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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정치면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이 금배지를 단 사연을 간략하게 소개한 것. 80년대 당시 정치인들의 정치계 입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기사다.

'대머리총각' 김기배 금배지 단 사연은…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의 별명은 '대머리 총각'. 젊어서부터 시원하게 벗겨진 머리 때문인데, 이런 그의 외모가 인생 행로를 바꿔놓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김 총장이 민정당 상공담당 전문위원으로 있던 84년 어느날. 청와대 의전실에서 전화가 와 다짜고짜 그를 호출했다. 영문도 모르고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선 그의 얼굴을 전두환 대통령이 빤히 들여다봤다. 그리고 하는 말이 "와, 나하고 정말 닮았네".

전대통령은 1시간 가까이 김 총장을 면담하더니 "당신은 정치해도 좋겠다"며 공천을 내락했다. 또 즉석에서 한국수출산업공단 이사장으로 인사발령까지 냈다.

이를 계기로 김 총장은 20여년 간의 관료생활을 접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이듬해 12대 국회에 입성, 지금은 4선 의원이 됐다.

10월 13일자 중앙일간지 가판 일면 탑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을 방문한다'는 기사를 일제히 크게 다루었다.

USA 투데이지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이달 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조선일보의 류근일 논설주간은 "한나라당이 최근 호조건에도 불구하고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야당과 반대세력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훈수를 두고 있다.

조선일보 10월 13일자 '류근일 칼럼' 한나라당이 대안인가? 전문

지난 정치사에는 항상 대안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 때는 신익회·조병옥·장면이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김영삼· 김대중씨가 있었다. 그리고 재야 원로들과 민주화투쟁 세력이 있었다.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언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우선 야당의 정체성부터가 확고해 보이지 않는다. 민정계 출신, 민주계 출신, 이회창 총재 계열, 재야진보 출신, 그리고 젊은 386출신들이 제각기 동상이몽들을 꾸고 있어, 도대체 한개의 통합된 정당같지도 않다.

게다가 최근엔 비주류가 느닷없이 「제몸값 올리기」에 열을 올려 한나라당이 정말 「한지붕 다세대주택」임을 실감케 한다. 당의 노선도 개혁주의인지 보수주의인지 중도우파인지 무엇인지 도무지 분명치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을 상대로 「개혁경쟁」을 하겠다는 것인지「보수적 반대」를 하겠다는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리더십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의 역량은 아직 모자란다. 김대중 정부의 근래의 악재는 야당과 이회창 총재에겐 곧 「하늘이 주는」 호재인 셈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도무지 뜰 줄을 모른다. 이 총재도 마냥 그 자리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 같았으면 이럴 때 어떻게 했겠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라.

그 두 사람은 위기에 처할 수록 더욱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곤 했다. 한 가지 소재가 있으면 그것을 10배 20배로 증폭시켜 최대한 연극화하는 신통력도 발휘했다. 그런데 오늘의 한나라당은 따끈따끈한 원자재들이 지천으로 쏟아지는데도 그것을 유효적절하게 써먹을 줄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의 야당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한강 백사장」 유세와「비내리는 호남선」의 해공 신익희 드라마, 당내 경쟁자인 장면에게 끝까지 『아우님 먼저…』라며 한사코 겸양하던 유석 조병옥의 큰그릇, 초산 테러와 현해탄 수장을 몇백배 몇천배 역공으로 증폭시켰던 DJ·YS의 정치 연금술. 지금의 야당이 그 100분의 1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민정계는 야당경험이 없어서 그렇게 못하고, 민주계는 능력과 재능이 없어서 못하고,「이회창계」는 육법전서 밖엔 아는 것이 없어서 그렇게 못한다면 한나라당은 대체 무슨 깜냥으로 「DJ에 대한 보다 나은 대안」 노릇을 하겠다는 것인가?

문제인 것은 야당의 그런 대안능력 결핍에 더해서 그것을 보충해 주고 뒷받침해 줄 시민운동권과 지식인 사회의 대안적 담론도 요새는 왠지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민운동권은 김 대통령의 「상대적 진보성」이라는 것을 그나마 중히 여겨서인지 도통 「야단쳐야 할 때」도 별로 외침이 없다.

그리고 할말이 있음직한 지식인들도 「DJ비판=반개혁 딱지」가 신경쓰여서인지 좋게 좋게 변죽만 울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대안부재의 획일주의로 가고 있다는 것일까? 이 나라가 그렇게 대책도, 능력도, 용기도 없는 형편없는 나라로 전락할 수는 없다.

내치에 있어서는 DJ를 뛰어넘는 세련되고 합리적인 개혁, 통일안보에서는 대한민국의 원초적 전제를 훼손하지 않는 당당한 남북대화, 리더십에 있어서는 천민적이지 않은 자질― 예컨대 이런 것들을 주제로 야당은 그나름의 대안적「헤게모니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국민의 심사와 선택에 맡겨야 한다.

「김대중 포퓰리즘」에 반대하겠다면 그에 대한 다른 그림도 제시해야 하고「통일대통령 김정일」 이미지를 우려한다면 역시 다른 대책을 꺼내보여야 한다. 야당이 그런 대안상품을 충분히 펼쳐보이지 못한다면 국민은 당연히 다른 진열대를 쳐다볼 것이다. 야당과 반대세력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직시할 일이다. ( 논설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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