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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오마이뉴스를 만들었나

(1) 내가 인터넷의 바다로 뛰어든 이유

1) 새천년에는 새 인생을
나는 11년간 다니던 월간<말>을 1999년 12월 31일 그만두었다. 20세기의 마지막 날 사표를 낸 것이다. 내가 그 날을 택해 사표를 낸 것은 몇해전부터 '새천년에는 새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새 인생을 '인터넷 신문'에 걸기로 했다. 그것도 그냥 또하나의 인터넷 신문이 아니라 '세계 최초의 인터넷 신문다운 인터넷 신문'을 만들어 내는데 인생을 걸기로 했다.

하지만 지식인이란 나약하기 이를데 없는 존재. 작심을 하고도 결행하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하는 두려움, 기존 회사-동료와의 관계, 돈은 어디서 마련하지? 등등.

그래서 나는 나를 강제하기로 했다. 1999년 10월경 나는 사표도 내기 전에 나의 친한 친구(인터넷 프로그램 기획자)에게 내가 구상하는 인터넷 신문의 그림을 그려주면서 그것을 프로그램으로 구현시켜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한쪽에서 일을 저질러야만 나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결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2) 2000년 2월 22일 2시 22분
내가 만든 인터넷 종합일간지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는 2000년 2월 22일 2시 22분에 창간됐다. 왜 2의 행진이냐고? 나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20세의 신문문화와 철저한 결별을 선언했다. 20세기 신문뉴스의 생산-유통-소비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보고 싶었다.

왜? '재야 비주류 월간지' 기자인 나는 20세기의 신문문화로부터 소외당하고 있었고 독자인 시민들 또한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3)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나는 1995년부터 약 3년간 미국에 가 있었다. 그때 저널리즘 석사를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매체창간론>을 공부했다. 과제물중의 하나가 <당신은 어떤 매체를 창간하고 싶은가>였고 나는 그때 <오마이뉴스 창간계획서>를 과제물로 냈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전부터 나는 20세기의 뉴스생산문화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근본적 질문들의 결과물이 바로 <모든 시민은 기자다--뉴스 게릴라들의 뉴스연대>라는 컨셉의 오마이뉴스였다.

오마이뉴스는 크게 4가지 점에서 20세기의 신문문화와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

ㄱ) 모든 시민은 기자다-----기자의 문턱을 없애자.
기자는 별종이 아니다. 새 소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남에게 전하고 싶은 모든 시민이 바로 기자다. 시민을 제보자에서 해방시키자, 독자투고란에서 해방시키자.

생활현장의 시민기자들이 곧 뉴스게릴라들이다. 뉴스게릴라는 중앙의 대기업 기자와 대결해 승리할 수 있다. 왜? 뉴스의 특성상 '현장에서 직접 본 자'가 장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기자는 9월 25일 현재 5천3백여명이다.
(내부직원 17명, 취재기자 10명, 사진기자 2명)

ㄴ) 기사의 공식을 파괴하자---더 쉽게, 더 생생하게, 더 자연스럽게

a) 형식파괴
모든 시민이 기자다는 명제를 관철시키려면 시민들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기사를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기존 신문사의 기사쓰기 공식은 그들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때론 스트레이트로, 때론 편지체로, 때론 전화통화하듯이.

b) News Value 기준 파괴
<오늘 또 한명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오늘 우리집 새가 죽었습니다>
.
오마이뉴스의 탑 기사엔 이런 것들도 올랐다. 기존 신문들이 뉴스로 취급하지 않았던 <또다른 반쪽의 삶>을 과감히 뉴스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

ㄷ) 매체간의 벽을 허물자

4) 뉴스게릴라들은 '암약'하고 있었다
오마이뉴스에 대한 네티즌들은 호응은 의외로 컸다. 기자회원 등록자는 9월 25일 현재 5천3백명. 독자는 하루에 4-10만명(접속건수)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기자회원들의 기사쓰는 솜씨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나는 애초에 창간후 2-3달은 주간지로 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창간준비호부터 일간으로 출발해야 했다. 전국에서 암약하고 있었던 뉴스게릴라들이 의외로 많았으므로. 그들이 소지하고 있는 무기의 성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했으므로.

(2) 대기업 언론사도 인터넷 신문을 하는데 나는 왜 '또 하나의 인터넷 신문'을 만들었나

나는 '또 하나의 인터넷 신문'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새로운 인터넷 신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나는 대기업 언론사의 인터넷 신문과 겨룰만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기업 언론사의 인터넷이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일정기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1) 기존 대기업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신문(디지털 조선, 동아닷컴 등)은, '뉴스'에 국한하여 말하자면, 종이신문의 컨텐츠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 네티즌들에 대한 고려가 많지 않다.

그에 반에 오마이뉴스는 철저히 인터넷 독자를 위한 뉴스를 생산하고 편집한다. (사진과 컷의 중시, 개별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달기, 공개편집회의, 기사예고제 등)

2) 기존 대기업 언론사도 '기자는 누구이고 뉴스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인터넷이라는 환경과 네티즌의 특성을 고려한 재정립을 하겠지만 그것에는 한계가 분명할 것이다.

조인스닷컴, 동아닷컴, 인터넷한겨레 등이 사이버기자를 모집해 활용하면서도 그들을 종이신문 기자와 똑같은 대접을 사이버지면과 현실지면에서 해주지 않고 있는 점.

3) 기존 대기업 언론사의 인터넷은 속보성에 한계가 있다. 그들은 속보뉴스의 대부분을 연합에 의지하고 있다. 출입처 기자들의 마인드는 종이신문 마감시간에 있다.

인터넷의 특성의 하나인 속보성은 '게릴라'들이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가 총선시민연대의 버스투어를 20-30분 간격으로 실시간 핸드폰 송고를 한 사례)

4) 기존 대기업 언론사의 인터넷은 쌍방향성을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쌍방향성은 기본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대등하게 대접해줄 때 잘 실현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기존 인터넷신문들이 그 컨텐츠를 종이신문에 의존하는 한, 종이신문 기자들의 기자-뉴스에 대한 기본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오마이뉴스와 같은 새로운 컨셉의 인터넷 신문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적중하고 있다.

기존 인터넷신문들은 최근 몇가지 점에서 오마이뉴스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그 벤치마킹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바뀌어야 하느냐고? 조선일보 1면 머릿기사를 조선일보사 상근직원인 기자가 아닌 조선일보 '독자이자 시민기자'인 홍길동씨가 장식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홍길동 기자>에 대한 '지면상의 대접의 차이'는 없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3월 20일 3명의 기자로 구성된 총선연대 버스투어취재단을 파견했다. 그들의 생중계는 약 7시간동안 1면 탑이었다. 그러나 곧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기자회원이 보낸 기사로 탑은 바뀌었다. 그 기자회원은 버스투어단을 맞이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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