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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종시 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에서 한문수 유족회장이 분향을 하고 있다.
 제8회 세종시 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에서 한문수 유족회장이 분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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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오전 10시에, 오가낭뜰 근린공원(세종시 아름동)에서 개최된 제8회 세종시 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에서 참가자들이 헌화와 묵념을 진행하고 있다.
 6월 21일 오전 10시에, 오가낭뜰 근린공원(세종시 아름동)에서 개최된 제8회 세종시 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에서 참가자들이 헌화와 묵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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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종시(옛 충청남도 연기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가 지난 21일 오전 10시 오가낭뜰 근린공원에서 개최되었다.

위령제는 지난 2013년 5월 은고개에서 제1회 추모제가 개최된 이래 2014년과 2016년 제외하고 매년 진행하고 있다. 2017년까지는 세종민예총에서 5월에 추모제를 진행해왔으나 2018년부터는 사건 발생일 즈음인 7월에 개최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희생자들의 음력 기일에 맞춰 6월 21일(음력 5월 23일)에 진행하게 되었다.

한문수 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72년 전 학살이 자행된 그날, 얼마나 많은 아픔과 원망을 안고 눈을 감으셨냐"며 "남은 유족들 모두가 이미 백발 고령이 되어 거동이 불편하고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 유족의 설움을 깊어가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님들이 희생되신 이곳 은고개에는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었고, 2023년도부터는 은고개 언덕에 추모공원이 조성 완료될 것"이라며 "그때는 새로 조성된 추모공원에서 추모 위령제가 올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지역에서는 1950년 7월 8일 수멍재(옛 연기군 남면 갈운리와 고정리 경계지역) 옆 야산 비성골과 은고개 두 곳에서 학살이 진행되었다. 이 일대가 행정중심복합도시 6-3생활권 도시개발계획에 포함되어 유해 존재 여부 확인의 필요성이 대두돼 지난 2018년 유해 발굴이 진행되었다.

이때 발굴된 유해 7구 중 유전자 분석을 통해 1구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인계하기도 했다. 2020년 제6회 추모제 때부터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도시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LH)에서 추모공원 조성 계획을 내놓았다.
   
세종국제고 역사동아리 ‘세종마실’ 졸업생들도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의 글을 낭독했다. 최윤섭(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학생이 추모 글을 낭독하고 있다.
 세종국제고 역사동아리 ‘세종마실’ 졸업생들도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의 글을 낭독했다. 최윤섭(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학생이 추모 글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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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종국제고 역사동아리 '세종마실' 졸업생들도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의 글을 낭독했다. 이 학생들은 세종국제고 4기 학생들로 지난 2017년 세종국제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희생지 표지석을 세울 때 함께 참여했던 이들이다.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3명의 학생 중 최윤섭(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학생은 "추모비 하나 없던 공터에 우리끼리라도 뜻을 모아 억울한 희생자분들을 기리고 추모하자는 의미에서 작은 비석을 만들었다"며 "직접 위령비를 세우며 억울한 희생의 아픔에 공감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제 마음의 자산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만들었던 추모비 비문에 쓰인 것처럼 인권이 태양처럼 빛나고 황금처럼 귀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계속해서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 후손들이 해야 하는 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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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세종시교육감도 추도사에 나서 "과거에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서서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함께 나눈다"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넘치기를 바란다. 나아가 평화로운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실천 과제들을 저희가 수행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선 세종민주평화연대 의장은 "대한민국이 분단되어 있다는 이유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고 돌아가신 영령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이 후손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모퍼포먼스 ‘추억’에서 오수진씨가 춤 공연을 하고 있다.
 추모퍼포먼스 ‘추억’에서 오수진씨가 춤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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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행사는 초헌, 독축, 아헌, 종헌에 이어 헌화를 진행하는 합동위령제를 1부로, 2부 추모식 및 문화공연에는 추도사와 추모 공연이 진행되었다.

추모 공연에는 세종재능시낭송협회 임동천 시인이 '다시 7월'이라는 제목의 시를 낭송했고, 세종민예총에서 추모퍼포먼스 '추억'을 공연했다. 추모퍼포먼스는 소리에 서동율, 고수에 김영덕, 아쟁에 조성환, 춤은 오수진씨가 맡았다.

세종민예총 조성환 회장은 "2023년에는 추모문화제를 저녁 시간 또는 주말에 진행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제8회 세종시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는 세종민예총이 주최했고, 세종유족회, 세종민주평화연대, 민주노총세종지부, 세종여성회가 함께 주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제8회 세종시 보도연맹희생자 위령제, #한문수 유족회장, #은고개, #세종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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