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4'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4' ⓒ 채널A


  대한민국에 '낚시 예능' 신드롬을 일으킨 '도시어부'들이 다시 돌아왔다. 7월 9일 방송된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어부> 시즌 4회에서는 첫 회부터 고정과 하차의 갈림길에 놓인 '낚친자(낚시에 미친 자)'들의 짓궃고 유쾌한 생존 경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시어부> 제작진은 시즌4에 합류할 고정멤버들을 한 명씩 픽업하며 정체를 공개했다. 첫 시즌부터 함께한 '고인물' 원년멤버인 이덕화, 이경규, 이태곤을 비롯하여 이수근까지 4명이 살아남아 고정 출연자를 의미하는 배지를 수여받았다.
 
'원조악마'로 불리는 맏형 이덕화는 황금배지만 18개로 <도시어부> 최우수 조황에 힘입어 고정멤버 자리를 지켜냈다. 기쁨을 감추지못한 이덕화는 시즌4에 임하는 각오로 "내 욕심을 내려놓고 보는 분들을 위한 낚시를 하겠다."고 공약했으나, 배우 후배인 이태곤은 대뜸 "다 아시잖나. 뻥이라는 거"라는 솔직한 촌철살인의 디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허세+캬바레 낚시꾼' 캐릭터를 정립한 이태곤은 조황이 대체로 부진했던 시즌3와 달리 각종 빅원 기록들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그 주인공인 당연히 본인으로 장담하며 특유의 자기애를 드러냈다. 이수근-이경규의 희극인 라인도 생존했다. 황금배지 9개로 선방한 이수근에 비하여, 이경규는 원년멤버임에도 황금배지 2개에 그치는 부진으로 간신히 고정멤버에 턱걸이했다.
 
막내 김준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준현은 지난 시즌 황금배지가 0개도 아닌 –1개에 그치는 최악의 부진으로 시즌2의 지상렬에 이어 하차가 유력한 멤버로 꼽혀왔다. 살아남은 고정 4인방은 김준현의 부재에 잠시 반신반의했으나, 이내 만세를 외치며 "우리는 살았다."고 환호하며 특유의 무한 이기주의로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도시어부>의 기원지이자 마음의 고향인 왕포에 집결했다. 사실 김준현은 이미 왕포에 따로 내려와 대기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김준현에게만은 '고정(진)'이라는 의미심장한 글귀가 새겨진 배지를 달아줬다.

시즌4 첫회의 주제는 바로 '사면초가 김준현 살리기 대회'였다. <도시어부>팀이, 새로운 고정을 노리는 게스트들과 5대 5 팀대결을 펼쳐서 지게되면 김준현이 그대로 전격 하차한다는 전격 서바이벌 데스매치였다.
 
<도시어부> 단골 멤버인 가수 KCM. 힙합 프로듀서 라이머, 댄서 제이블랙, 반고정 박진철 프로, 개그맨 허경환이 등장하며 '준미(준현아 미안해)' 팀을 결성했다. 대상어종은 조기이고 두 팀이 각각 잡은 총무게 대결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예비 고정멤버들은 저마다 고정에 대한 강한 승부욕과 자신감을 드러내며 김준현의 심기를 한껏 불편하게 했다.
 
김준현은 출조 전날, 숙소에서 이수근-이태곤과 대화를 나누며 하차위기의 설움을 털어놨다. 김준현은 "하차해도 매주 게스트로 나올 거다. 강력한 분장을 하고 매주 다른 부캐를 만들어서 올 것"이라며 이를 갈았다. 한편으로 김준현은 "내일 진다면 도시어부의 고향인 왕포가 날 허락하지 않는 거다. 그래서 지면 깨끗하게 물러나야겠다."고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는 모습도 보였다.
 
이튿날 두 팀은 각각 어부호와 준미호로 배를 나누어 출항했다. 마음을 비우는 낚시를 하겠다던 이덕화는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어영부영하지말라"고 선장과 멤버들을 계속 닦달하며 본색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깡패랑 낚시하는 것 같다." "작전사령관 역할인데 욕쟁이다."라고 놀리며 맏형의 남다른 낚시 욕심에 혀를 내둘렀다. 이덕화는 양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1호 조기를 건져내며 맏형의 체면을 세웠다.

한편 준미팀은 '진절머리' KCM의 그칠줄 모르는 수다와 아무말 대잔치에 점점 지켜갔다. 바로 옆자리의 라이머는 "고정을 하더라도 KCM하고는 안하고 싶다. 너무 피곤하다"며 진저리를 쳤다. <도시어부> 낚시 세계관 최강자답게 박진철 프로가 첫 조기를 수확해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어부팀은 이수근이 첫 히트를 기록하며 다시 앞서나갔다. 이날 따라 감성돔이 여러 차례 올라왔으나 대상어종이 아닌 탓에 잡어 취급을 받았다. 이덕화는 어느새 방송도 잊고 "저 XX들 못잡을 때 우리가 잡아야한다."고 친근한 비속어까지 구사하며 승부욕을 불태워 멤버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준미팀은 또다시 박프로의 활약으로 조기 숫자에서 2대 2로 균형을 맞췄다. 김준현은 여전히 초라한 조황에 어김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자리를 비우며 제작진에게도 "화장실 갈 시간이 어디있냐, 고기못잡으면 응가도 없다."는 구박을 받아야했다. 준미팀은 제이블랙이 화려했던 첫 등장이 무색하게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멀미로 장렬하게 쓰러지며 '무쓸모 갯바위꾼' 취급으로 전락했다.
 
양팀 모두 한동안 저조한 조황이 이어졌다. 초조해하던 김준현이 마침내 첫 조기를 수확해내며 희망을 되살렸다. 어부팀들이 하나둘씩 모두 대상어종을 낚는 동안 유일하게 잡어만 계속 걸리던 이경규도 마침내 첫 조기를 건져내며 멤버 전원이 조기 획득에 성공했다. 상승세를 탄 이경규는 곧바로 2연속 조기 수확에 성공하며 어복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준미팀은 KCM이 간신히 한 마리를 건져올렸으나 조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어부팀이 있는 곳으로 낚시 포인트를 이동했다. 준미팀은 트래시토크로 어부팀을 자극하며 신경전을 펼쳤으나, 맏형 이덕화가 종료 1시간을 남겨두고 40cm짜리 빅원을 획득하며 우위를 굳혔다. 반면 첫 입질에 잠시 기세등등했던 라이머는, 정작 대상어종이 아닌 우럭이 등장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낚시 대결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 만찬을 즐겼다. 유난히 식욕을 드러낸 제이블랙은 낚시에서는 1,2차에 걸쳐 멀미로 뻗은 것 이외에는 분량이 없다며 "이정도면 출연료 먹튀 수준"이라는 제작진의 폭로에 진땀을 흘려야했다. 제이블랙은 "역시 선상에서는 안되겠다. 갯바위 편에서 한번만 더 불러달라."고 호소하며 이미 그런 변명을 예상한 멤버들의 야유와 구박을 받았다.

어부팀은 원팀이 되어 서로를 챙겨줘야하는 팀워크가 오히려 어색했다고 고백했다. 이경규는 "우리는 초현실주의를 넘어선 초이기주의다. 나만 잡으면 된다"고 <도시어부>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제작진이 게스트들에게 "이런 팀워크인데도 고정이 되어 살아남을수 있겠냐"고 질문하자 오히려 라이머는 "너무 잘맞는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아까 잡은게 우럭이 아니라 조기였다면, 팀이고 나발이고 '내가 잡았다.'하고 외치고 싶었다."고 고백하여 폭소를 자아냈다.

KCM은 같은 팀이었던 라이머에게 "행실이 무시당할만 했다."고 디스했다. 어부팀은 오히려 KCM이야말로 <도시어부>에 어울리는 악마 본성을 갖췄다며 만족해했다. 하지만 이경규는 김준현이 나가고 KCM이 들어오면 본인이 하차하겠다고 선언하며 "감사하모니카를 부르는 애하고는 방송을 같이 할수 없다."고 진저리를 쳤다. KCM은 굴하지않고 곧바로 하모니카를 부르며 이경규에 응수했다.
 
조기 대첩의 결과는 예상대로 어부팀의 승리로 끝났다. 어부팀은 총무게에서 3220g으로 준미팀의 1760g에 두 배 가까운 완승을 거뒀다. 간신히 고정멤버 자리를 지켜낸 김준현은 축하 케이크를 선물받았고, <도시어부> 멤버들은 전원 배지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김준현은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면서도, 곧바로 "다음엔 이런 이벤트의 순서는 이경규가 될 것"이라고 저주하며 역시 <도시어부> 고정에 어울리는 악마 본성을 드러냈다.
 
한편 농담을 던지던 이덕화가 실수로 모자가 벗겨지며 머리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촬영하던 제작진도 경악하며 순간적으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못했다. 좌우에 있던 이경규와 이태곤이 황급히 달려들어 이덕화를 감싸안고 카메라로부터 보호하며 모자를 씌워주는 형제애를 발휘했다.
 
또한 제작진은 이덕화의 머리 부근에 번쩍이는 빛으로 뒤덮인 CG를 삽입하며 출연자를 보호하는 유쾌한 센스를 발휘했다. 이경규는 "형님, 내가 막았다."고 생색을 내며 배지 하나를 더 달라고 생떼를 썼다. 출연자들은 모두 뜻밖의 상황에 폭소를 감추지 못했다. 출연자의 실수와 갑작스러운 돌발상황도 절묘하게 웃음으로 승화시켜 분량을 만들어내는 <도시어부>팀다운 센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도시어부>는 2017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하여 5년만에 벌써 4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어엿한 장수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재 특성상 다양한 그림이나 연속성있는 서사를 만들기 어려운 비주류 소재로만 여겨졌던 '낚시'를, 히트 예능으로 만들어낸 원조이자 지금까지도 유일무이한 성공작으로 꼽힌다.

방송 때문이 아니리 진심으로 낚시에 미친 연예인 낚시광들의 '덕업일치'가 주는 진정성, 스포츠-애니메이션 등 젊은 세대의 서브컬쳐 요소들을 자막과 편집으로 활용한 'B급 감성'은 <도시어부>만의 차별화된 성공비결로 꼽힌다.

여기에 시즌을 거듭하며 원년멤버인 이덕화외 이경규를 중심으로 꾸준히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온 고정-반고정 출연자와 제작진, 현지에서 만나는 일반인 선장님들까지 세계관에 편입시키며, 이제는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듯한 <도시어부>만의 '낚시 패밀리십'을 구축했다.
 
다만 시즌 3에서는 역대급으로 유난히 저조한 조황 때문에 분량을 만들어내는데 고전했다. 시즌4에서는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함께했던 장시원 PD(JTBC 최강야구)가 이적하며 구장현 PD가 바통을 이어받는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재미있고 편안하지만, 그만큼 이제는 매주 예상가능한 낚시 그림과 케미에서 연상되는 익숙함은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출연자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낚시 본연의 재미보다 억지스러운 만담과 콩트에 더 치중한다는 지적은 생각해볼 부분이다.

<도시어부>가 시즌4부터 그동안 강세를 모인 목요일이 아닌 주말에 편성하며 쟁쟁한 예능 경쟁작들과 과감한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유쾌하게 새 시즌의 출항을 알린 <도시어부>는 다음주 가수 선미-뱀뱀과 함께하는 1회 낚시왕 선발대회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도시어부 낚시 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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