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Spider)’ 오호택이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무대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스파이더(Spider)’ 오호택이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무대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 ONE Championship 제공

 
'스파이더' 오호택(29‧익스트림컴뱃)이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페더급을 흔들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뷔전에서 랭킹 5위의 난적을 꺾으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자신만의 캐릭터도 갖추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주최측에서 다양하게 푸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호택은 지난 1일 싱가포르 인도어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원 온 프라임 비디오 2(ONE on Prime Video 2)' 제 3경기(5분 3라운드)에서 '카이타이(Kaitai)' 다카하시 료고(33·일본)와 맞붙어 2-1 판정승했다. 2라운드 초반 한 차례 다운을 허용하긴 했으나 위기를 잘 넘기고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해나가며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신장과 윙스팬 등에서 10㎝가량 유리한 이점을 살려 끊임없는 연결 동작으로 흐름을 잡아갔다. 다카하시는 펀치와 로우킥으로 대항해봤지만 채점단에게 어필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다카하시는 경험많은 베테랑 타격가다. 통산 14승(7패) 중 10승(71%)이 넉 아웃일 정도로 강력한 타격 파워를 자랑한다. 나머지 4승도 판정승일 만큼 그래플링보다는 스탠딩 싸움에 특화되어있다. 근거리 타격전이라면 동체급 누구와도 자신 있다고 공헌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인만의 확실한 특기와 영역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오호택은 다카하시의 영역을 최대한 피하며 자신의 특기를 살려 나간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다카하시만큼 스탠딩 싸움은 강하지 않으나 전체적인 밸런스에서 앞섰다. 통산 9승(2패)을 기록하고 있는데 승리 방식이 고른 편이다. 서브미션 비중(5승)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넉아웃, 판정승도 각각 2번씩 기록했다. 그래플러면서 다른 쪽에도 능한 타입이다.

사실 오호택 입장에서 다카하시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TFC, AFC(이상 한국) UAE워리어스(아랍에미리트) 브레이브(바레인) 등 다양한 무대에서 뛰기는 했으나 소위 메이저 단체에서의 경험은 없는지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과의 격돌은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도박사들은 오호택의 우세를 점쳤다. 주최측 역시 '현시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메이저 무대 데뷔 선수 중 하나다. 베테랑을 농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흥미로운 신인이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여기에는 최근 전적도 영향을 끼쳤다. 오호택은 2017년 이후 패배가 없다. 다카하시전까지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반면 다카하시는 연패를 당하며 주춤하고 있던 상태였다. 2020년부터 단 1승만을 가져갔을 뿐이다. 나이 차이는 크지 않지만 최근 기세서 앞선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할 만했다.

경기 전 다카하시는 주최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 관련 동영상을 봤는데 서브미션에 능하다는 정도 외에는 딱히 특별한 인상은 받지 않았다. 별다른 맞춤 대책 같은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힐 만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거기에는 가장 최근 승리를 거뒀던 경기가 한국 파이터와의 대결인 점도 이유가 됐다.

2020년 당시 다카하시는 윤창민(28)과 원챔피언십에서 붙었는데 이때 경기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윤창민은 2018년 일본 리얼리티 프로그램 '격투대리전쟁' 시즌2 우승, 원챔피언십 데뷔 4연승, 추성훈·김동현에게 배우는 종합격투기 금수저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다카하시가 새로운 한국인 스타 후보 윤창민의 제물이 될 것이다는 예측도 많았다. 하지만 다카하시는 냉정했고 2라운드 펀치 KO로 경기를 가져가버렸다. 오호택마저 무너뜨렸을 경우 '한국인 킬러'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유망주에게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현재 원챔피언십 페더급 랭킹은 챔피언 탕카이(중국)를 필두로 1위 탄 리(미국), 2위 김재웅(대한민국), 3위 마틴 응우옌(호주), 4위 개리 토논(미국), 5위 다카하시 료고(일본) 순이다. 오호택은 데뷔전에서 랭킹 5위 선수를 잡아낸지라 톱5 랭킹 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원챔피언십 무대에서는 옥래윤, 김재웅, 강지원, 함서희 등 한국 파이터들의 활약이 뜨겁다. 추성훈, 안젤라 리, 크리스천 리 남매 등 한국계도 적지 않다. 그런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주최측의 관심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오호택이 코리안 돌풍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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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택 원챔피언십 스파이더 한일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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