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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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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한동훈이다.

국민의힘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한동훈 차출설'이 재등장했다. 지난 3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구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서 다음 당대표의 조건으로 ▲ 수도권 대표성 ▲ MZ세대(1980∼2000년 생)의 선호 ▲ 안정적 공천권 행사를 꼽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11월 25일과 30일 연거푸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라 '윤심'에서 비롯된 발언이라는, 이른바 '수도권 대표론'에 해당하는 후보군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그 배경에는 '유승민 불가론'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유 전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왔고, 6.1 지방선거에선 김은혜 당시 당선인 대변인을 경기도지사 경선에 등판시키는 '자객공천'까지 감행했다. 게다가 한 장관은 지난 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지도자' 여론조사에서 10%를 얻어 범보수진영 1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윤 대통령으로선 유 전 의원의 대항마로 한 장관 만한 카드가 없는 셈이다.

친윤계도, 비윤계도... "비약", "포장" 선 그어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엇갈렸다. 첫 번째 반응은 '너무 이르다'였다. 한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대표를 할 만한) 다른 사람이 안 보이니까 얘기는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한동훈 장관의 당대표 차출은 성급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윤 대통령뿐 아니라 한 장관 역시 평생 검사로만 살아온 점을 언급하며 "'정치 초보'끼리 대통령과 당대표를 한다면 민심을 얻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친윤석열계' 의원도 "'한동훈 차출설'은 비약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가설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 장관이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것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는다. 한 장관은 다음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아낀다면 총선 패배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자리를 왜 주겠나"라며 "다음 대권주자로 키우려면 배지(국회의원)를 달게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2월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2월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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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의 '자가발전'이라는 풀이도 있었다. 한 의원은 "줄곧 궂은 일은 다 했는데도 당대표 후보들에게 인정 못 받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에게 밀리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라며 "주 원내대표는 '내가 하기에 따라 판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말 한 마디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 역시 "주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두 번 만났지만, 다 독대도 아니다"라며 "(수도권 대표론이) 윤심 반영이란 것은 (과대)포장"이라고 봤다.

한동훈 장관이 '유승민 대항마' 역할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은 "한 장관이 아니어도 유 전 의원이 당대표 자리에 앉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유 전 의원은 당원 지지세가 약하니까 무리해서라도 전당대회 규칙을 (현재의 당원 70%, 국민여론조사 30%에서) 당원 100% 혹은 당원 90%, 국민여론조사 10% 정도로 바꿔서 아예 유 전 의원을 못 나오게 만들 것"이라며 "어차피 유 전 의원이 안 될 텐데 한동훈이든 누구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총선에 불리' 전망도... 주호영 "특정인 아냐"

그는 "한동훈 장관이 나오면 '정치검찰' 프레임에 걸리기 때문에 좋을 게 없다"고도 지적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역시 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가 있고 그 사법리스크 관계기관이 법무부"라며 "한동훈 장관이 그 수사의 총책임자로서 이후에 여당 대표로 출마한다면 대장동 수사가 정치적인 목적이 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충분히 받기 좋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의 등판 여부를 떠나 '수도권 대표는 총선에서 실패했다'는 주장도 있다. 김정재 의원은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예전에 강재섭 대표라든지 영남권 당대표들이 우리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었고, 수도권 당대표들은 참패했다"며 "다음 당대표의 가장 큰 책무는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윤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터런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그 역할이 지역구가 어디다, 이 얘기하고는 별개"라고 말했다.

어떤 해석이든 '수도권 대표론'이 며칠째 당을 들끓게 만들자 주호영 원내대표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는 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제가 한 말 전체를 보면 (지금 상황은) 너무 과민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는 것 같다"며 "저는 '왜 외부영입 이야기가 나오냐' 하길래 '그런 주장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성에 차지 않아서 아니겠나'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이야기한 것이고, 특정인을 말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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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동훈, #주호영,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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