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KIA전 선발로 나온 최원태, 5.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최원태 ⓒ 키움히어로즈


키움이 안방에서 이틀 연속 NC를 잡고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3안타를 때려내며 10-1로 완승을 거뒀다. 전날 짜릿한 한 점차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를 챙긴 키움은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에게 각각 13-10, 8-6으로 승리한 선두 SSG랜더스, 3위 LG트윈스와의 승차를 2.5경기,1.5경기로 유지했다(53승1무30패).

키움은 2번 2루수로 출전한 김혜성이 4안타4타점3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이정후가 2안타2타점, 김휘집이 2안타3득점, 야시엘 푸이그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전날 5명의 투수가 등판해 한 점차 리드를 지킨 키움은 이날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서 단 2명의 투수만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끝냈다. 특히 키움의 '원조 토종에이스' 최원태는 6이닝4피안타2사사구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토종 에이스 부재 속 등장한 슈퍼루키

히어로즈는 2008년 12승을 기록했던 장원삼과 2009년 13승을 따냈던 이현승(두산)이 2009 시즌이 끝난 후 각각 삼성과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한 동안 토종 에이스 부재에 시달렸다. 그래도 외국인 투수는 브랜든 나이트를 시작으로 앤디 밴 헤켄,라이언 피어밴드,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 등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꾸준히 활약했다. 특히 밴 헤켄은 2014년 시즌 20승과 함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동갑내기 좌완 듀오' 장원삼과 이현승이 팀을 떠난 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5년 동안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토종 선발투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히어로즈가 2013년 정규리그 3위,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토종 에이스 부재는 꽤나 심각한 문제였다. 2015년 한현희가 시즌 11승을 기록했지만 그 해 한현희의 11승에는 3번의 구원승이 포함돼 있었다.

 그렇다고 히어로즈가 외국인 투수에게만 전적으로 선발진을 의존하면서 토종선발 육성에 소홀히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히어로즈는 2010년엔 고원준과 금유성(개명 전 금민철), 2011~2015년엔 문성현, 2012,2013년엔 강윤구(롯데 자이언츠)와 김세현 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지만 히어로즈 구단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6년 신재영(SSG)이라는 깜짝스타가 등장했지만 신재영 역시 2016년의 활약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다행인 점은 히어로즈가 '넥벤저스'라 불리는 타격의 힘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4년, 고교 무대에서 차세대 에이스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남경호(두산), 박윤철(한화 이글스)과 함께 서울고의 우완 트로이카로 불리며 서울고를 전국대회 2관왕으로 이끌었던 최원태가 그 주인공이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원태를 1차 지명으로 선택한 히어로즈는 최원태에게 3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어깨통증에 시달린 최원태는 루키 시즌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프로 입단과 동시에 부상으로 고전했던 슈퍼루키들을 자주 목격했던 야구팬들은 최원태도 그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성급한 팬들은 최원태를 무리해서 마운드에 올리는 것보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일찌감치 병역의무를 마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우진-요키시와 키움의 '선발 트로이카'로 활약

루키 시즌을 통째로 날린 최원태는 2016년 1군무대에 데뷔해 17경기에 등판했지만 2승3패 평균자책점7.23으로 만족스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원태는 2017년 24경기에 등판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49.1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4.46의 성적으로 프로 입단 3년 만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초고교급 투수'들이 3년 차 시즌에 잠재력이 폭발하는 것은 최원태에 이어 작년의 원태인(삼성)과 올해의 소형준(KT 위즈)이 이어받고 있다.

최원태는 2018 시즌에도 23경기에서 134.1이닝을 던지며 13승7패3.9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최원태는 2019년에도 27경기에서 11승5패3.38로 히어로즈 토종투수 중 최초로 3년 연속 10승을 기록하며 토종에이스로 활약했다. 2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긴 했지만 그 해 가을에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최원태는 2020년 7승에 이어 작년에도 9승에 그치며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실패했다. 그 사이 키움 마운드는 프로 입단 4년 만에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과 트레이드로 합류한 베테랑 정찬헌이 키움 선발진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씻고 올 시즌 다시 믿음직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최원태의 입지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6월22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최근 3경기에서 15.1이닝2실점으로 3연승을 달린 최원태는 9일 NC를 제물로 연승행진을 '4'로 늘렸다.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진 최원태는 산발 4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2개의 병살타를 포함해 8개의 땅볼을 유도하면서 NC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최근 4경기 성적은 4승 평균자책점 0.84(21.1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최원태로서는 최고의 분위기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 셈이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7승3패 3.10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최원태는 올 시즌 안우진(9승4패2.18)과 요키시(7승4패2.51)에 이어 3선발급 활약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6년째 키움의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최원태에게 선발 순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남은 시즌 동안에도 다치지 않고 전반기 막판의 구위와 투구내용을 끝까지 유지한다면 올 시즌 최원태는 올해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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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최원태 원조 토종에이스 4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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