축한 것입니다. 홈페이지는 www.opencb.co.kr이니 향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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