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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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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태도는 공손해 보이는데, 답변 내용은 제가 봐도 좀 불만이다."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카카오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을 향해 이같이 꼬집었다. 김범수 센터장이 이른바 '카카오 먹통 대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면서도, 막상 피해 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피하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24일 오후에 열린 국회 과방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센터장과 박성하 SK C&C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에게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의 일부 답변을 두고서는 여야 의원들이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몇 번 연출됐다.

김범수 "무료 서비스 보상, 전세계적으로 선례 없다"

김범수 센터장은 이날 "서버 이중화에 대한 조치는 진작부터 하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생겨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허리를 숙였다.

이후 정청래 위원장이 각 증인에게 대국민 사과 및 재발 방지 그리고 피해 보상 방안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주자, 김 센터장은 "이 자리를 빌려서 거의 전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하여 이용자들께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반복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도 처음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의사를 2018년 정도부터 했다"라며 "다만 그 기간이 4년에서 5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직 준비가 미처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플랫폼이 수익을 내는 부분에서 더 많은 부분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여, 글로벌 기업 정도 수준의 동일한 안정성을 갖추는 게 목표"라면서도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장애가 났을 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피해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자, 정 위원장은 관련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제서야 김 센터장은 "유료 서비스는 약관 혹은 약관 그 이상의 부분을 지급하거나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무료 서비스는, 인터넷 무료 서비스상 전세계적으로 (서비스 이용 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 선례가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카카오톡 등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피해 보상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을 피한 것이다.

그는 "현재 지금 피해사례를 접수받는 대로, 그 부분이 정리 되는대로 피해 받으신 이용자나 그 이용자를 대표하는 단체를 포함해 협의체를 빨리 만들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피해 보상안의 기준을 만들도록 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답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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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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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1년째 초심 못 찾고 있는 듯... 사회적 책임 발휘하라"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여당 의원들까지 김 센터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무료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그 자체가 사실은 카카오 전체 서비스의 뿌리이고 출발점"이라며 "무료 서비스는 (피해 보상의) 선례가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 질의도 상당히 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김 센터장은 초심을 말씀하셨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다"라며 "1년째 그 초심을 못 찾고 계신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카카오의 보상 부분에 대한 답변은 무게감을 갖고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초심이라는 말, 열심히 하겠다는 말보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그 부분에 대한 사례와 피해접수를 받고 있는 중이라, 지금 단계에서는 규모나 어떤 형태의 보상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만 이야기했다. 허 의원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 초심이라는 부분을 이야기하려면 이럴 때에 좀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질타했다. "이용자가 겪었던 불편에 대한 보상"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이 비슷한 취지의 질의를 이어갔으나, 김범수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피해 보상 관련 질문에만큼은 말을 아꼈다.

정청래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담대하고 통크게 국민들 마음 얻는 자리로 오늘 활용하실 것을 충언을 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카카오가 처음에 사람을 모을 때 무료 서비스로 모았다. 그래서 시작한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쓰러져 간 무명용사라는 개념 아시나? 그런 분들 없으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라며 "무료 서비스 받는 분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카카오가 어떻게 있느냐?"라는 지적이었다.

정 위원장은 "기업들은 물론 이윤을 추구하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특히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더 많은 피해를 보상할수록 앞으로 카카오에 더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무슨 이걸 가지고 전문적인 영역이니, 무료 서비스니, 무료 서비스가 아니니 이렇게 자잘하게 얘기하느냐?"라는 비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