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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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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테츠야의 범행 동기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아래 통일교)'가 거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는 지난 14일 야마가미가 "아베를 습격하면 통일교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하며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5억 원이 넘는 집과 건설회사를 상속받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팔아서 통일교에 헌금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아버지 사망금으로 나온 보험금 5000만 엔까지도 헌금했다. 이후 그의 어머니는 월세조차 내지 못하다가 파산했고, 야마가미는 다니던 대학을 중퇴해야만 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인생이 망가진 원인이 통일교라고 여겼고, 처음에는 통일교 간부를 쏠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연관성이 높은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책 한 권이 3억... '영감상법' 고가의 물건 강매 
 
일본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통일교의 책을 들고 한 권에 3000만 엔(한화 3억원)이라고 말하는 모습.
 일본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통일교의 책을 들고 한 권에 3000만 엔(한화 3억원)이라고 말하는 모습.
ⓒ 일본 닛테레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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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살해 동기로 통일교가 언급되자 지난 11일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나카 회장은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한 헌금 액수는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교단이 헌금을 강요하지는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본 통일교 기자회견 다음날(12일)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아래 전국변련)의 반박성 폭로가 나왔다. 전국변련은 통일교의 문제점을 알리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1987년 300여명의 변호사가 모여 만든 단체다. '영감상법(靈感商法)'은 영감이 있는 척을 하면서 조상과의 인연 또는 나쁜 기운이 깃들었다는 말 등으로 현혹해 각종 물건을 비싼 가격에 강매해 금전을 취하는 상행위를 말한다.  

전국변련의 와타나베 히로시 변호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통일교의 책 1권이 3000만 엔이며, 신도 1명 당 4~5권을 강매했다"고 밝혔다. 한국 돈으로 책 한 권에 약 3억 원으로 1인이 4~5권을 강매당했을 경우 12억~15억 원을 쓰게되는 것.

'전국변련'은 일본 통일교가 천성경 430만 엔(4300만 원), 다보탑 2300만 엔(2억3000만 원), 인삼엑기스 640만 엔(6400만 원), 선령당 300만 엔(3000만 원), 석가탑 440만 엔(4400만 원) 등 고가의 물품을 강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0년간 통일교가 일본에서 영감상법으로 벌어들인 돈이 한화로 약 1조3000억 원이며 피해자만 3만 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와 통일교 
 
통일교 행사에서 특별 연설을 하는 아베 전 총리.
 통일교 행사에서 특별 연설을 하는 아베 전 총리.
ⓒ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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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의 창시자는 문선명 전 총재(사망)로, 한국 개신교에서는 이단으로 여겨진다. 통일교는 '국제승공연합' '하늘부모님 성회' '천주가정연합' 등 다양한 명칭과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통일교는 한국보다는 일본과 미국에서 더 활발하다. 개신교의 영향력이 큰 한국에서 이단으로 대중적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통일교는 일본 극우 정치인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박정희가 5.16 쿠데타 이후인 8월 친서를 보낸 당사자인 기시 노부스케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조부인데, 기시 노부스케는 문선명 전 총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 행사 특별연설에 등장해 통일교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전국변련'은 아베 전 총리의 통일교 연설에 우려를 나타내는 성명서를 발표했을 정도로 자민련 내부와 내각에는 통일교 신자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야마가미 테츠야가 아베 전 총리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배경엔 자신의 가정을 무너뜨린 통일교를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옹호하고 방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태그:#아베 신조, #통일교, #일본, #영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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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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